13일 각 사 공시 자료에 따르면 SK텔레콤(017670)의 상반기 무선 마케팅비는 1조48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 늘었다. KT(030200)의 판매촉진비 및 판매수수료는 1조3762억원으로 7.4% 증가했다. LG유플러스(032640)의 마케팅비는 1조1863억원으로 8.3% 늘어 3사 중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마케팅비가 늘어난 배경에는 보안 사고와 지원금 경쟁이 있다. 지난해 4월 유심 정보 유출 사고를 겪은 SKT는 7월 해지 위약금을 면제했다. KT도 무단 소액결제 사고 이후 지난해 12월 31일부터 올해 1월 13일까지 위약금을 면제했다. 지난해 7월 단통법 폐지로 지원금 상한까지 사라지면서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KT 위약금 면제 기간에만 약 31만3000명이 KT를 떠났고, 이 중 64%(약 20만명)가 SKT로, 22%(약 7만명)가 LG유플러스로 옮겼다.
최근 1년(2025년 7월~2026년 7월) 가입자 변동(자료=각 사, 사진=챗GPT, 회사마다 집계 범위와 비용 항목이 달라 금액을 직접 비교하기는 어려움)
하지만 늘어난 비용이 시장 전체의 가입자 증가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평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계에 따르면 통신 3사의 휴대폰 회선 합계는 지난해 7월 4722만6506개에서 올해 7월 4709만226개로 1년 새 13만6280개 줄었다. SKT(15만2000개, 0.7%)과 LG유플러스(2만6000개, 0.2%)는 늘었지만, 위약금 면제를 시행했던 KT는 31만4000개(2.3%) 감소했다.
마케팅비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LG유플러스도 휴대폰 가입자는 거의 늘지 않았다. LG유플러스가 발표한 6월 말 이동통신(MNO) 가입자는 2244만2000회선으로 1년 새 7.2% 늘었다. 하지만 증가분의 90%는 한국전력 지능형 전력계량시스템(AMI) 등 사물인터넷(IoT) 회선이었다.
반사이익은 알뜰폰이 챙겼다. 알뜰폰 휴대폰 회선은 같은 기간 약 1020만개에서 1050만개로 29만8000개(2.9%) 늘었다. 3사가 서로 고객을 뺏는 사이 저렴한 요금을 찾는 소비자는 알뜰폰으로 빠져나간 셈이다.
비용 부담이 쉽게 줄지 않는 데는 회계 구조도 영향을 미친다. 휴대폰 가입은 통상 2년 약정이다. 그래서 통신사는 대리점에 준 판매수수료를 한꺼번에 비용으로 처리하지 않고, 약정 기간에 걸쳐 나눠 반영한다. 지난해 해킹 사태 당시 가입자를 끌어오느라 쓴 비용이 올해 실적에도 계속 잡히는 구조다.
◇가입자평균매출(ARPU) 정체 장기화…6G보다 AIDC에 ‘실탄’
가입자당평균매출(ARPU)도 뒷걸음질했다. LG유플러스의 2분기 무선 ARPU는 3만5489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6%, KT는 3만4412원으로 2.3% 낮아졌다. SKT는 2만9098원으로 같은 기간 소폭 증가했다.
ARPU 정체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통신 3사가 올해부터 차례로 내놓은 5G·LTE 통합요금제 때문이다. 통합요금제는 저가 구간에도 데이터 소진 후 속도제한(QoS)을 적용하는 등 저가 요금제 혜택을 강화한 만큼 고가 요금제 이용자가 하위 요금제로 옮겨갈 유인이 커졌다.
통신사 한 관계자는 “통합요금제 콘셉트가 저가 요금제 혜택을 강화하는 쪽이다 보니 3사 공통으로 ARPU가 내려갈 수 있다”며 “다만 갤럭시 폴더블폰과 아이폰 폴더블폰이 잘팔린다면 단기적으로 고가요금제를 쓰는 신규 고객이 늘어날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본업에서 성장 동력을 찾기 어려워지자 통신사들은 AI데이터센터(AIDC)로 눈을 돌리고 있다. KT는 2030년까지 AIDC 용량을 1GW(기가와트)로 늘리고, 누적 6조원을 투자해 AIDC·해저케이블 매출을 4조8000억원까지 키우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SKT은 AIDC 전문 법인인 ‘SK 하이퍼’를 중심으로 2030년까지 5GW(기가와트) 규모를 확보한다는 목표다. LG유플러스도 현재 165MW인 데이터센터 용량을 2030년 400MW로 늘릴 계획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6G 등 미래 네트워크 투자도 물론 중요하지만, 업계 전반적으로 AIDC 등 신사업에 상당한 투자가 집중될 것”이라며 “특히 AIDC는 대규모 인프라를 조성해야 해서 투자 비용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