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호황의 역설…저가폰 2.3억대 줄고 프리미엄폰 뜬다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13일, PM 02:59

서울 삼성동 코엑스 갤럭시 Z 폴드8 옥외 광고. (사진=삼성전자)
서울 삼성동 코엑스 갤럭시 Z 폴드8 옥외 광고. (사진=삼성전자)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메모리 가격 급등이 반도체 기업에는 ‘슈퍼사이클’을 만들고 있지만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저가 제품을 밀어내는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메모리 원가 상승을 감당하기 어려운 200달러(약 28만원) 미만 스마트폰 출하량이 2030년까지 2억3000만대 이상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13일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5년부터 2030년까지 200달러 미만 스마트폰 출하량은 2억3000만대가 감소해 약 40%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저가 스마트폰일수록 전체 원가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고, 가격 인상 여력은 제한적인 것이 배경이다. 메모리 가격 상승분을 소비자 가격에 충분히 전가하기 어려워 제조사가 수익성을 유지하기 힘들어지는 구조다.

반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은 같은 기간 연평균 7%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고가 제품은 메모리 원가가 오르더라도 전체 판매가격에서 차지하는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고, 가격 조정 여력도 크기 때문이다.

카운터포인트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전체 출하량이 2030년 약 12억대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시장 구성이 지금과 크게 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체 시장이 회복되더라도 보급형 제품 비중은 줄고 프리미엄 중심으로 무게추가 이동한다는 의미다.

메모리 가격 상승은 삼성전자에는 복합적인 영향을 미친다. 삼성전자는 지난 8일 발표한 3분기 잠정실적에서 매출 195조원, 영업이익 107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6.6%, 782.5% 증가한 수치로, 메모리 가격 상승이 실적 개선의 핵심 동력으로 꼽혔다.

하지만 같은 가격 상승이 스마트폰 사업에는 원가 부담으로 돌아온다. 메모리 사업에서는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을 거두는 반면, 모바일 사업에서는 특히 보급형 제품의 수익성이 압박받는 구조다.

SK하이닉스는 스마트폰 완제품 사업을 하지 않는 만큼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내부 상쇄 효과가 상대적으로 적다.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이어질수록 양사의 사업구조 차이가 수익성에 다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스마트폰 제조사 입장에서는 보급형 라인업을 줄이거나 메모리 탑재 용량과 제품 구성을 조정하는 대응도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반도체 기업의 실적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프리미엄화’를 가속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양 왕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수석 애널리스트는 “스마트폰 시장은 출하량 기준으로 회복하겠지만 저가형 시장은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며 “기회는 더 높은 사양의 주류 제품과 프리미엄 제품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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