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먼 게린 지멘스 CTO가 에이전틱 엔터프라이즈 커넥트(AEC) 2026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지멘스)
지멘스 디지털 인더스트리 소프트웨어는 13일 서울 강남구 조선 팰리스에서 열린 ‘에이전틱 엔터프라이즈 커넥트 2026’에서 새로운 엔터프라이즈 에이전틱 시스템 ‘인텔리전스 센터 X(Intelligence Center X)’를 공개했다.
사이먼 게린 지멘스 CTO는 이날 올해 글로벌 AI 투자 규모가 2조5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지만 실질적인 수익 향상을 경험한 기업은 6%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기업 AI 파일럿 프로젝트의 74%는 실제 상용화 단계에 도달하지 못하고 폐기되고 있다는 게 지멘스의 분석이다.
선도기업과 일반기업 간 AI 생산성 격차도 올해 1월 2.6배에서 6월 8.3배로 확대됐다. 게린 CTO는 “65%에 달하는 직장인들이 AI 도구가 개인의 업무를 돕는다고 답하지만 이것이 조직 전체의 성과 변화로 이어졌다는 응답은 12%에 그쳤다”며 “53%에 달하는 비용과 노력이 실제 손익계산서에 도달하지 못하고 중간에 누수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AI 모델 아닌 업무 시스템과의 단절”
지멘스는 AI 파일럿이 상용화로 이어지지 못하는 원인으로 컨텍스트와 인텔리전스, 액션, 오케스트레이션, 거버넌스 등 ‘5가지 간극’을 꼽았다.
기업 고유의 데이터와 규칙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는 ‘컨텍스트 부재’, 외부에 덧붙인 AI로 인해 정책과 버전 관리가 어려운 ‘일회성 인텔리전스’, AI가 답을 찾아도 사람이 다른 시스템에 다시 입력해야 하는 ‘단절된 액션’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개별 AI가 전체 업무 프로세스와 연결되지 않는 오케스트레이션 문제와 의사결정 과정을 추적하기 어려운 거버넌스 부재도 상용화를 막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인텔리전스 센터 X는 이 같은 단절을 하나의 시스템 안에서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기업 데이터를 외부 데이터레이크로 옮기지 않고 기존 보안 경계 안에서 데이터가 있는 위치에서 직접 읽고 활용하도록 설계됐다.
지멘스 사이먼 게린 CTO(좌)와 톰 데 그루트 디렉터가 에이전틱 엔터프라이즈 커넥트(AEC) 2026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지멘스)
AI 스튜디오는 목표 설정부터 계획, 시스템 호출, 검증, 실행까지 에이전트의 업무 과정을 관리한다. 호스티드 LLM과 프라이빗 LLM, 산업 특화 모델 등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해 특정 모델에 대한 종속성도 줄였다. 멘딕스는 AI 에이전트와 사람이 하나의 워크플로에서 협업하도록 한다. 시스템이 이상을 감지하면 AI가 원인을 분석하고 조치안을 만들고, 담당자가 이를 승인하면 후속 업무가 실제 시스템에 반영된다. 이 과정에서 데이터 출처와 수행 이력도 기록해 거버넌스를 확보한다.
◇HBM 수율 이탈 ‘수일→6분’…韓 제조업 공략
지멘스는 이날 가상의 경기 이천 ‘한빛 메모리 팹 2’에서 HBM 스택 수율 이탈이 발생한 상황을 가정해 인텔리전스 센터 X의 작동 과정도 시연했다.
기존 방식에서는 담당자가 PLM과 MES 등 여러 시스템을 오가며 데이터를 확인하고 재입력해 원인을 찾는 데 수일이 걸리지만, 인텔리전스 센터 X를 활용하면 약 6분 만에 대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수율 이상이 감지되면 AI 스튜디오의 에이전트가 그래프 스튜디오에 연결된 여러 시스템의 데이터를 추적해 원인을 특정한다. 이후 이탈 등급을 분류하고 격리 조치안을 마련해 멘딕스 워크플로로 전달한다. 담당자가 승인하면 MES에 보류 조치가 자동 반영되고 후속 대응이 시작된다.
지멘스는 이 같은 구조가 복잡한 제조 공정을 가진 한국 시장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메모리·HBM을 비롯해 조선, 배터리, 자동차, 디스플레이, 철강 등 6개 산업을 주요 공략 대상으로 제시했다.
톰 데 그루트 지멘스 디렉터는 “한국만큼 어려운 것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만드는 곳은 없다”며 복잡한 제조 공급망과 공정이 밀집한 한국에서 에이전틱AI의 활용 가치가 클 것으로 내다봤다.
지멘스는 AI를 적용할 첫 업무를 선정할 때 실행 빈도와 업무 지연에 따른 비용, 연동해야 할 시스템 수 등을 기준으로 삼을 것을 제안했다. 초기 데이터 연결과 거버넌스 체계를 마련하면 이후 다른 업무로 AI 적용 범위를 빠르게 확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게린 CTO는 “문제는 결코 AI 모델이 아니었으며 컨텍스트의 부재와 단절된 레이어가 근본적인 원인이었다”며 “인텔리전스 센터 X는 에이전트와 사람이 하나의 워크플로 안에서 보안 경계 내에 존재하도록 재설계된 솔루션”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체돼 있던 기업의 AI 파일럿 프로젝트를 실제 프로덕션 단계로 끌어올려 비즈니스 성과로 연결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