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민석 포스코DX 대표 “AI가 80% 일해도 중심은 사람”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13일, PM 05:04

[이데일리 신영빈 기자] “철강·중화학 산업은 이미 자동화율이 80~90% 수준입니다. 나머지 빈틈은 사람이 메우고 있습니다.”

심민석 포스코DX 대표는 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지역 AX 브릿지’에서 이같이 밝히며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제조현장과 사무업무 혁신 전략을 소개했다.

심민석 포스코DX 대표가 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지역 AX 브릿지’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제조현장과 사무업무 혁신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신영빈 기자)
심민석 포스코DX 대표가 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지역 AX 브릿지’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제조현장과 사무업무 혁신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신영빈 기자)
심 대표는 AI 기술 자체보다 실제 산업현장에서 창출하는 가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AI는 동료로서 받아들이고 그 중심에 사람이 있다는 것”이라며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어떤 가치를 제공할 것이냐, 누가 그 가치를 필요로 하느냐, 어떻게 지속 가능하게 할 것이냐는 질문을 가졌다”며 “고객이 원하는 AI의 가치에 초점을 맞춰 피지컬AI와 AI 워크포스에 집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모든 설비가 로봇”…AI가 공장 운전하는 시대

포스코DX는 제조현장에서 사람이 운전하던 설비를 AI가 직접 제어하는 ‘AI 오퍼레이터’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설비를 유지하면서 운전 방식에 AI를 적용해 공장 운영의 자율성을 높이는 전략이다.

심 대표는 “피지컬AI가 휴머노이드는 아니다”라며 “모든 설비들은 일종의 로봇이다. 거기에 자율제어를 붙이는 방법론이 피지컬AI”라고 말했다.

기존 공장 자동화 시스템은 정해진 규칙에 따라 움직이는 만큼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 상당 부분 자동화가 이뤄진 철강·중화학 산업에서도 돌발 상황에는 여전히 사람의 판단이 필요한 이유다.

포스코DX는 이러한 빈틈을 AI로 메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심 대표는 “그동안 자동화 시스템과 현실 세계 사이의 간극을 사람이 메우고 있었다”며 “감시 작업에 사람 대신 AI를 넣을 수는 없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실제 원료 하역설비에서는 전체 작업시간의 약 80%를 무인화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소개했다. 나머지 20%는 사람이 감시하거나 일부 조작하는 방식으로 작업자 한 명이 2~3대의 설비를 관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AI의 목표 성능도 사람의 최고 숙련 수준이 아닌 평균적인 운전 능력으로 설정했다. 심 대표는 “사람보다 뛰어나지는 않는다”며 “다만 사람보다 더 많은 환경을 동시에 인식할 수 있다는 점은 확실히 좋다”고 설명했다.

피지컬AI 도입을 서두르기 전에 기초 자동화 환경부터 갖춰야 한다는 지적도 내놨다. 심 대표는 발표 후 기자와 만나 “실제 현장은 아직 기반이 안 돼 있는 경우도 많다”며 “한 단계를 뛰어넘는 것이 기회가 될 수도 있지만 현장은 차근차근 다져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직원과 함께 일하는 사무실…“사람의 판단 더 중요해져”

포스코DX는 사무업무에서도 사람과 AI가 함께 일하는 ‘AI 워크포스’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기존 전사적자원관리(ERP)와 그룹웨어 등 업무시스템은 유지하면서 반복적인 업무와 데이터 분석 등을 AI 에이전트에 맡기는 방식이다.

회계 분야에서는 AI 에이전트가 채권 데이터를 조회·검증하고 정산보고서를 작성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채권 정산 업무시간을 약 80% 단축했다. 임원회의에서도 AI 에이전트가 회의 종료시간을 안내하고 회의록과 후속 업무 목록을 작성하고 있다.

심 대표는 자신의 약 2년간 회의 발언과 회의록을 학습시킨 개인 AI 에이전트도 소개했다. 그는 “언젠가 나는 휴가를 갈 테니 내 AI 에이전트하고 회의를 하라고 이야기하고 있다”며 “특정한 사항에 대해서만 보고받는 날도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AI 도입에 따른 직무 전환도 진행 중이다. 심 대표는 “재무 관련 인원의 10%를 직무 전환하는 게 목표”라며 “스스로 직무 전환을 선택한 분들은 AI 교육을 받고 재무와 AI를 결합한 컨설턴트 역할을 시작하고 있다”고 밝혔다.

AI가 기존 업무를 맡더라도 사람의 역할은 계속 중요하다는 것이 심 대표의 설명이다. AI 에이전트가 수행할 수 있도록 업무를 세분화하고 중간마다 사람이 결과를 검토하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는 “사람의 역할이 결코 줄어들지는 않는다”며 “오히려 어떤 면에서는 더 중요해지고 의사판단을 명확하게 해야 하는 일들이 많아진다”고 말했다.

포스코DX는 그룹 내부에서 AI 기술을 먼저 적용하고 검증한 뒤 외부 제조현장으로 확산하는 ‘커스터머 제로’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심 대표는 “실패하더라도 내부에서 해보자”며 “좋은 솔루션이 나오고 검증이 되면 지역사회로 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 대표는 “피지컬AI는 종착점이 아니라 현실과 기존 시스템 사이의 간극을 메울 수 있는 훌륭한 도구”라며 “AI는 사람과 협업하는 모습으로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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