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걸리던 업무 10분에"…카카오, AI 엔지니어 현장 보낸 이유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14일, PM 03:16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카카오(035720) 선물하기에서 활동을 멈춘 판매자 한 곳의 계약을 종료하려면 담당자가 여러 시스템에서 데이터를 모으고 계약 종료 여부를 판단한 뒤 내용증명까지 발송해야 했다. 구글 스프레드시트와 문서, 별도 윈도우 PC를 오가며 처리하다 보니 판매자 한 곳당 약 1시간이 걸렸다.

카카오는 이 과정을 인공지능(AI)과 자동화 기술로 재설계해 1건당 처리시간을 1시간에서 10분으로 줄였다. 완전 자동화가 아니라 사람이 필요한 단계에서 승인하는 ‘세미 오토파일럿’ 방식이다.

김정한 카카오 FDE 조직 담당자가 14일 ‘이프카카오(if(kakao)26)’에서 '우리는 왜 엔지니어를 현장으로 보냈나: 카카오 FDE 조직 이야기'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사진=이프카카오 갈무리)
김정한 카카오 FDE 조직 담당자가 14일 ‘이프카카오(if(kakao)26)’에서 '우리는 왜 엔지니어를 현장으로 보냈나: 카카오 FDE 조직 이야기'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사진=이프카카오 갈무리)
카카오는 14일 ‘이프카카오(if(kakao)26)’에서 이런 사례를 공개하며 사내 AI 전환(AX)을 위해 신설한 FDE 조직의 역할을 소개했다. FDE는 중앙에서 범용 AI 도구를 만드는 조직이 아니라 현업에 직접 들어가 업무 병목을 찾고 데이터와 프로세스, 실행 방식을 함께 바꾸는 조직이다.

김정한 카카오 담당자는 “개인의 생산성의 합이 조직의 생산성의 합과 항상 일치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AI 도구를 도입하면 문서 작성이나 검색 등 개인 업무는 빨라져도 사람과 사람, 팀과 팀 사이의 검토·승인·이관 대기시간은 그대로 남는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를 “점은 올라갔지만 점과 점을 잇는 선은 그대로”라고 표현했다.

FDE는 이런 병목을 직접 찾는다. 과제를 고를 때도 △비용·매출·리스크 등 숫자가 실제 움직이는지 △반복 업무와 실수가 많은지 △한 곳을 개선하면 뒤 공정까지 빨라지는지를 본다. 목표도 기능 개발이 아니라 문제 해결이며, 기획 요청서를 받는 대신 FDE가 직접 현장에서 문제를 정의한다.

대표 사례가 선물하기 판매자 계약 종료 업무다. 기존에는 판매자·상품·주문 데이터가 여러 곳에 흩어져 있고, 계약 종료 판단 기준도 담당자의 경험에 의존했다. 내용증명 발송은 별도 윈도우 PC에서 처리해야 했다.

카카오는 데이터를 한데 모으고 ‘보고→판단하고→실행하는’ 흐름으로 바꿨다. 판단의 약 80%는 통계·추세 분석·임계값·비즈니스 룰로 처리하고, 사람이 꼭 필요한 지점에만 승인을 받도록 했다. API가 없는 우체국 내용증명 발송에는 LLM 기반 컴퓨터 유즈 대신 정형 작업에 적합한 RPA를 적용했다. 김 담당자는 “이 모든 문제에 비싼 모델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카카오의 목표는 개별 업무 자동화를 넘어 이를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FDE가 현장에서 만든 데이터 연결·판단 로직·업무 흐름·AI 에이전트를 묶어 다른 조직에서도 재사용할 수 있는 ‘AI Workspace as a Service(서비스형 AI 업무공간)’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김 담당자는 “FDE를 현장으로 보내는 것은 시작일 뿐”이라며 “진짜 질문은 그 결과가 재사용 가능한 플랫폼으로 남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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