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호 엔라이튼 대표 “태양광 8GW 연결… 전력 유통 시장 승부”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14일, PM 05:56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전국 태양광 발전소 10곳 중 2곳이 하나의 앱에 모여 있다. 태양광 발전소를 짓고 관리하는 데서 나아가 생산된 전기를 기업에 판매하는 에너지 IT 플랫폼 기업 엔라이튼의 이야기다. 이영호 엔라이튼 대표는 지난 14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전국 발전소의 약 23%가 저희 앱을 쓰고 있다”며 “발전소 3만2000곳, 설비용량으로는 8GW(기가와트) 규모”라고 밝혔다.

이영호 엔라이튼 대표가 지난 14일 서울 잠실 사무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엔라이튼)
이영호 엔라이튼 대표가 지난 14일 서울 잠실 사무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엔라이튼)
엔라이튼은 흩어진 태양광 발전소를 소프트웨어로 연결해 하나의 발전소처럼 운영하는 가상발전소(VPP)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 대표는 증권사에서 약 10년간 에너지 인프라 투자 업무를 담당한 뒤 2016년 창업했다. 초기 태양광 금융·건설 사업에서 출발해 현재는 자산관리와 전력거래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사업의 기반은 전력자산 관리 앱 ‘발전왕’이다. 발전사업자는 앱에서 발전량과 수익, 다른 발전소와의 실적 비교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엔라이튼은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해 발전소 관리와 보험, 금융 서비스도 연결한다.

이 대표는 “발전왕이 없을 때는 태양광 발전이 잘되는지 안 되는지 깜깜이였다”며 “지금은 발전이 잘 안 되면 원인을 확인하고 저희에게 관리를 맡긴다”고 설명했다.

최근 힘을 싣는 분야는 기업 간 전력구매계약(PPA)이다.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확보해 기업에 장기 공급하는 방식이다. 대표적으로 네이버(NAVER(035420))는 2022년부터 엔라이튼과 PPA를 체결해 제2사옥 ‘1784’의 연간 전력 사용량 약 15%를 태양광으로 조달하고 있다. 최근에는 SK이터닉스(475150)와도 에너지 재생에너지 사업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 대표는 현재 시장 상황이 수요가 공급 대비 크다며, 기업들이 재생에너지를 찾는 이유도 달라졌다고 했다.

그는 “과거에는 RE100(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하는 캠페인) 이행이 주된 목적이었다면, 최근에는 산업용 전기요금 상승에 따른 비용 절감 수요가 커졌다”며 “산업용 전기는 태양광 전기보다 비싸서, 전기요금이 절감되는 부분이 분명히 있으니까 수요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력거래 사시장은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수익성은 아직 높지 않다. 그러나 엔라이튼은 전기를 직접 사들여 기업에 판매하는 과정에서 쌓인 노하우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향후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고 본다.

국내 태양광 공급 확대를 위한 핵심 전략은 공장 지붕 태양광이다. 엔라이튼이 금융 조달부터 설비 구축·운영까지 맡고 기업은 생산된 전기를 사용하는 구독형 모델이다. 초기 투자비 부담 없이 태양광을 도입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대표는 “국내 산업단지 공장 지붕에 태양광을 다 설치하면 50GW, 사업비로 약 100조원의 잠재력이 있다”며 “한번 설치하면 20~30년 운영되는 인프라 자산”이라고 성장 가능성을 소개했다.

발전왕 앱에서 14일 기준 전국 평균 발전시간을 보여주고 있다. 우측에는 통합 시장가격과 REC, RE100 단가를 보여주고 있다(사진=엔라이튼)
발전왕 앱에서 14일 기준 전국 평균 발전시간을 보여주고 있다. 우측에는 통합 시장가격과 REC, RE100 단가를 보여주고 있다(사진=엔라이튼)
VPP 사업의 경쟁력은 발전량 예측 기술에서 나온다. 태양광은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지지만, 여러 발전소를 묶으면 변동성을 줄이고 예측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이 대표는 “발전소 하나로는 예측이 어렵지만 9km 간격으로 모아놓고 예측하면 훨씬 정확해진다”며 “발전왕에 등록된 발전소 간 평균 거리는 약 8km로, 3만곳의 실시간 데이터가 기술 경쟁력의 원천이자 진입장벽”이라고 했다.

AI 데이터센터는 중장기 공략 대상이다. 24시간 전력이 필요한 데이터센터 특성상 태양광만으로 안정적인 공급을 보장하기는 어렵다. 엔라이튼은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수요반응(DR) 등을 연계해 대응할 계획이다. 다만 국내 AIDC가 현재 값싼 일반용 전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현재는 재생에너지 수요가 적다.

이 대표는 “40MW짜리 데이터센터 하나를 돌리려면 240MW의 태양광이 필요한데 이런 단일 발전소는 거의 없기 때문에 자원을 모으는 일이 먼저”라며 “국내 진출을 희망하는 글로벌 AIDC는 재생에너지 사용이 필수인만큼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엔라이튼은 2027년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연결 매출은 485억원으로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흑자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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