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년 만에 사라지는 '윤초'…지구 자전 빨라지자 시간 체계 바꾼다

IT/과학

뉴스1,

2026년 October 18일, AM 11:37

챗gpt 생성 이미지.

지구 자전 속도에 따라 세계 표준시에 1초를 더하거나 빼도록 한 '윤초'(閏秒) 제도가 폐지된다. 대신 지구 자전 기반 시간과 세계 표준시 사이의 차이를 최대 1시간까지 허용하는 새로운 시간 체계가 도입된다.

이는 최근 지구 자전 속도가 빨라지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세계 표준시에서 1초를 빼야 할 가능성이 커진 데 따른 조치다. 지금껏 적용한 적 없는 '음의 윤초'가 전 세계 컴퓨터와 통신망에 장애를 일으킬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지난 15일(현지 시각) 국제도량형총회(CGPM)는 프랑스 베르사유에서 열린 제28차 회의에서 1972년부터 유지해 온 윤초 제도를 폐지하고, 지구 자전에 따른 시간과 세계 표준시 사이의 허용 오차를 최대 1시간으로 확대하기로 결의했다. 새 기준은 2027년 5월 20일부터 적용된다.

윤초는 원자시계를 기반으로 하는 세계 표준시와 지구 자전을 기준으로 한 시간 사이의 차이를 보정하는 제도다. 원자시계는 일정한 속도로 시간을 측정하지만 지구의 자전 속도는 불규칙하게 변하기 때문에 두 시간의 차이를 조정하기 위해 도입됐다.

지구의 자전 속도는 장기적으로 느려지는 추세를 보여 왔으며, 이에 따라 1972년 이후 세계 표준시에 윤초가 27차례 추가됐다. 1초를 삭제한 사례는 지난 54년간 없었다.

그러나 최근 10년 사이 지구 자전 속도가 빨라지는 현상이 관측되면서 음의 윤초가 필요할 가능성이 커졌다.

CGPM 결의문에 따르면, 지구 자전 전문가들은 2035년까지 음의 윤초가 필요할 확률이 약 30%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문제는 음의 윤초에 대한 대비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금껏 적용된 적 없어 이를 충분히 시험한 소프트웨어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연결된 컴퓨터 시스템의 안정성을 검증하려면 막대한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CGPM은 시간 동기화에 의존하는 산업 분야에서 음의 윤초에 대비하려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며, 그 비용이 '밀레니엄 버그'(Y2K) 대응 비용과 비슷한 수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CGPM은 사물인터넷, 분산형 다중 센서 시스템, 스마트 그리드, 가상 서비스 등이 확산하면서 윤초 적용에 따른 위험도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실제로 1시간의 차이를 보정해야 하는 시점은 수천 년 뒤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구 자전 속도의 미세한 변화가 누적돼 세계 표준시와 지구 자전 기반 시간 사이에 1시간의 차이가 발생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sumin0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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