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성 KT 인재개발담당 상무는 “AI가 만든 결과물 자체보다 왜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 의심하고 질문하며 과정을 파고드는 기본기가 핵심 인재를 가르는 기준이 됐다”고 말했다.
KT(030200)는 기업들의 경력직 선호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올해 약 140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했다. 입문 교육에는 업무용 AI 에이전트를 직접 개발하는 과정도 도입했다. 이 상무를 만나 달라지는 채용 기준과 KT의 인재 육성 전략을 들었다.
KT 인재경영실 이태성 상무. 사진=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이 상무는 채용 과정에서 AI 활용 역량을 확인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코딩 테스트 중심의 평가에서 벗어나 AI를 문제 해결에 활용할 수 있는지, 지원자가 인공지능 전환(AX) 프로젝트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등을 함께 살펴본다는 것이다.
그는 기업 현장의 변화를 과거 엑셀(Excel)이 처음 도입됐을 때와 비교했다. “과거 선배들이 계산기를 두드리며 3일씩 걸리던 작업을 신입사원들이 엑셀로 5분 만에 정확하게 끝냈을 때의 충격이 지금 AI 시대에 재현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작업 속도가 빨라져도 결과의 타당성을 판단하는 일은 사람의 몫이다. 이 상무는 “초·중·고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단순한 AI 활용이나 프롬프트 입력에는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며 “자기소개서에 적은 AX 프로젝트에서 실제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코딩 없이 AI 도구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등을 서류와 면접에서 꼼꼼히 확인한다”고 말했다.
그는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입력값을 바꾸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를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며 “결과를 얻는 데 그치지 않고 과정을 이해하고 검증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멀티 에이전트’ 직접 개발…기업 환경에 맞추는 적응력도 중요
KT는 신입사원 입문 교육에서 평일 기준 5일가량을 AX 교육에 할애한다. 이미지나 동영상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업무에 활용할 에이전트나 여러 에이전트가 협업하는 ‘멀티 에이전트’를 직접 개발해 결과물을 제출하도록 한다.
교육 과정에서는 기업 환경의 제약도 경험한다. 학생 때는 외부 AI 도구를 자유롭게 쓸 수 있지만, 기업에서는 보안 정책에 따라 사내에서 허용한 도구를 이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 상무는 “학생 때는 챗GPT나 제미나이 등 외부 도구를 자유롭게 썼겠지만, 기업에서는 보안 문제로 제한된 도구를 사용해야 한다”며 “KT는 코파일럿을 쓰고 있다.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도 고민을 거듭해 결과물을 업무에 활용하는 적응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장 경험도 중요하다. KT는 신입사원이 현업에 배치된 뒤 최소 6개월에서 1년 동안 선배와 일대일로 연결하는 멘토링 제도를 운영한다.
이 상무는 “기존 시스템 관련 업무나 대면 영업처럼 당장 AI 도구를 활용하기 어려운 직무도 있다”며 “현장에서 선배들과 부딪치며 경험을 쌓고 다양한 상황에서 무엇을 판단해야 하는지 배우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KT 인재경영실 이태성 상무. 사진=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즉시 성과를 낼 수 있는 경력직, 특히 AX 분야 인재를 선호하는 흐름은 KT도 예외가 아니다. 이 상무는 “인력 투자의 우선순위를 정할 때 경력직 AX 인재 쪽으로 자원이 쏠리는 것은 기업들이 공통으로 겪는 딜레마”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KT가 올해 약 140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한 데에는 청년 인재 육성에 대한 책임도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기업은 이윤을 추구해야 하지만, 국가적 과제인 청년 실업 해소와 인재 육성도 외면할 수 없다”며 “KT 구성원들이 국민 기업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 배경에는 기업이 사회에서 맡아야 할 역할에 대한 책임감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들이 사회에 진출해 경험을 쌓고 역량을 키울 기회가 중요하다”며 “기업과 정부가 함께 미래 인재 육성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력 같은 신입’ 키우고 구직 단념 청년 돕고…맞춤형 인재 육성
KT는 실무형 디지털 인재를 키우는 ‘KT 에이블스쿨’과 구직 단념 청년의 사회 진출을 돕는 ‘K-뉴딜(ICT) 아카데미’를 통해 대상별 맞춤형 인재 육성에 나서고 있다.
올해 10기를 맞은 에이블스쿨은 전체 교육 과정의 70% 이상을 실무 프로젝트로 구성했다. 실제 업무에 필요한 협업 능력과 문제 해결 역량을 기르는 데 초점을 맞춰 수료생들이 다른 기업에서도 ‘경력 같은 신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는 게 KT의 설명이다. 대기업 취업률은 50%에 달하고, 우수 수료생은 KT에서 서류 심사가 면제된다.
올해 하반기 도입한 K-뉴딜 아카데미는 구직 활동을 중단한 이른바 ‘쉬었음 청년’의 사회 복귀를 돕는 데 초점을 맞췄다. 고난도 IT 직무 교육보다 직장 예절 등 기본기를 익히고, 기업 탐방 등 다양한 경험을 통해 취업 동기와 자신감을 회복하도록 지원한다.
이 상무는 “에이블스쿨이 청년들의 실무 역량을 끌어올리는 과정이라면, K-뉴딜 아카데미는 위축된 청년들이 사회와 소통하며 자신감을 찾도록 돕는 과정”이라며 “청년들의 다양한 상황에 맞춘 기업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