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운수노조와 LG헬로비전 노조가 LG유플러스의 CJ헬로비전 인수조건 이행감독 부실 공익감사청구를 하고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윤정훈 기자)
노조가 문제 삼은 것은 LG유플러스가 케이블방송 가입자 수 1위 사업자였던 CJ헬로비전을 2019년 인수하면서 약속한 지역성·공익성 유지와 공정경쟁, 이용자 보호, 고용안정 등의 조건이다. 당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통신사의 케이블방송 시장 진출로 지역방송의 공익성과 시청자 권익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고려해 조건부로 인수를 승인했다.
노조가 감사 대상으로 제시한 쟁점은 크게 네 가지다.
첫째는 지역채널과 방송 콘텐츠 투자 약속의 이행 여부다. 노조는 공시자료를 근거로 2020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LG유플러스가 LG헬로비전에 약 600억원을 지급한 반면, LG헬로비전은 영업비용 등으로 약 6000억원을 지출했다고 주장했다. 인수 이후 지역채널과 콘텐츠 투자가 승인 조건의 취지에 맞게 이뤄졌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두 금액의 회계적 성격이 다른 만큼 실제 지역채널·콘텐츠 투자 규모와 승인 조건의 이행 여부는 별도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둘째는 가입자 전환 과정에서의 공정경쟁과 이용자 보호다. 인수 승인 조건에는 LG헬로비전 가입자를 LG유플러스 상품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하는 영업을 금지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노조는 현장에서 각종 프로모션을 통한 가입자 전환 유도가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하며, 실제 영업 행위가 승인 조건을 준수했는지 조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셋째는 고용안정과 협력업체 상생 약속이다. 노조에 따르면 LG헬로비전 직원 수는 2019년 1174명에서 올해 6월 말 933명으로 241명(20.5%) 감소했다. 노조는 자회사 콜센터 상담 노동자에게 임금 상승 없이 임금피크제가 도입됐고, 설치·수리 노동자는 2025년 자회사 50% 전환이라는 개선을 이뤘지만 이후 진전이 멈췄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직원 수 감소 자체만으로 승인 조건 위반을 단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인수 당시 약속한 고용안정과 상생 방안이 실제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정부가 이를 어떤 기준으로 점검했는지를 확인하자는 취지다.
넷째는 정부의 사후 감독이 적절했는지 여부다. 노조는 인수를 승인한 과기정통부와 관련 방송 업무를 넘겨받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가 각자의 권한과 책임에 따라 필요한 점검을 했는지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모기업과 자회사 간 책임 구조가 적절했는지, 통신사의 케이블TV 인수를 합병이 아닌 지분 취득 방식으로 추진하는 것이 적절한 정책인지도 감사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지부장은 “이번 청구는 지역 주민의 시청권, 가입자의 선택권, 방송 현장을 지키는 노동자의 권리를 위한 공익감사 청구”라며 “과기정통부는 당시 승인과 감독에 대해 책임 있게 설명하고, 방미통위는 넘겨받은 업무와 자료를 바탕으로 필요한 점검과 후속 조치를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챗GPT)
정부는 인수 승인 이후 이행 점검을 진행한 바 있다. 다만 그 기간은 법에 정한대로 3인수 후 3년간 진행했다. 2021년 7월 기준 과기정통부의 2020년 상·하반기 점검과 공정위의 2020년·2021년 점검에서는 특이 사항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승인 조건 이행 기간은 변경 승인일부터 3년이고, 이 기간 성실히 이행 여부를 점검했다”고 말했다.
노조의 문제 제기는 케이블TV 업계 전반의 경영난과도 맞닿아 있다. 유료방송 시장에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으로 시청 행태가 바뀌면서 케이블TV 가입자와 수익 기반이 약화하고 있지만, 기존 방송사업자에게 적용되는 규제와 비용 부담은 충분히 달라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 기간 LG헬로비전은 실적 악화를 거듭하면서 희망퇴직을 3차례 진행했고, 본사도 서울 상암에서 고양시 상암으로 이전했다.
또한 최근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13개사는 2026년도 방송통신발전기금(방발기금) 분담금 부과에 반발해 부과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케이블TV 업계에서는 이번 공익감사 청구를 개별 기업의 승인 조건 이행 여부를 넘어, 산업 위기에 대응하는 정부 정책 전반을 점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케이블TV 업계 관계자는 “케이블TV 산업은 가입자 감소와 수익성 악화로 지역채널과 서비스에 투자할 여력마저 줄어드는 상황”이라며 “노조가 인수 당시 약속한 공익성과 고용안정이 실제로 지켜졌는지 문제를 제기한 만큼, 정부는 승인 조건 이행 여부뿐 아니라 방발기금 부담을 비롯한 규제와 지원 체계가 현재의 산업 현실에 맞는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