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성비'(토큰+가성비)를 앞세운 중국산 인공지능(AI) 모델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비용 경쟁력을 고려하면 중국 AI를 외면하기 어렵지만, 활용이 늘어날수록 보안과 기술 종속에 대한 우려도 커질 수밖에 없다.
'토성비' 앞세운 中 AI…점유율 절반 육박
19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AI 업체 딥시크는 자사 경량 AI 모델인 'V4.1 플래시'의 마이너 업그레이드 버전 'v4.1-플래시-1017'을 출시했다. 미국 주요 고성능 AI 모델의 10분의 1 가격으로 해당 모델과 필적한 성능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딥시크는 소프트웨어 코딩 능력을 평가하는 벤치마크인 '딥SWE v1.1'에서 이번 모델이 77점을 기록하며 'GPT-5.6 솔'(73점)과 '클로드 오퍼스5'(74점)를 앞섰다고 밝혔다. GPT-5.6 솔과 오퍼스5는 각각 오픈AI와 앤트로픽의 한 세대 이전 차상위 모델이다.
특히 가격 경쟁력이 눈길을 끈다. 이번 모델의 가격은 입력 데이터 100만 토큰당 최저 0.15달러로, 오픈AI의 GPT-6.1솔(2달러), 앤스로픽 클로드 오퍼스5.5(4달러) 등 미국 주요 고성능 모델의 10분의 1 이하 수준이다.
이처럼 저렴한 비용을 앞세워 딥시크를 비롯한 중국 AI 모델의 활용이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 AI 모델 중개 플랫폼 '오픈라우터'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10월 6~12일) 요청량 기준 기업별 시장 점유율은 중국 딥시크가 24.4%로 1위에 올랐다. 미국 구글(19.7%)과 오픈AI(18.5%)가 각각 2, 3위를 기록했으며, 중국 즈푸AI(12.2%), 알리바바 큐원(5.3%)이 뒤를 이었다. 이어 미국 앤트로픽(4.7%), 중국 샤오미(2.4%), 미국 메타 라마(2.1%), 프랑스 미스트랄 AI(2%), 기타(8.6%) 순으로 집계됐다.
상위 10위권 중 4곳이 중국 업체인 셈이다. 중국 업체의 사용 비중을 합하면 44.3%로 절반에 육박한다.
다만 오픈라우터가 개발자 중심 플랫폼인 만큼 해당 수치를 실제 시장 점유율로 해석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개발자를 중심으로 저렴한 중국 오픈웨이트 모델 활용이 확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서 마이크로소프트는 '2026년 2분기 글로벌 AI 확산 보고서'를 통해 오픈웨이트 모델은 오픈라우터 전체 토큰 사용량의 75%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한 바 있다.
이번 딥시크의 AI 모델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딥시크의 빠른 신제품 출시 속도는 중국 오픈웨이트(가중치 공개) 모델과 미국 업체 모델 간 경쟁이 심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미국 기업의 폐쇄형 AI 모델은 성능이 뛰어나지만 비용이 훨씬 비싸다"고 평가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2025.12.30 © 뉴스1 구윤성 기자
전문가 "기업 입장서 中 AI 사용 불가피"…독파모, 대안 될까
전문가들은 중국 AI 모델이 뛰어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만큼 국내 기업들도 이를 외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재성 중앙대 AI 학과 교수는 "같은 작업을 한다고 치면 경량 모델을 쓰는 게 회사 입장에서 비용 면에서 무조건 유리하다"며 "우리나라에 중국 모델에 대한 대안이 지금 명확하게 없다. 산업으로 치면 국내 생산 공급망을 중국이 다 차지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중국 의존도가 높아지고, 어느 순간 중국이 개방형 AI 모델을 닫아버리면 주권적인 측면에서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최근 AI 속도 조절론이 나오고 있지만, 중국의 개방형 모델 전략으로 인해 AI 개발 속도를 늦추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병호 고려대 AI 연구원 교수도 "기업 입장에서 AI 활용에 있어 가장 결정적인 게 가성비"라며 "백도어 우려가 있지만, 그동안 중국 오픈웨이트 모델에 대한 대안이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최 교수는 최근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프로젝트 성과로 국산 AI 모델이 대안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열렸다고 평가했다.
최 교수는 "최근에는 보안 우려가 있는 (분야의) 경우 국내 모델을 하이브리드 형태로 섞어 쓰는 경우도 늘고 있다"며 "그나마 이번에 독파모가 희망을 줬다"고 밝혔다.
정부도 중국 오픈웨이트 모델에 대응해 독파모를 시장에서 선택받는 AI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 6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독파모 3차 평가 때 독파모는 글로벌에서 쓰고 있는 오픈웨이트 모델 수준에 근접한 모델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고, 2차 평가 결과물도 공공에서 본격적으로 확산해 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Ktiger@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