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구조로 다른 결과 기대 어려워"…카카오가 밝힌 '분할' 이유[일문일답]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20일, PM 05:19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기존 구조에서도 AI 사업을 강화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같은 구조를 유지하면서 과거와 다른 결과를 기대하기보다 질적으로 다른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김도영 카카오X 대표 내정자는 20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소액주주 간담회에서 “왜 굳이 회사를 둘로 나눠야 하느냐”는 주주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김 내정자는 현재 카카오(035720)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AI·광고·커머스 사업을 키우는 동시에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카카오모빌리티 등 자회사를 관리하는 두 역할을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전환기에 하나의 경영진이 두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기보다 회사를 나눠 각 사업의 전문성과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는 편이 낫다는 판단이다.

이날 현장에는 소액주주 약 50명이 참석했다. 주주들은 분할 발표 이후 주가 하락은 물론 과거 문어발 확장과 ‘쪼개기 상장’, 계열사 경영진의 주식 매도 논란 등을 거론하며 인적분할의 실익을 따져 물었다. 김 내정자와 신종환 최고재무책임자(CFO), 전현수 비즈니스 성과리더가 약 1시간30분 동안 질문에 답했다.

카카오가 20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컨퍼런스센터에서 ‘제2차 소액주주 간담회’를 개최한 가운데 신종환(왼쪽부터) 최고재무책임자(CFO), 김도영 카카오X 대표 내정자, 전현수 비즈니스 성과리더가 소액주주들의 질의에 응답하고 있다.(사진=카카오)
카카오가 20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컨퍼런스센터에서 ‘제2차 소액주주 간담회’를 개최한 가운데 신종환(왼쪽부터) 최고재무책임자(CFO), 김도영 카카오X 대표 내정자, 전현수 비즈니스 성과리더가 소액주주들의 질의에 응답하고 있다.(사진=카카오)
다음은 주요 질의응답이다.

-기존 카카오에서도 AI 사업을 강화할 수 있는데 왜 굳이 둘로 나누나.

△김도영=현재 카카오는 카카오톡 기반 AI·광고·커머스 사업과 뱅크·페이·모빌리티 등 자회사 관리·육성을 동시에 맡고 있다. AI 전환기에 하나의 경영진이 두 역할을 모두 수행하는 것은 효율적이지 않다고 봤다. 사업 전문성, 의사결정 속도, 자본배분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결정이다. 기존 구조에서도 AI 강화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다른 결과를 내려면 질적으로 다른 변화가 필요하다고 이사회가 판단했다.

-카카오X와 카카오AI 분할비율 64대36은 확정됐나. AI 가치가 너무 낮게 잡힌 것 아닌가.

△김도영=현재 분할계획서에는 64대36으로 기재돼 있으며 발표 이후 변동사항을 반영해 최종 확정한다. 다만 분할비율은 기업가치 비율이 아니라 순자산 기준으로 주식 수를 나누는 비율이다. 재상장 때 시초가는 기준가격의 50~200% 범위에서 결정되고 이후 가격제한폭이 적용된다. 실제 양사 가치는 재상장 이후 시장에서 다시 평가받는다.

-분할 발표 뒤 주가가 떨어졌다. 주주에게 돌아오는 실익은 무엇인가.

△김도영=양사가 각자 성장에 집중해 성과를 높이고, 카카오X는 그동안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던 비상장 자회사들의 실적과 성장계획을 시장에 적극적으로 알릴 수 있다. 자회사에 적용되는 가치 할인율을 낮추는 것도 주주가치를 높이는 방법이라고 본다.

-카카오AI 재상장 심사는 어디까지 왔나. 주총에서 부결되면 다시 추진하나.

△김도영=거래소에 분할계획서와 관련 자료를 제출하고 추가 질의에 대응하고 있다. 거래소는 카카오AI 사업계획의 구체성 등을 질의했고 직접 회사를 찾아 담당자 설명도 들었다. 절차는 원만하게 진행 중이다. 금감원 절차는 아직 시작하지 않았다. 주총에서 부결될 경우 재추진 여부는 당시 상황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

-주가와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데 왜 지금인가. 철회할 가능성은.

△김도영=특정 주가를 보고 정한 시점은 아니다. 구조개편을 더 미루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최종 결정은 임시주총에서 주주들이 내린다. 그때까지 분할 필요성을 계속 설명하겠다.

-김범수 창업자가 분할 이후 지분을 블록딜할 가능성이 있나.

△신종환=현재 그런 계획은 전혀 없다. 블록딜이 있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카카오X가 결국 뱅크·페이·엔터 등 자회사 지분을 매각하는 회사가 되는 것 아닌가.

△김도영=자회사 매각을 염두에 둔 분할이 아니다. 관련 내용은 논의하거나 검토한 바 없다.

-그렇다면 카카오모빌리티 ADR이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FI 엑시트 문제는.

△김도영=모빌리티와 엔터에는 과거 FI 투자계약에 따른 투자자의 권리와 회사의 의무가 있다. ADR 건에서도 카카오 이사회는 모회사 주주의 이해와 주주가치를 보호하는 관점에서 의견을 냈다. 앞으로도 계약과 법·제도를 준수하면서 모회사 주주가치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판단하겠다.

-분할 후 주가가 회복되지 않으면 경영진은 어떤 책임을 지나.

△김도영=양사 특성에 맞는 KPI와 평가·보상체계를 마련하겠다. 카카오X는 투자 성과와 기업가치 할인율 축소 등도 평가기준으로 검토한다. 주가와 주주가치가 경영진 평가와 인센티브에 반영되는 구조를 새 이사회와 협의하겠다.

-주주환원책은.

△김도영=카카오AI는 별도 조정 잉여현금흐름(FCF)의 20~35%를 환원하고 성장률에 따라 최대 40%까지 높인다. 카카오X는 자회사 배당금의 30%, 투자자산 매각차익의 30%를 환원한다. 두나무 지분 매각 이익을 활용한 3년간 3000억원 자사주 매입·소각도 추진한다.

-스톡옵션에 따른 추가상장이 계속되는데 지분 희석 우려는.

△김도영=현재 추가상장은 기존 스톡옵션 행사에 따른 것으로 희석을 우려할 정도의 규모는 아니라고 본다. 분할 이후 스톡옵션을 연계하는 방식은 다른 방안도 검토하겠다.

◇카카오AI, 돈은 어떻게 벌고 투자하나

-카카오AI가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기존 주주 지분을 희석시키는 것 아닌가.

△신종환=제3자배정 유상증자는 고민한 적도 없고 현재 고려하지도 않는다. GPU·인프라 투자비를 감안해도 자체 현금창출력으로 필요한 투자를 감당할 수 있다고 본다.

-카카오AI가 부채 약 3조원을 승계하는 이유는.

△신종환=약 2조원은 커머스 고객 선불금 등 사업과 연결된 영업부채다. 나머지도 직원 퇴직급여 등 사업 운영 관련 부채가 대부분이다. 이자를 부담하는 차입금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2030년 매출 6조원 목표가 지나치게 낙관적인 것 아닌가.

△전현수=구성은 광고 약 3조원, 커머스 약 2조원, AI 사업 약 1조원이다. 시장 규모와 점유율, 이용자 방문과 구매액 등을 바탕으로 시뮬레이션했다. 도전적인 목표지만 숫자를 먼저 정해놓은 것은 아니다.

-AI가 기존 광고·커머스를 오히려 잠식하지 않겠나.

△전현수=대체보다 성장 기회가 크다고 본다. AI가 상품 탐색과 가격·리뷰 비교부터 구매까지 연결하면 전환율을 높일 수 있다. 자체 상품뿐 아니라 외부 쇼핑몰, 예약·항공·호텔까지 연결해 거래수수료라는 신규 매출원도 만들 수 있다.

-카카오멤버십 반응이 크지 않다는 평가가 있다.

△전현수=출시 3주 만에 성공·실패를 판단하기 어렵다. 폭발적인 반응이 아직 없는 것은 사실이다. 멤버십 자체 수익보다 광고 제휴와 포인트를 커머스 거래로 연결하는 광고·커머스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카카오톡이 빠진 카카오X가 오히려 더 큰 할인을 받는 것 아닌가.

△김도영=카카오X는 단순 지분 보유회사가 아니다. 금융·모빌리티·콘텐츠가 성장축이다. 뱅크·페이·증권·보험과 가상자산, 모빌리티의 자율주행·로보틱스, 서울아레나와 SM·카카오엔터를 활용한 라이브·팬덤 사업 등을 키울 계획이다. 자회사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개해 할인율을 낮추겠다.

-과거 문어발 확장과 쪼개기 상장, 계열사 임원 주식매도로 시장 신뢰를 잃었다는 지적이 있다.

△김도영=과거 부정적 이슈에 대해 경영진 모두 깊이 공감하고 반성하고 있다. 최근 1~2년간 계열사 수를 줄이고 질적 성장에 집중해왔다. 임원 주식매도와 관련해서도 시장 설명과 공시를 강화하는 내부 절차를 마련했다.

-매출은 정체됐는데 비용을 줄여 이익만 좋아 보이는 것 아닌가.

△김도영=시장 기대만큼 성장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일부 구조조정과 인프라 비용 효율화를 진행한 것도 사실이다. 결국 시장의 요구는 이익 개선을 넘어 성장률도 높이라는 것이라고 본다. 분할을 통해 양사의 성장 속도를 높이겠다.

-인적분할 정보가 발표 전에 외부로 유출된 것 아닌가.

△김도영=발표 전 사실과 다른 보도나 자회사 매각설 등이 나온 것은 사실이다. 다만 회사가 파악하기로는 비공개 정보가 외부로 유출된 것은 아니다. 최종 의사결정은 이사회에서 이뤄졌다.

-분할 이후 시장과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

△김도영=자회사 성장전략을 설명하는 그룹 공동 IR을 최소 연 1회 이상 열고 다음 달에도 해외 주요 투자자를 만날 예정이다. 카카오AI 역시 실제 서비스를 보여주고, 투자자들이 성과를 평가할 수 있도록 AI 매출을 별도로 구분해 공개하고 애널리스트에게 설명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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