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UCube DAX팀 소속 배주혁 기술책임이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LG유플러스 제공)
평일에는 클라우드 엔지니어로, 주말에는 국제기능올림픽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활동하며 한국의 2회 연속 은메달을 이끈 직장인이 있다. LG유플러스(032640) UCube DAX팀 소속 배주혁 기술책임이다.
클라우드컴퓨팅 업계에서 10년 넘게 경력을 쌓은 배 책임은 2022년부터 국가대표팀을 지도하며 2024년 프랑스 리옹 대회와 올해 중국 상하이 대회에서 연이어 은메달을 따는 데 기여했다. 두 차례 은메달 획득이라는 성과 뒤에는 평일 회사 업무와 주말 국가대표팀 훈련을 병행한 다년간의 노력이 있었다.
"금요일 퇴근 후 저녁 8~9시부터 다음 날 새벽 5~6시까지 훈련 문제를 만들었어요. 토요일에는 선수를 지도하고 일요일에는 다음 주 훈련을 준비했죠."
20일 오전 서울 용산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 책임은 올해 상하이 대회를 준비하던 지난여름을 이같이 회상했다.
대회를 3~4개월 앞두고는 매주 금요일 밤을 새워 훈련 과제를 만들었다. 토요일에는 해외 국가대표팀과 친선전을 치르거나 실전 훈련을 진행했고, 일요일에는 훈련 결과를 분석했다. 주말 내내 선수들을 지도한 뒤 월요일이면 다시 회사로 출근하는 생활을 반복했다.
배 책임이 지도하는 클라우드컴퓨팅은 2년마다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기술 경연대회인 국제기능올림픽의 정식 종목이다. 그는 2022년 첫 대회를 시작으로 2024년 리옹, 올해 상하이 대회까지 세 차례 국제대회에 국제지도위원으로 참가했다.
첫 대회 시행착오 딛고 2회 연속 은메달
배 책임이 국가대표팀 지도에 나선 계기는지인의 부탁으로 국제기능올림픽을 준비하던 선수에게 기술적인 조언을 해준 것이었다. 이후 공식 선발 절차를 거쳐 2022년부터 국제지도위원으로 활동했다.
처음에는 선수보다 더 많은 기술을 알고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선수들이 기술을 알고도 실제 경기장에서 실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지도 방식을 바꾸게 됐다.
배 책임은 "당시에는 제가 선수처럼 가장 많은 기술을 알고 그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대회가 끝나고 보니 감독이 해야 할 역할은 따로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후 실제 대회와 유사한 환경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훈련을 강화했다. 중국 대표팀과 약 10차례 친선전을 치렀고 일본, 헝가리 등 다른 국가 대표팀과도 교류하며 다양한 문제 유형에 대비했다.
선수의 심리 관리에도 신경을 썼다. 훈련량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선수의 피로도와 심리 상태를 살피며 실전에서 긴장감을 줄일 수 있도록 지도했다.
이 같은 변화는 2024년과 2026년 대회에서 2회 연속 은메달이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다만 중국 대표팀과의 기술 구현 속도 차이는 과제로 남았다. 배 책임에 따르면 올해 상하이 대회에서 중국 선수는 6시간 30분이 주어진 과제의 핵심 기능을 약 3시간 만에 구현했다.
그는 "중국 선수들은 화면이 바뀌기도 전에 다음에 눌러야 할 버튼으로 마우스가 이동할 정도로 속도에 대한 훈련이 돼 있었다"며 "이번 대회를 통해 기술적 역량뿐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속도도 중요하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배 책임은 중국 선수와의 기술 구현 속도 차이를 향후 훈련에서 보완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다음 대회에서는 선수들이 제한된 시간 안에 더 빠르고 정확하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훈련을 강화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 UCube DAX팀 소속 배주혁 기술책임이 훈련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LG유플러스 제공)
현업 기술은 국가대표 훈련에, 국제대회 경험은 회사에
배 책임은 회사 업무와 국가대표팀 지도 활동이 서로 시너지를 낸다고 강조했다.
현업에서 경험한 최신 클라우드 기술과 AI 서비스 운영 방식, 실제 시스템을 구축하며 마주한 기술적 과제는 선수들의 훈련에 활용한다. 반대로 국제대회에서 접한 해외 기술 동향과 다른 국가 엔지니어들의 문제 해결 방식은 회사 업무에 접목한다.
국제대회에서 파악한 해외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 동향은 사내 기술 공유 세션과 블로그 등을 통해 동료들에게 전달한다. 2024년 리옹 대회 이후에는 클라우드 시스템을 성능과 비용, 운영 효율성 등의 기준으로 평가하는 방법을 공유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도 배 책임의 국가대표 지도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올해 상하이 대회 참가 당시에는 약 2주간의 휴가를 지원했다. 국제대회 경험이 사내 기술 역량을 높이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는 취지다.
다음 목표는 금메달이다. 2028년 일본 아이치에서 열리는 차기 국제기능올림픽에 다시 참가할 수 있을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정상에 오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연임하게 된다면 다음 대회에서는 꼭 금메달을 따고 싶다"며 "이번 대회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돌아보고 무엇을 더 준비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지니어로서의 꿈도 이어가고 있다. 배 책임은 "초등학교 졸업앨범에도 장래 희망을 프로그래머라고 적었을 만큼 어릴 때부터 컴퓨터를 좋아했다"며 "60세가 돼서도 관리자가 아닌 현역 엔지니어로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smk5031@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