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카톡·네이버 기록도 기억해줄까?"…똑똑해진 애플 '시리 AI'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21일, PM 01:24

시리AI. (사진=한광범 기자)
시리AI. (사진=한광범 기자)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애플의 차세대 인공지능(AI) 음성비서 ‘시리 AI(Siri AI)’가 오는 26일부터 한국어 지원을 시작한다. 이용자의 과거 메시지와 이메일, 현재 보고 있는 화면을 이해하고 여러 앱에서 작업까지 수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국내 이용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네이버와 카카오톡 등 주요 앱과의 연동도 추진돼, 상대적으로 AI 경쟁에 늦게 뛰어든 애플이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

21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시리 AI의 한국어 기능은 오는 26일부터 베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제공될 예정이다. 업데이트 배포 일정에 따라 실제 이용 가능 시점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시리 AI는 기존 음성비서 시리를 애플 인텔리전스 기반의 대화형 AI로 개편한 서비스다. 기존 시리도 메시지 전송과 앱 실행 등의 기능을 지원했지만, 새 시리 AI는 이용자의 개인적인 맥락과 현재 화면을 이해해 여러 작업을 연속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과거 친구들과 여행에서 먹었던 음식의 레시피를 찾아달라고 요청하면 메시지 등의 기록을 바탕으로 관련 링크를 찾아준다. 이어 해당 웹페이지에 표시된 재료를 마트 코너별로 정리하라고 명령하면 메모 앱에 장보기 목록을 작성한다. 완성된 메모를 친구에게 메시지로 전송하는 작업도 이용자의 최종 확인을 거쳐 처리할 수 있다.

◇개인 맥락과 화면까지 이해…앱 간 작업도 수행

개인의 과거 기록과 외부 정보를 연결하는 기능도 강화됐다. 친구가 이메일로 추천했던 여행지를 찾아낸 뒤 해당 장소의 길이나 어린이 동반 가능 여부를 물으면 웹 검색 결과를 결합해 답변하는 방식이다.

이용자의 취향도 파악한다. 과거 메시지에서 특정 친구가 매운 음식을 먹지 못한다고 언급한 내용을 찾아내고, 이를 반영해 함께 먹을 메뉴를 추천할 수 있다. 이전 대화의 맥락을 유지하면서 추가 질문에도 대응한다.

현재 스마트폰 화면에 표시된 내용을 이해하는 것도 특징이다. 별도로 화면을 복사하거나 다른 앱에 붙여넣지 않아도 웹페이지나 앱에 표시된 정보를 활용할 수 있다. 사진이나 전단지의 내용을 인식하는 비주얼 인텔리전스와도 연계된다.

시리 AI의 대화 기록은 아이폰뿐 아니라 아이패드, 맥, 애플 비전 프로 등에서도 동기화돼 다른 기기에서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 기존 음성비서가 개별적인 명령 처리에 집중했다면 개인 정보와 화면, 외부 지식을 연결하는 AI 비서로 발전한 셈이다.

아이폰18 프로에서 시리AI 구동 모습. (사진=한광범 기자)
아이폰18 프로에서 시리AI 구동 모습. (사진=한광범 기자)
이 같은 기능은 이미 삼성전자의 갤럭시 AI와 구글 제미나이 등이 제공하는 화면 인식 및 앱 연동 기능과 경쟁하게 된다. 시리 AI가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개인의 맥락을 얼마나 정확하게 이해하고 복잡한 요청을 안정적으로 수행하는지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구글과 AI 협력…국내 앱 연동 확대는 과제

시리 AI의 기술적 기반에는 구글과의 협력이 있다. 애플은 구글의 제미나이 모델 기술을 활용해 차세대 애플 파운데이션 모델을 구축했다. 다만 이용자가 구글의 제미나이 앱을 직접 사용하는 방식은 아니다. AI 모델을 애플의 운영체제와 서비스 환경에 통합해 구동하는 구조다.

특히 개인정보 보호에 무게를 뒀다. 개인 메시지와 이메일 등 민감한 정보를 처리해야 하는 만큼 가능한 작업은 기기 내부에서 수행하고, 추가 연산이 필요한 경우 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퓨트(Private Cloud Compute)를 활용한다. 서버에서 처리한 이용자 정보는 요청이 완료된 후 보관하지 않도록 설계했다.

외부 앱과의 연동도 핵심 과제다. 아웃룩과 크래프트 등 일부 해외 앱에서는 개인 맥락과 앱 실행 기능을 연계할 수 있다. 관련 API를 적용한 개발사들은 이용자 정보를 활용하거나 자연어 명령에 따라 앱에서 작업을 수행하는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 등 주요 앱 개발사들의 참여가 중요하다. 이들 업체는 아이폰 듀오의 폴더블 화면에 맞춘 앱 최적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 시리 AI와의 연동 확대도 추진되는 방향이다. 다만 네이버와 카카오톡에서 시리 AI를 통해 실제로 실행할 수 있는 기능과 도입 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시리 AI의 한국어 지원으로 애플도 국내 AI 비서 경쟁에 본격적으로 가세하게 됐다. 다만 구글 제미나이와 삼성전자 갤럭시 AI 등이 이미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상황에서 네이버·카카오톡 등 국내 주요 서비스와의 연동 확대가 경쟁력 확보의 관건으로 꼽힌다.

크레이그 페더리기 애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수석 부사장은 지난 6월 WWDC26에서 “시리 AI는 광범위한 세계 지식을 바탕으로 거의 모든 주제에 대한 최신 답변을 제공하고, 화면 인식 및 개인 맥락 이해 기능을 갖춰 사용자가 앱 전반에 걸쳐 그 어느 때보다 자연스럽게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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