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통하면 환불 안돼요" 여전한 꼼수…대법 판결·공정위 조사도 무시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21일, PM 02:11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휴대전화를 할부로 구매한 소비자가 7일 이내에 계약을 철회할 수 있음에도, 판매 현장에서는 여전히 ‘개통 후 환불 불가’ 등 위법한 안내로 소비자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8년 전 이를 ‘잘못된 안내’로 규정하고도 사실상 방치해왔다는 비판이 나온다.

(사진=챗GPT)
(사진=챗GPT)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평택시병)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 휴대전화 판매 사이트 다수가 ‘개통 시 환불 불가’, ‘단순 변심 반품 불가’ 등의 문구를 게시하며 소비자의 법적 권리인 청약철회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 제8조에 따르면 소비자는 단말기를 할부로 구매한 경우 계약서를 받은 날(또는 재화를 공급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 청약을 철회할 수 있다. 철회가 제한되는 경우는 소비자의 귀책사유로 제품이 멸실·훼손되거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등 법이 정한 사유로 엄격히 한정된다.

대법원 역시 2023년 6월 판결(2018다214746, 2018다287034)을 통해 이동통신 회선이 개통되었다는 사정만으로 단말기 구매계약의 청약철회권이 제한된다고 볼 수 없으며, 단말기 구매계약과 이동통신서비스 이용계약이 함께 체결된 경우에도 청약철회권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명확히 판단한 바 있다.

앞서 공정위도 2018년 12월 휴대전화 할부거래 실태조사를 통해 ‘개통 후 환불 불가’, ‘불량확인서 필요’ 등의 안내를 소비자의 청약철회를 방해하는 불법 관행으로 발표했으나, 8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판매 현장에서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

김 의원이 조사한 판매 사이트 4곳 모두 ‘불량확인서나 교품증이 있어야 환불 가능’ 등의 문구를 그대로 사용 중이었으며, 일부 업체는 구매와 무관한 ‘홈페이지 이용약관’ 동의만 받는 등 부실한 약관 운영도 확인됐다.

김현정 의원은 “환불 불가 문구는 법이 정한 철회 제한 사유보다 소비자 권리를 과도하게 제한해 포장만 뜯어도 환불이 안 되는 것처럼 오해를 부른다”며 “공정위가 2018년 지적하고도 8년째 현장 관행을 방치한 셈”이라고 질타했다.

김 의원은 이어 공정위에 △청약철회 방해 관행에 대한 즉각적인 재점검 △판매 약관 내 청약철회권 및 행사 절차 명시 계도 △현장 안내 실태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감독 강화를 주문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