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사업자가 쌓은 콘텐츠 경쟁력과 상품 공급망, 이용자 접점을 디지털 기술과 결합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것이다. 하지만 자산을 확보하는 것만으로 경쟁력이 생기지는 않는다. 고객이 체감하는 가치를 높이고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해야 사업 재편도 성공할 수 있다.
◇OTT 경영 경험, 공영방송 혁신으로 이어질까
이태현 KBS 사장 후보
그는 콘텐츠 제작과 온라인 유통을 아우르는 OTT 경영 경험을 쌓았다. 콘텐츠웨이브는 2022년 이 대표의 연임을 결정하면서 유료 가입자 증가와 매출 성장을 주요 성과로 제시했다.
넷플릭스 같은 온라인 플랫폼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콘텐츠 경쟁력과 유통 전략을 함께 이해하는 방송사 경영진의 역할도 중요해지고 있다.
미디어 업계 관계자는 “야권 추천 이사들이 불참한 가운데 8명의 이사 중 6명의 표를 얻었다”며 “정치적 성향보다 경영 능력을 고려한 결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김성철 고려대 교수는 “그만큼 공영방송 KBS의 위기가 심각하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다만 OTT 경영 경험이 공영방송 혁신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공적 책무와 방대한 조직 운영이라는 과제를 해결하면서 콘텐츠 경쟁력도 높여야 한다. 온라인 유통 경험을 K-콘텐츠 경쟁력 강화와 해외 유통 확대에 활용할 수 있을지가 시험대다.
◇퀸잇, 모바일 고객과 홈쇼핑 판매망 결합
퀸잇
최희민 라포랩스 대표는 홈쇼핑의 품질 관리가 모바일 상거래에서도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그는 “청바지만 해도 수십 번 세탁해 볼 정도로 홈쇼핑은 입점 심사가 까다롭다”며 “TV 시청자 감소로 판매 경로를 다변화하려는 홈쇼핑 판매자들에게 모바일 판로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라포랩스는 퀸잇의 고객 기반을 활용해 홈쇼핑 상품의 온라인 판매를 확대하고, SK스토아는 모바일 고객과의 접점을 넓힐 수 있다. 퀸잇은 GS·현대·신세계·롯데 등 다른 홈쇼핑 업체의 상품도 판매하고 있어 이번 인수가 기존 제휴를 대체하기보다 판매 채널을 넓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윤석암 전 SK스토아 사장은 “SK스토아가 수년 전 퀸잇 인수를 추진한 적이 있다”며 “두 회사의 시너지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요한 점은 고객과 상품의 결합을 실제 매출로 연결하는 것이다. 모바일 고객의 취향에 맞는 상품을 발굴하고 판매자들이 새 채널에서 안정적으로 성과를 내야 인수 효과도 커진다.
◇업스테이지, 다음에 AI 입혀 이용자 되찾을까
포털 다음, 업스테이지 로고
그러나 AI기술 기업이 포털을 인수했다고 이용자가 저절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다음의 국내 검색엔진 점유율은 인수 당시인 지난 5월 2.75%에서 9월 2.33%로 낮아졌다. 당장은 AI 접목이 이용자 기반 회복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이용자가 네이버와 구글 대신 다음을 선택할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 AI 기능의 정확성과 편의성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차별화된 정보 탐색 경험으로 재방문을 유도해야 한다. 이용자의 검색 습관을 바꾸고 광고 수익까지 늘릴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세 사례의 성패는 기존 자산을 확보하는 데 있지 않다. 콘텐츠와 고객, 상품을 새로운 수익으로 연결하고 이용자가 체감하는 가치를 높이는 기업이 산업 재편의 승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