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드라마 자체제작 ‘0%’…10년 만에 제작 기반 상실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21일, PM 03:55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공영방송 KBS의 드라마 자체제작 비율이 10년 만에 0%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드라마 제작이 전면 외주화된 가운데 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부터 받은 제작 지원금과 판권 수익 등은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공개되지 않았다. 공영방송의 자체 제작 역량과 콘텐츠 지식재산권(IP) 확보 체계를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KBS에서 제출받은 ‘KBS·MBC 방송작품 외주율(2016년과 2026년 비교)’ 자료에 따르면, KBS 드라마 자체제작 비율은 2016년 26%에서 2026년 0%로 하락했다. 반면 외주제작 비율은 같은 기간 74%에서 100%로 높아졌다.

KBS 드라마 제작이 외부 제작사에 전적으로 맡겨지는 구조로 바뀐 것이다. 자체 제작 경험과 인력을 유지하고 콘텐츠 IP를 확보할 기반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KBS 드라마 자체제작 ‘0%’…10년 만에 제작 기반 상실
◇해외 OTT 자금으로 제작비 충당…계약 내용은 비공개

KBS는 제작비 조달을 위해 해외 OTT에 방영권을 선판매하고 자금을 지원받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KBS2 대하드라마 ‘고려 거란 전쟁’(32부작)도 제작비 마련을 위해 해외 OTT에 방영권을 선판매하고 자금을 지원받은 사례로 제시됐다.

김 의원실은 KBS에 2026년 외주제작 드라마의 해외 OTT 지원금 규모와 계약 세부 내용을 요구했다. 그러나 KBS는 “영업상 비밀에 해당해 대외 공개가 어렵다”고 답했다. 제작비와 해외 OTT 판권 판매 수익의 세부 내역도 계약 조건 등을 이유로 제출하지 않았다.

KBS가 제출한 자료에서 확인된 ‘고려 거란 전쟁’의 TV 광고 매출은 가상광고와 본방송·재방송 광고비를 합쳐 약 88억1452만원이다. 반면 제작비와 해외 OTT 판권 판매 수익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해외 OTT 자본을 활용하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다만 외부 자본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콘텐츠 IP와 판권이 어떻게 배분되는지, KBS가 장기적으로 확보하는 수익과 권리는 무엇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계약 세부 내용이 공개되지 않으면서 공영방송 콘텐츠의 수익 구조와 IP 확보 실태를 검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김남국 의원은 “10년 전 26%였던 자체제작 비율이 0%로 추락한 것은 공영방송 KBS의 자체 제작 생태계가 사실상 붕괴했음을 보여주는 충격적인 실태”라고 말했다.

이어 “수신료와 국민의 자산이 투입되는 공영방송이 IP 판매 금액과 제작비 정보 등을 영업비밀이라며 공개하지 않는 것은 국민의 알 권리와 국회의 정당한 감독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해외 OTT 플랫폼과의 불공정 계약 여부를 점검하고 공영방송 콘텐츠 IP 보호와 외주 투자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와 KBS가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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