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AI 팩토리 설치 6개월→14일…물·전력까지 아낀다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21일, PM 08:40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21일 열린 GTC 베를린 2026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AFP)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21일 열린 GTC 베를린 2026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AFP)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엔비디아(NVIDIA)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설치 기간을 기존 6개월에서 최단 14일로 단축할 수 있는 새로운 AI 팩토리 구축 방식을 공개했다. 컴퓨팅 장비와 전력·냉각 시스템을 공장에서 미리 조립한 뒤 현장에 설치하는 방식이다. AI 데이터센터의 냉각용 물 소비와 전력 사용량을 대폭 줄이는 기술도 함께 선보였다.

엔비디아는 21일(현지시간) 독일에서 열린 ‘GTC 베를린 2026’에서 컨테이너형 AI 팩토리 설계인 ‘DSX POD’와 AI 인프라 플랫폼 ‘DSX’ 관련 신기술을 발표했다. DSX POD는 차세대 AI 컴퓨팅 시스템 ‘베라 루빈(Vera Rubin)’을 기반으로 서버와 네트워크, 전력 공급 및 액체 냉각 설비를 하나의 모듈형 시스템으로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에는 데이터센터 현장에서 수행하던 장비 간 배선과 배관 연결, 작동 검증 등을 공장에서 마친 상태로 운송한다.

전력과 냉각, 네트워크 등 기반 시설이 준비된 부지에서는 설치 기간을 기존 최대 6개월에서 최단 14일로 줄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다만 부지 확보나 전력망 연결 등 데이터센터 전체 건설 과정이 14일 만에 끝난다는 의미는 아니다.

◇공장서 배선까지 마친 AI 팩토리…내년부터 공급 예정

DSX POD 한 개는 액체 냉각 방식의 베라 루빈 컴퓨팅 랙 7개를 약 17㎞ 길이의 네트워크 케이블로 연결해 구성한다. 컨테이너 내부 시스템은 공장에서 조립과 테스트를 마친 뒤 현장으로 운송된다. 특히 공장에서 시스템을 조립·검증하는 작업과 데이터센터 현장의 기반 시설 준비를 병행할 수 있어 전체 구축 일정도 단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엔비디아는 델테크놀로지스와 HPE, 레노버, 폭스콘, 슈나이더일렉트릭, 버티브 등 글로벌 협력사들과 함께 2027년 초부터 DSX POD를 공급할 계획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기조연설에서 “AI 팩토리는 가동되기 전까지 토큰을 생산하지 못한다”며 구축 기간 단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공급망에서 조립과 검증을 완료하면 장비 도착부터 토큰 생산까지 걸리는 시간을 기존 4~5개월에서 약 한 달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듈형 AI 팩토리 레퍼런스 설계 ‘DSX POD’. (사진=엔비디아)
모듈형 AI 팩토리 레퍼런스 설계 ‘DSX POD’. (사진=엔비디아)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는 장비가 설치된 뒤에도 배선과 시스템 검증 등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엔비디아는 이러한 작업을 제조 단계로 옮겨 장비가 가동되지 못한 채 대기하는 기간을 줄이고, 사업자가 더 빨리 AI 서비스를 시작하도록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냉각수 순환·전력 동적 배분…운영 부담 대폭 낮춘다

AI 데이터센터의 또 다른 과제인 전력과 냉각 효율을 높이는 기술도 공개했다. DSX는 컴퓨팅과 네트워크뿐 아니라 전력 공급, 냉각, 운영 소프트웨어를 통합 설계하는 AI 팩토리 플랫폼이다. 베라 루빈 시스템에는 최대 섭씨 45도의 냉각수를 사용하는 폐쇄형 액체 냉각 방식이 적용된다. 기후 조건이 적합한 지역에서는 실외 건식 냉각기를 통해 물을 증발시키지 않고 열을 배출할 수 있다.

엔비디아는 이러한 설계를 활용하면 데이터센터 시설의 냉각용 물 소비를 거의 없앨 수 있다고 설명했다. 2기가와트(GW) 규모의 AI 팩토리를 기준으로 기존 증발식 냉각 방식보다 하루 최대 5400만ℓ를 절약할 수 있다는 추산이다. 이는 약 18만 가구의 하루 물 사용량에 해당한다. 다만 지역별 기후에 따라 추가 냉각 설비가 필요할 수 있다.

전력 효율 개선을 위해서는 ‘DSX MaxLPS’ 소프트웨어를 도입한다. AI 작업량에 따라 전력 공급을 동적으로 조절해 동일한 토큰을 생산하면서 전력 사용량을 최대 30% 줄이는 기술이다. 실제 엔비디아가 공개한 시험 결과에 따르면, 클라우드 기업 람다는 일정한 전력 한도에서 AI 클러스터의 토큰 처리량을 24% 높이고 GPU 운용 용량을 19% 확대했다.

전력망 상황에 따라 AI 연산량을 조절하는 ‘DSX Flex’도 선보였다. 전력 수급이 불안정할 때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를 일시적으로 줄여 전력망 부담을 완화하는 방식이다. 엔비디아는 영국 내셔널그리드 등과 진행한 초기 시험에서 가상의 전력망 비상 상황에 대응해 AI 클러스터의 전력 소비를 최대 40% 줄이면서 주요 작업은 유지했다고 밝혔다.

황 CEO는 “AI 팩토리는 건설이 완료되는 시점이 아니라 토큰을 생산하기 시작할 때 가치를 창출한다”며 “DSX POD는 공장 제작 방식의 정밀도와 속도를 AI 인프라 구축에 도입해 구축 기간을 수개월에서 수주로 단축한다. 이를 통해 고객들이 AI 생산시설을 더 빨리 가동하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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