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 종합감사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사진=뉴스1)
배 부총리는 2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 당초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사업의 최종 선정 기업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특정 기업에 대한 특혜 논란을 우려해 사업 방식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프론티어 AI 사업의 추진 과정과 예산 편성의 투명성을 문제 삼은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대한 답변이다. 박 의원은 정부 재정 약 5조원과 민간 투자 11조원을 합쳐 총 16조원 규모의 사업을 추진하려 한다며 사업 기획문서와 예산안 초안 등의 공개를 요구했다.
◇대통령 지시로 시작된 사업 아니다…기획 과정 해명
이에 배 부총리는 프론티어 AI 사업이 이재명 대통령 지시에 따라 시작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참석한 자리에서 공식적으로 사업을 보고한 것은 지난 7월 13일 재정전략회의였으며, 그 이전에는 대통령실 정책실 등과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사업 준비 과정에 대해서는 프론티어 AI 개발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약 한 달 동안 사업을 기획해 재정당국과 협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일부 회의는 기록으로 남겼지만 그렇지 않은 회의도 있었다고 인정했다.
국회 자료 제출 논란과 관련해서는 정식으로 기록된 회의 자료와 기업·전문가 간 논의 자료 등을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정당국과 협의한 예산안 초안은 재정당국이 제출에 반대하고 있어 직접 제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배 부총리는 “저희 입장에서는 공개하고 싶지만 재정당국과 협의해 국회에 제출된 사례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자료 열람은 가능하지만 국회에서 제출을 요구하고 있어 협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독파모 최종 2곳 지원 검토…몰아주기 우려에 방식 변경
배 부총리는 사업 방식이 변경된 배경도 설명했다. 당초 독파모 사업의 3차 평가에서 최종 선정되는 2개 기업에 프론티어 AI 모델을 개발하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독파모 사업에서 기업에 지원하는 GPU 약 1000장이 프론티어 AI 사업을 통해 1만장 이상으로 늘어나면 특정 기업에 대한 몰아주기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당초 출연 사업으로 기획했던 사업을 재정당국과 협의해 출자 사업으로 변경하고, 새로운 공모를 통해 참여 기업을 선정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고 밝혔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 종합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배 부총리 왼쪽으로 구혁채 과기정통부 1차관, 류제명 2차관, 박인규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사진=뉴스1)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기존 국가 AI 컴퓨팅센터 사업에서 민간 참여 조건을 완화하면서 공공성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프론티어 AI 사업에서도 공공의 의사결정 권한과 중소기업·연구기관 지원 방안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배 부총리는 아직 SPC 설립 여부와 공공 지분 구조가 결정되지 않았다며 공공성 확보 방안 등을 검토해 국회에 보고하겠다고 답했다.
◇프론티어AI 최대 10조개 매개변수…기술 격차 도전
배 부총리는 독파모와 프론티어 AI 사업의 관계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한준호 민주당 의원이 두 사업의 차이점과 연관성을 묻자 “독파모와 프론티어 AI가 별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이 미국과 중국에 이어 프론티어 AI 개발에 도전할 역량을 갖춘 국가라고 평가했다. 그동안 독파모 사업을 추진하면서 국내 기업들이 관련 기술과 개발 경험을 축적했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AI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컴퓨팅 자원과 인력, 데이터 확보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모델 규모에서도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배 부총리는 독파모 사업에서 개발하는 모델이 3000억~1조개 수준의 매개변수(파라미터)를 목표로 한다면 프론티어 AI는 2조~10조개 수준까지 도전하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GPU 등 컴퓨팅 자원만 충분하다고 해서 프론티어 AI를 개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앤스로픽의 미토스(Mythos)와 같은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뛰어난 코드 작성과 추론 역량을 갖춰야 하며, 컴퓨팅 자원은 여러 필요 조건 가운데 하나라는 것이다.
배 부총리는 독파모를 통한 공공·산업 분야의 AI 전환(AX)을 지속하는 동시에 프론티어 AI 개발을 통해 사이버보안과 과학기술 연구 등으로 활용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중국이 초지능 개발을 논의하는 상황에서 한국도 이에 대응할 자체적인 기술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는 취지다.
정부가 추진하는 대국민 AI 서비스 ‘모두의 AI’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이훈기 민주당 의원이 AI 서비스 구독료 부담 완화 대책을 묻자 배 부총리는 올해 12월부터 전 국민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모두의 AI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그는 모두의 AI가 단순히 챗GPT 등 기존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그치는 사업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공익 데이터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정책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관계부처와 민간 개발자들이 참여해 국민에게 필요한 공공AI 서비스를 직접 개발하고 모두의 AI에 연계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배 부총리는 프론티어 AI 개발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며 “대한민국은 미국과 중국 다음으로 프론티어 AI 모델을 개발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