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는 2022년부터 전통시장과 상점가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는 ‘프로젝트 단골’을 운영해 왔다. 온라인 홍보와 디지털 도구 지원을 넘어 실제 방문객을 늘리는 방법을 찾기 위해 ‘곳곳’을 시작했다. 지난 7월 목포에 이어 공주가 두 번째 무대다. 지역 가게와 공간을 소개하는 한정판 매거진을 발행하고, 이를 골목 투어와 체험 프로그램으로 연결했다.
공주 편에서 소개한 가게들은 저마다 다른 이야기를 품고 있다. 벌꿀로 술을 빚는 주점 ‘천국보다낯선’, 공주 밤을 디저트로 풀어내는 ‘쉐마롱’, 토종 곡물을 재해석하는 ‘곡물집’, 삶의 질문을 주제로 한 독립서점 ‘오래된질문’이다.
공주 밤을 디저트로 풀어내는 ‘쉐마롱’ 사진=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곳곳 산책' 전경 사진=카카오
'천국보다낯선'의 미드주 사진=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카페 '천국보다낯선' 이재천 대표
‘천국보다낯선’ 이재천 대표는 환갑에 공주 원도심에 술집을 열었다. 가게 이름은 영화 애호가인 시아주버니가 지었다. 1994년부터 영화 잡지 ‘씨네21’을 챙겨 볼 정도로 영화를 좋아했던 그는 이 대표가 술집을 열겠다고 하자 짐 자무시 감독의 영화 ‘천국보다 낯선’을 추천했다. 남편과 시아주버니는 인테리어 작업에도 참여했다.
15년간 홈브루잉 강의를 해온 이 대표는 벌꿀을 발효해 만드는 술인 미드를 직접 빚는다. 자두, 피자두, 체리과 베리류 열매인 블랙커런트 같은 부재료를 활용하고 수개월간 숙성해 맛과 향을 다듬는다. ‘곳곳’ 프로젝트로 언론에 소개된 뒤 방문객에게 와인잔을 선물받기도 했다고 자랑했다.
가게가 자리한 골목은 나태주 시인의 흔적이 남은 동네와 맞닿아 있고, 인근에는 풀꽃문학관이 있다. 이 대표는 카카오와의 협업에 대해 “조용했던 도시에 활력이 생겼고, 기획 방식도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공주 밤을 디저트로 풀어내는 '쉐마롱' 카페 마당. 사진=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공주 밤을 디저트로 풀어내는 ‘쉐마롱’의 '몽블랑'
'쉐마롱'에서 선물받은 공주의 특산품 '밤'
공주 특산물인 밤을 디저트로 선보이는 카페 ‘쉐마롱’도 매거진에 담겼다. 금다혜 셰프는 공주에서 학교를 졸업한 뒤 프랑스에서 제과 기술을 배우고 고향으로 돌아와 가게를 열었다. 공주 밤의 맛을 대표 디저트로 경험하게 하려고 몽블랑을 선보인다.
금 셰프는 공주지역자활센터의 ‘알밤꿀밤’ 사업단 등에서 공주 밤을 공급받는다. 밤의 수확 시기와 숙성 상태에 따라 크림의 색과 풍미도 달라진다. 그는 “몽블랑 하면 일본을 떠올리는데 이제는 공주를 몽블랑의 새로운 산지이자 맛의 출발점으로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복합문화공간 '곡물집' 사진-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곡물집'에 전시된 통곡물들. 곡물 별로 재배 농부들의 이름도 알 수 있다.
'곡목집'에는 매거진 '곳곳'이 비치돼 있다.
김 대표는 돼지찰벼와 백년검정콩으로 만든 젤라토를 선보이는 가게도 문을 열었다. 지역 농산물을 음료와 디저트 등으로 재해석해 지역의 새로운 상품으로 만드는 것이다.
골목길 서가 '오래된 책방' 사진=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오래된질문' 지명훈 대표
'오래된질문'에 들어가려면 마치 인생처럼 미로를 지나야 한다.
독립서점 ‘오래된질문’은 1963년에 지어진 집을 고쳐 문을 연 곳이다. 동아일보 기자 출신인 지명훈 대표는 처음에는 낡은 건물을 허물고 새 한옥을 지을 생각이었다. 그러나 건축가에게서 “세상에서 제일 좋은 건축 재료는 시간”이라는 말을 듣고 계획을 바꿨다.
지 대표는 건물이 간직한 시간을 살려 골목길처럼 이어지는 공간을 만들었다. 직장 생활 말년에 철학을 공부하며 삶의 근본적인 질문에 관심을 갖게 된 경험도 책방 운영으로 이어졌다. 그는 “책을 읽고 차를 마시며 각자의 오래된 질문을 꺼내놓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책방 이름에도 이런 생각을 담았다.
공주에서는 나태주 시인의 시가 적힌 담장들을 볼 수 있다. 사진=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공주시 나태주 골목길
빈티지 느낌의 공주 '아저씨 커피'
공주의 전통시장 산성시장 내 '부자떡집'
'산성시장'에서 판매 중인 밤 키링
카카오 '곳곳' 사진=카카오
관람객들이 QR코드를 스캔하고 있다. 사진=카카오
공주 아뜰리에 위크에 카카오 '곳곳'이 함께 했다. 사진=카카오
카카오는 가게들의 이야기를 매거진으로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장 체험으로 연결했다. ‘곳곳산책’ 참가자들은 제민천 골목의 지정 장소 12곳에서 QR코드를 찍고 디지털 카드를 모으면 온누리상품권을 받을 수 있다.
지역 소상공인들이 기획과 운영에 참여한 ‘공주 아뜰리에 위크’와 ‘십시일반마켓’도 열렸다. 가게를 둘러보는 데서 나아가 지역 창작자와 주민을 만나고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일부 프로그램은 지역 맘카페 등에 소개된 뒤 예약 시작 30초 만에 마감됐다.
카카오는 행사에 사용한 집기와 큐레이션 서가, 펜스 디자인, 브랜드 지식재산권(IP) 등을 지역 상인과 지자체가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할 계획이다. 카카오톡 채널과 카카오메이커스 등을 활용한 온라인 판로 확대도 추진한다. 행사가 끝난 뒤에도 지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자산을 남기고, 지역 가게의 판매 기회를 넓히려는 취지다.
공주의 전통찻집 '미담'. 사진=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양현서 카카오 상생사업 성과리더는 “목포와 공주에 이어 내년에도 2~3곳에서 ‘곳곳’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지역에는 새로운 가능성을, 사람에게는 오래 기억될 경험을 전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연말, 공주의 골목 여행을 떠나고 싶다면 카카오맵에서 ‘곳곳산책길 공주’를 검색해 보자. 테마지도를 켜고 골목을 따라 걸으면 숨은 맛집과 개성 있는 상점들이 지도 위에 표시돼 공주만의 매력을 발견하는 여행길이 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