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형 AI 데이터센터는 세액공제 제외…배경훈 “재정당국과 협의”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25일, PM 04:01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정부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다른 기업에 시설을 빌려주는 임대형 데이터센터는 세액공제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가 프로젝트를 완성하려면 글로벌 기업을 유치해 AI인프라를 완성해야 하지만, 정작 제도적 허점은 여전한 것이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세제 공백을 인정하고 재정당국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배 부총리는 지난 2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임대형 AI 데이터센터 같은 경우에는 세제 혜택이 지금 없다”며 “재정당국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김남국 의원(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더불어민주당)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투자 방식에 따른 세제지원 공백을 지적하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정부는 지난 6월 AI 데이터센터를 국가전략기술 사업화시설로 지정하고, 2029년까지 8.4GW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약 550조원의 민간투자를 유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문제는 현행 세액공제 제도가 시설을 직접 사용하는 기업을 중심으로 설계돼 있다는 점이다. 임대형 데이터센터는 사업자가 서버 공간과 전력·냉각·보안 설비를 구축해 여러 기업에 제공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임대용 자산은 원칙적으로 투자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돼 공제 혜택을 받기 어렵다.

업계는 세법이 실제 사업 구조를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해 왔다. 지난 8월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주최한 AI 데이터센터 정책 토론회에서 기업들은 1GW급 데이터센터 구축에 70조원 이상이 필요한 만큼, 연산 자원을 외부에 제공하는 데이터센터의 특성을 세법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재정경제부도 데이터센터가 국내 AI 산업을 뒷받침하는 기반시설이라는 점에서 제도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왼쪽부터 조문균 재정경제부 조세특례제도과장, 장기철 과기정통부 인공지능데이터진흥과장, 김진기 한국항공대 경영학과교수, 조영임 가천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박성호 인기협 회장, 김세웅 카카오 부사장, 박성열 기후에너지환경부 전력망정책과 사무관, 이영탁 SK텔레콤 부사장. 사진=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왼쪽부터 조문균 재정경제부 조세특례제도과장, 장기철 과기정통부 인공지능데이터진흥과장, 김진기 한국항공대 경영학과교수, 조영임 가천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박성호 인기협 회장, 김세웅 카카오 부사장, 박성열 기후에너지환경부 전력망정책과 사무관, 이영탁 SK텔레콤 부사장. 사진=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김 의원은 세제지원의 불확실성이 대규모 투자 결정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개선을 요구했다. 배 부총리는 해외 자본 유치가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재정당국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해외와의 투자 유치 경쟁도 부담이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기업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의 2026년 상반기 조사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의 데이터센터 가동 용량은 1318MW로 한국(848MW)의 약 1.6배였다. 건설 중인 용량은 말레이시아가 1039MW, 한국이 314MW로 약 3.3배 차이가 났다. AI 전용시설뿐 아니라 일반 데이터센터를 포함한 수치다.

말레이시아 투자진흥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데이터센터·클라우드컴퓨팅 분야 투자승인액은 약 31조원으로 전체 승인투자의 약 44%를 차지했다. 세제지원과 전력·인허가 제도를 정비해 투자 유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국감에서는 비수도권 데이터센터의 전력계통영향평가 기준도 쟁점이 됐다. 김 의원은 평가 면제 상한을 50MW로 할지 100MW로 할지를 놓고 이견이 있다며 기준을 조속히 확정하라고 요구했다. 배 부총리는 과기정통부가 100MW 수준을 제안했지만 기업들은 더 높은 기준을 요구하고 있다며 관계부처와 협의하겠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냉각설비·변압기·초고압 전력설비 등 국내 소재·부품·장비 산업을 육성하고 지역 일자리 창출과 연계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배 부총리는 국내 냉각장비와 소프트웨어·하드웨어 기술의 국산화, AI 산업 생태계 육성, 지역 상생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AI 데이터센터 메가프로젝트가 정당성을 얻으려면 데이터센터 건설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관련 산업 전체가 함께 성장해야 한다”며 “대규모 민간투자가 실제 착공으로 이어지도록 세제와 전력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국내 산업과 지역경제에 성과가 돌아갈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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