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튜 라페르 폴렌로보틱스 공동창업자 겸 대표가 ‘오리 로봇’의 관절을 확보하러 한국을 찾았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무대에서 소개한 ‘마이크로덕’에 주문이 몰리면서 한국산 핵심 부품의 수요도 커졌다.
라페르 대표는 26일 로보티즈(108490) 본사를 방문해 액추에이터 ‘다이나믹셀’의 안정적인 공급 방안을 논의했다.
매튜 라페르 폴렌로보틱스 대표가 26일 로보티즈 본사에서 오리 모양 로봇 ‘마이크로덕’을 안고 있다. (사진=신영빈 기자)
폴렌로보틱스는 인공지능(AI) 플랫폼 기업 허깅페이스 산하의 프랑스 로봇 개발사다. 이 회사가 만든 마이크로덕은 높이 약 25㎝의 오리 모양 이족보행 로봇이다. 뒤뚱뒤뚱 걷거나 앉고 넘어지면 스스로 일어난다. 부리로 작은 물건을 집거나 롤러스케이트를 타기도 한다. 사전예약 가격은 세금과 배송비를 제외하고 399달러(약 52만7000원)다.
폴렌로보틱스는 마이크로덕 초도 물량으로 2만대를 준비하고 내년에는 약 5만대 이상을 공급할 계획이다. 내년 액추에이터 약 100만개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마이크로덕 한 대에는 액추에이터 ‘다이나믹셀’이 15개씩 들어간다. 액추에이터는 모터와 제어장치 등을 결합해 로봇의 관절을 움직이는 부품이다.
라페르 대표는 로보티즈와의 오랜 협력이 다이나믹셀 채택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폴렌로보틱스는 기존 제품과 탁상형 로봇 ‘리치 미니’ 등에 다이나믹셀을 적용하며 성능과 신뢰성을 확인해 왔다.
폴렌로보틱스의 이족보행 로봇 ‘마이크로덕’이 26일 로보티즈 본사에서 걷는 동작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신영빈 기자)
액추에이터에 대한 이해는 로봇의 학습 과정에도 도움이 된다. 마이크로덕은 가상환경에서 동작을 학습한 뒤 이를 실제 기기에 적용하는 방식으로 움직인다. 이때 가상환경과 현실의 차이를 줄이려면 모터의 움직임과 반응을 정확하게 반영해야 한다.
라페르 대표는 다이나믹셀의 특성을 파악하며 쌓은 경험이 시뮬레이션에서 실제 로봇으로 이어지는 개발 과정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강화학습 위해 만들었는데…귀여움에 ‘뜻밖의 흥행’
마이크로덕의 출발점은 강화학습 실험이었다. 사용자가 가상환경에서 새로운 동작을 학습시키고 실제 로봇에 적용해 결과를 확인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소프트웨어를 공개해 개발자가 직접 수정하고 새로운 기능을 구현할 수 있게 했다.
라페르 대표는 “처음에는 강화학습을 위한 플랫폼으로 설계했다”며 “솔직히 이렇게 큰 성공을 거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전문적인 개발 도구로 기획한 로봇이 대중의 관심까지 끌어낸 셈이다.
마이크로덕에 탑재되는 로보티즈 액추에이터 ‘다이나믹셀 XC330’. 로봇 한 대에 15개가 들어가 관절의 움직임을 구현한다. (사진=신영빈 기자)
반려로봇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다만 회사가 우선 집중한 영역은 하드웨어와 강화학습 소프트웨어다. 아직 구매자들이 제품을 받지 않은 만큼 실제 활용 양상은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 시장에 대해서는 “미국이 압도적으로 가장 큰 시장이지만, 한국도 가장 중요하게 보는 시장 가운데 상위 5개국에 들어간다”고 평가했다.
◇로보티즈 “내년 2~3분기부터 늘어난 주문 소화”
늘어나는 주문은 로보티즈에도 생산 과제를 안겼다. 김병수 로보티즈 대표는 이번 협력이 매출에 미치는 영향을 묻는 질문에 “올해 매출에는 영향을 주지 못한다”며 “이미 생산능력을 최대한 가동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현재는 마이크로덕 물량을 늘리려면 다른 주문의 생산을 조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이런 주문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시기는 내년 2~3분기부터”라며 “지금은 주문이 생산할 수 있는 양을 이미 초과한 상태”라고 말했다.
회사는 이번 협력의 의미를 대중적인 인지도 확대에서도 찾고 있다. 기존 기업 간 거래에서는 고객사가 부품 공급 관계의 공개를 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마이크로덕은 소비자가 관심을 갖는 로봇을 통해 다이나믹셀의 쓰임새를 보여줄 수 있는 사례다.
김 대표는 “로보티즈 액추에이터가 여러 곳에 쓰이고 이런 인기 있는 로봇에도 채택됐다는 점을 알릴 수 있어 굉장히 중요한 프로젝트”라며 “그동안 그랬던 것처럼 생산과 품질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