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유산균, 빛의 색에 따라 대사 반응 달라진다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27일, PM 02:39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빛의 색에 따라 김치유산균의 대사·스트레스 반응이 달라지는 현상에 대한 과학적 이해도를 넓힌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세계김치연구소는 이종희 지능형발효연구단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안선희 한국광기술원 AI바이오헬스연구센터장 연구팀과 이같은 연구를 수행했다고 27일 밝혔다.

LED 파장에 따른 락티플란티바실러스 플란타룸의 유전자 발현, 생리·대사 반응 분석 내용.(자료=세계김치연구소)
LED 파장에 따른 락티플란티바실러스 플란타룸의 유전자 발현, 생리·대사 반응 분석 내용.(자료=세계김치연구소)
김치 유산균은 당과 아미노산 등 영양분을 이용해 젖산을 비롯한 다양한 대사물질을 만들며, 대사 활동이 김치의 품질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온도, 산도, 영양 조건에 따른 유산균의 반응은 연구돼 왔지만, 가시광선의 파장에 따라 유전자 발현과 생리·대사 반응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는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에 김치 유산균에 적색·녹색·청색 발광다이오드(LED)를 조사하고, 파장별 유전자 발현과 영양분 이용해 산화 스트레스·생장 반응을 비교하고, 분석했다.

연구에는 김치에서 발견되는 유산균 종인 락티플란티바실러스 플란타룸의 연구용 균주 WCFS1을 활용했다. 연구팀은 적색(630nm), 녹색(525nm), 청색(470nm) LED를 단위 면적당 동일한 에너지인 10 J/c㎡로 조사한 뒤 빛을 조사하지 않은 대조군과 전사체, 배양액의 대사물질 농도를 비교했다.

분석 결과, 적색광에서는 탄수화물 이용과 영양분 수송 관련 유전자 발현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녹색광에서는 아르기닌 대사와 스트레스 대응 관련 유전자 발현 변화가 나타났다. 청색광에서는 스트레스 대응과 단백질 품질 관리 관련 유전자 발현이 증가했지만 탄수화물 대사와 지방산 대사 관련 유전자 발현은 감소했다. 배양액에서도 아르기닌과 포도당의 감소, 젖산의 축적 양상이 파장별로 달라 유산균의 영양분 이용에 차이가 발생했다.

연구팀은 산화 스트레스 반응을 확인하기 위해 유산균에 단위 면적당 비추는 빛의 에너지양을 5·10·15 J/c㎡

로 다르게 만들어 추가 실험도 했다.

그 결과, 청색광에서는 빛의 에너지양이 늘어날수록 세포 내 활성산소(ROS) 축적이 증가했으나, 적색광과 녹색광에서는 유의한 증가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와 별도로 포도당과 아르기닌의 첨가 여부를 조절한 배지에서 생장을 평가한 결과, 두 영양분이 모두 있는 조건에서도 청색광 조사군의 생장은 대조군보다 감소했다. 이를 통해 빛의 파장뿐 아니라 조사 에너지와 영양 조건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는 유산균의 유전자 발현 변화와 대사물질, 산화 스트레스, 생장 반응을 함께 분석해 파장별 차이를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종희 세계김치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식품 발효의 핵심인 유산균의 파장별 생리반응에 대한 이해도를 넓혔다”며 “향후 식품미생물 연구와 광기술 융합을 위한 소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안선희 한국광기술원 AI바이오헬스연구센터장은 “같은 광에너지라도 파장에 따라 유산균의 유전자 발현과 대사 반응이 다름을 확인했다”며 “광원·광조사 기술을 바이오·식품미생물 분야와 접목해 빛을 활용한 생물학적 반응 제어 기술의 가능성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미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BMC Microbiolog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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