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연 큐리언트 대표 (사진=나은경 기자)
◇1000억 유증 성공해도 내년 관리종목 위험 여전
22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최근 큐리언트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신주 710만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16일 결정된 1차 발행가액은 1만4900원으로, 예상 조달금액은 1058억원이다.
큐리언트는 조달자금 중 667억원을 연구개발에, 391억원을 필수 운영자금에 사용할 계획이다. 자금 집행 기간은 2027년부터 2029년까지 3년이다. 주요 투자 대상은 이중 페이로드 항체약물접합체(ADC) 'QP101'과 CDK7 저해제 '모카시클립'(Q901), 삼중저해제 '아드릭세티닙'(Q702) 등이다.
이번 유증은 재무구조 개선과도 직결된다. 큐리언트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은 39억원, 영업손실은 205억원이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18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현금 유출 규모가 37억원(24.9%) 확대됐다. 자본총계도 지난해 말 392억원에서 올해 6월 말 218억원으로 줄었다.
재무건전성 악화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 위험도 부담이다. 큐리언트는 올해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이 425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 유증을 통해 목표한 자금을 모두 조달하면 자본 확충 효과로 관련 손실 비율이 약 40%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조달금액이 목표치에 미달하면 자본 확충 효과가 줄어 관리종목 지정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유증 성공 여부가 단순한 연구개발 재원 확보를 넘어 상장 유지와 관련된 재무적 위험을 완화하는 데도 중요한 변수인 셈이다.
문제는 이번 유증이 완료되더라도 자금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큐리언트는 2027~2029년 연구개발비와 운영자금으로 1058억원을 사용할 계획이다. 신약개발 특성상 임상시험에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반면 기술이전 수익은 계약 성사 여부와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다.
특히 내년에만 547억원의 지출이 예정돼 있다. 내년에 대규모 기술이전 수익 등이 유입되지 않으면 2027년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 비율이 약 96%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론자와 공동사업이 실제 계약과 현금 유입으로 이어지지 못한 채 손실이 지속된다면 향후 추가 자금조달과 주주가치 희석 위험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
◇큐리언트 "론자와 공동사업, 빠르면 연말 첫 계약 기대"
이런 상황에서 큐리언트가 기대하는 새로운 수익원은 론자와의 이중 페이로드 ADC 공동사업이다. 지난 13일 발표한 이번 계약은 다른 업체에 기술을 이전하고 계약금을 받는 일반적인 기술수출과는 구조가 다르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큐리언트가 CDK7 저해제를 공급하고 론자가 링커와 엑사테칸 등 ADC 구성 기술을 제공한다. 글로벌 제약사가 자체 개발한 항체에 두 약물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론자가 고객사와 계약을 주도하고 양사가 발생하는 수익을 배분한다.
유창연 큐리언트 부사장(CFO)은 "이번 계약은 기술이전이 아니라 론자와 함께 사업을 하는 구조"라며 "론자가 고객사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면 발생하는 수익을 양사가 나눠 갖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수익배분 비율에 대해서는 "정확한 비율은 양사 계약상 공개할 수 없지만 거의 대등한 동업자 관계라고 보면 된다"고 언급했다.
큐리언트는 이미 복수의 글로벌 제약사와 물질이전계약(MTA)을 체결하고 기술평가를 진행 중이다. MTA는 고객사가 자체 항체에 해당 기술을 적용해 효능 등을 검증하는 단계로, 실제 사업화 계약과는 구분된다.
유 부사장은 "이미 백로그(Backlog)가 상당히 있다"며 "빠른 곳은 2~3개월, 오래 걸리는 곳은 반년 정도 평가 기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빠르면 연말부터 계약이 나올 수 있고 내년에는 많이 나올 것으로 본다"며 "거의 두 달에 하나씩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했다.
단 MTA는 기술이전 본계약이 아닌 기술평가 단계다. 실제 계약 규모와 수익배분 비율은 공개되지 않았으며, 후속 계약이 체결되더라도 큐리언트에 유입될 현금의 규모와 시점은 아직 불확실하다. 따라서 기술이전 수익이 발생하더라도 큐리언트의 지속적인 연구개발 지출을 얼마나 상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대주주 동구바이오 "큐리언트 엑시트 계획 無…장기 투자"
최대주주인 동구바이오제약(006620)은 이번 유증에서 배정물량의 50%를 청약할 계획이다. 당초 30%에서 참여율을 높인 것으로, 나머지 신주인수권 42만6222주는 매각할 예정이다. 동구바이오제약은 배정 물량의 50%만 청약해도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는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동구바이오제약 관계자는 "배정물량의 청약 비율 30%에서 50%로 늘린 것은 큐리언트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결정"이라며 "다른 사업 투자와 유동성을 고려할 때 굳이 전량 청약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신주인수권 매각에 대해서는 "행사하지 않을 권리를 그냥 소멸시키는 것보다 매각해 현금화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라고 답했다.
동구바이오제약은 큐리언트 지분을 당장 회수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큐리언트의 파이프라인과 장기적인 사업 전망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며 "현재 엑시트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추가 자금 지원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된 적은 없다"면서도 "이번 유증으로 약 1000억원이 들어오면 당분간 큐리언트가 사업을 하는 데 유동성이나 자금 측면에서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답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