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닛이 끌어올린 의료AI…뷰노 평가·뉴로핏 빅파마 계약 주목[바이오맥짚기]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28일, AM 07:01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26일 국내 제약·바이오·헬스케어 증시에서는 의료 인공지능(AI) 기업들의 주가가 동반 강세를 보였다. 루닛이 미국 서밋테라퓨틱스와 차세대 면역항암제 개발을 위한 AI 바이오마커 연구 협력을 발표하면서 뷰노·뉴로핏·씨어스·노을·쓰리빌리언 등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확산됐다. 의료AI의 활용 영역이 진단 보조에서 글로벌 제약사의 신약개발로 넓어지고 있다는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별 후속 사업 일정도 관심사다. 뷰노는 주력 제품 ‘뷰노메드 딥카스’의 신의료기술평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뉴로핏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시장 확대에 맞춰 해외 공급과 빅파마 협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상업화 계약 논의는 당초 예상보다 길어지는 모양새다.

26일 KIWOOM 의료AI ETF의 주가 및 거래량 추이. 의료AI 종목들의 동반 강세 속 거래량이 8만9877주로 급증했고,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37% 오른 9500원을 기록했다. (자료=KG제로인 엠피닥터)
26일 KIWOOM 의료AI ETF의 주가 및 거래량 추이. 의료AI 종목들의 동반 강세 속 거래량이 8만9877주로 급증했고,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37% 오른 9500원을 기록했다. (자료=KG제로인 엠피닥터)




◇루닛, 암 진단 넘어 항암제 개발로

이날 상승의 중심에는 루닛(328130)과 미국 바이오기업 서밋테라퓨틱스의 협력 소식이 있었다. 이날 KG제로인 엠피닥터(MP DOCTOR·옛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루닛은 전 거래일 대비 3390원(30.00%) 오른 1만4690원에 거래를 마쳤다. 양사는 서밋의 면역항암제 ‘이보네시맙’ 연구개발 과정에 AI 바이오마커 플랫폼 ‘루닛 스코프 IO’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보네시맙은 면역세포의 항암 작용을 억제하는 PD-1과 종양의 혈관 형성에 관여하는 혈관내피성장인자(VEGF)를 동시에 표적하는 이중항체다. 서밋은 중국 아케소에서 이 물질의 주요 해외 지역 개발·상업화 권리를 도입했다. 최근 아스트라제네카가 서밋에 20억달러를 투자하고 자사 항체약물접합체(ADC)와의 병용 개발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루닛은 기존 조직 슬라이드에서 암세포와 면역세포의 분포, 주변 조직 구조 등을 분석한다. 이를 통해 약물이 잘 듣는 환자군의 특징을 찾고 치료 반응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근거를 제공할 계획이다. 병원에서 암을 찾아내는 데 쓰이던 AI의 역할이 제약사의 임상 설계와 환자 선별로 확장되는 셈이다.

미국 증시에서는 AI 신약개발에 필요한 데이터와 분석 장비를 공급하는 기업도 주목받고 있다. 한승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이 이날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단일세포·공간생물학 분석 장비 기업 10x지노믹스의 올해 누적 주가 상승률은 약 339%였다. 한 연구원은 “AI 신약개발 발전에 따라 정밀한 데이터의 중요성이 높아지자 분석 장비를 공급하는 10x지노믹스는 관련 수혜주로 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루닛도 지난 9월 10x지노믹스와 항암제 바이오마커 발굴을 위한 협업을 시작했다. 10x지노믹스가 생산하는 조직 내 유전자 등 분자 정보에 루닛의 AI 병리 분석을 결합해 치료 반응과 내성에 관련된 특징을 찾는 방식이다. 한 연구원은 “스코프가 AI 신약개발에 필요한 분석 기술로 활용 범위를 넓히는 명확한 사례”라며 “루닛은 2027년 국내 AI헬스케어 섹터에서 사업가치의 재평가 가능성이 가장 큰 종목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한 연구원은 후보물질을 설계하는 기업뿐 아니라 실험 소재와 데이터를 공급하고 임상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기업까지 AI 신약개발의 투자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분석했다. 루닛 역시 스코프 사업을 통해 이러한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어 2027년 사업가치 재평가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2023년 AI 열풍 당시 급등한 뒤 수익성 입증 부담 등으로 부진했던 국내 의료AI 기업들에도 이번 협력이 반등의 계기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함께 편입된 종목들도 주목받는 모습이다. KIWOOM 의료AI에는 루닛·뷰노·뉴로핏·씨어스가, UNICORN 생성형AI강소기업액티브에는 루닛·뷰노가 담겨 있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차세대 면역항암제 개발을 선도하는 서밋이 이보네시맙 연구에 루닛의 AI 기술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글로벌 신약개발 분야에서 AI 병리 기술의 활용 가능성을 넓혀 나가겠다”고 말했다.

루닛의 주가 및 거래량 추이. 26일 미국 서밋테라퓨틱스와의 AI 바이오마커 연구 협력 소식에 전 거래일 대비 30% 오른 1만4690원으로 상한가를 기록했다. 거래량은 418만2538주였다. (자료=KG제로인 엠피닥터)
루닛의 주가 및 거래량 추이. 26일 미국 서밋테라퓨틱스와의 AI 바이오마커 연구 협력 소식에 전 거래일 대비 30% 오른 1만4690원으로 상한가를 기록했다. 거래량은 418만2538주였다. (자료=KG제로인 엠피닥터)




◇뷰노, 딥카스 평가·美 재신청이 분기점

뷰노(338220)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1770원(29.95%) 오른 7680원에 장을 마감했다. 올해와 내년 초 주요 관전 포인트는 ‘뷰노메드 딥카스’의 신의료기술평가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재신청이다.

딥카스는 일반병동 환자의 혈압·맥박·호흡·체온을 분석해 24시간 이내 심정지 발생 위험을 알려주는 AI 의료기기다. 국내 최초로 선진입 의료기술로 확정된 AI 의료기기로, 신의료기술평가 유예를 통해 의료 현장에서 비급여로 사용돼 왔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은 지난 23일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를 열었다. 이날은 위원회 개최 이후 첫 거래일로, 평가 결과에 대한 기대감도 주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NECA 관계자는 “위원회는 매월 열리며 이달에는 지난 23일 개최됐다”면서도 결과에 대해서는 “홈페이지에 공개하기 전까지 밝힐 수 없다”고 답했다. 업계에서는 오는 11월 중순 평가 결과가 기업에 통보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평가를 통과하면 한시적 사용에서 벗어나 정식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을 수 있다. 회사는 사용 지속 여부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줄면서 신규 병원 도입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뷰노 관계자는 “평가유예는 한시적으로 사용하는 제도인 만큼 정식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면 불확실성 때문에 도입을 망설였던 기관들의 사용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신의료기술평가 통과가 곧바로 건강보험 적용을 뜻하지는 않는다. 이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평가 등 별도 절차를 거쳐야 한다. “신의료기술평가 이후 급여화 과정에서 심평원의 평가를 받게 된다. 해당 절차는 내년으로 예상하고 있다”는 것이 뷰노측 설명이다.

미국 시장에서는 딥카스의 FDA 허가 재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딥카스는 지난 4월 FDA의 시판 전 신고 절차인 510(k) 심사에서 ‘동등성 증빙 불충분’ 판단을 받았다. 뷰노 관계자는 “올해와 내년 초 중요한 모멘텀은 딥카스의 신의료기술평가와 미국 FDA 재신청”이라며 “FDA 재신청은 연내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로핏, 빅파마 계약은 숨 고르기

뉴로핏(380550)은 전 거래일 대비 900원(15.96%) 오른 6540원에 거래를 마쳤다. 뉴로핏도 글로벌 신약개발에서 의료AI의 활용도가 높아지는 흐름에 올라타고 있다.

회사는 뇌 영상 분석 기술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투약 전 환자 평가와 투약 중 부작용 모니터링을 지원하고, 제약바이오 기업에 임상 연구용 영상 분석(ICL·Imaging Core Lab)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뉴로핏 관계자는 이날 주가 상승에 대해 “루닛과 미국 서밋의 AI 바이오마커 연구 협력 발표에 따른 의료AI 업종 전반의 투자심리 개선과 동반 상승 영향으로 풀이된다”며 “글로벌 제약사의 신약개발 과정에서 의료AI 기술의 활용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관련 기업에 대한 관심이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향후 사업 확대의 핵심은 글로벌 제약사와의 기술검증을 상업화 계약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뉴로핏은 릴리·로슈와 협력을 진행하며 연내 상업화 계약을 목표로 제시해 왔다. 다만 관련 논의는 당초 예상보다 늦어지는 모습이다.

뉴로핏 관계자는 “글로벌 빅파마와 상업화 계약을 위한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면서도 “글로벌 제약사의 기술검증 및 사업화 검토 절차가 엄격하고 세부적인 협의가 필요한 만큼 당초 예상보다 일정이 다소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양사 간 협의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으며 관련 절차를 진행해 가급적 빠른 시일 내 상업화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목표”라고 부연했다.

뉴로핏의 미국 의료기관 공급도 확대되는 추세다. 올해 FDA 허가를 받은 ‘뉴로핏 아쿠아 AD 플러스’는 지난 8월 미국 엘리베이트 클리닉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회사는 북미 의료기관들과 추가 공급을 협의 중이다.

내년에는 이러한 공급 논의와 빅파마 협업이 실제 계약·매출로 얼마나 연결되는지가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레켐비 등 알츠하이머병 치료제의 처방 확대 역시 영상 분석 수요를 늘릴 요인으로 꼽힌다. 뉴로핏 관계자는 “레켐비 처방 확대에 따라 주요 제품 수요가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제품 공급과 매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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