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주 오름테라퓨틱 대표는 지난 21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혁신신약살롱 신촌’ 이후 이데일리와 만나 “연구원들이 GSPT1의 다음 플랫폼인 새로운 페이로드를 항암과 자가면역 분야에서 열심히 연구하고 있다”며 “그쪽에서 성과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저녁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혁신신약살롱 신촌’ 첫 모임에 연사로 참석한 이승주 오름테라퓨틱 대표(왼쪽에서 14번째)가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분해 표적 다변화…외부 기술도 검토
오름테라퓨틱은 항체에 단백질 분해제를 붙인 항체·분해약물접합체(DAC)를 개발한다. 항체가 특정 세포에 약물을 전달하면 페이로드가 세포 생존이나 질환에 관여하는 단백질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개발이 중단된 ORM-5029·ORM-6151과 현재 임상 중인 ORM-1153은 모두 자체 개발한 GSPT1 분해제 ‘SMol006’을 페이로드로 사용한다. GSPT1 분해는 2010년대부터 항암 기전으로 연구됐다. 미국 바이오제약사 세엘진의 CC-90009가 대표 사례다. 암세포의 단백질 합성을 방해하고 백혈병 줄기세포까지 공격할 가능성이 있지만, 초기 임상에서 저칼슘혈증·저혈압 등 부작용도 나타났다. 오름테라퓨틱은 항체로 표적 세포에 선택적으로 전달해 약효와 안전성을 함께 확보하려 한다.
새로운 페이로드 연구는 분해할 단백질의 종류를 늘리는 작업이다. 기존 GSPT1 기전을 활용한 후보의 임상 검증을 이어가면서, 다른 기전이 적합한 암종과 질환에서도 DAC의 가능성을 찾는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달 23일 컨퍼런스콜에서 “GSPT1이 아닌 다른 단백질을 분해하는 페이로드 플랫폼”이라며 “대장암과 삼중음성유방암, 난소암, 위암 등 다양한 고형암에서 효과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쥐 실험에서 다양한 항체와 암 모델에 효과가 있는 것을 확인한 만큼 새로운 페이로드 연구를 더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는 전임상 결과로, 사람에서의 치료 효과를 확인한 것은 아니다. 자가면역·염증질환에서도 특정 세포에 분해제를 전달하는 접근법을 연구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표적과 후보물질은 공개하지 않았다.
재원은 6월 말 기준 약 2500억원의 현금·단기금융상품이다. 이 대표는 “ORM-1153 임상을 계속 추진하고 새로운 페이로드를 연구할 것”이라며 외부 기술 도입도 검토 대상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도입 대상으로는 “새로운 항체나 새로운 페이로드”를 꼽았다. 다만 구체적인 대상과 투자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항체 바꾼 ORM-1153, 환자서 검증
당장의 시험대는 지난 14일 첫 환자 투약 소식을 발표한 ORM-1153이다. 같은 GSPT1 분해제를 사용하는 앞선 두 후보의 개발이 중단된 만큼, 항체와 전달 방식의 차이가 환자에게 어떤 이점을 주는지 확인해야 한다.
초기 유방암 후보 ORM-5029는 2012년 미국에서 허가된 ‘퍼제타’의 성분인 HER2 표적 항체 퍼투주맙을 활용했다. 그러나 새로운 접합체로 진행한 임상에서 간부전 관련 중대한 약물이상반응 의심 사례가 발생해 개발이 중단됐다.
이후 ORM-6151에는 ADC ‘마일로타그’에 쓰인 CD33 표적 항체 젬투주맙의 항원 결합 부위를 활용했다. 회사는 불필요한 면역세포 결합을 줄이도록 항체 구조를 개량하고, 항체와 페이로드를 연결하는 링커도 바꿨다. 이 대표는 컨퍼런스콜에서 이를 “간 (독성) 이슈를 잡기 위한 설계 개선”이라고 설명했다.
ORM-1153은 ORM-6151의 페이로드·링커를 유지하되 표적을 CD33에서 CD123으로 바꾸고 자체 개발 항체를 적용했다. 이 대표는 “ORM-1153부터는 독자 개발한 효율이 높은 항체를 썼다”며 “다른 것은 같고 항체만 바꿨을 때도 약효에 차이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다만 이는 전임상 결과로, 사람에서 충분한 약효와 안전성을 확보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ORM-6151의 개발 중단 사유와 임상 데이터를 확인하기 위한 BMS와의 논의 진행상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앞선 컨퍼런스콜에서 올라프 크리스텐슨 최고 의학책임자(CMO)는 “비밀유지 의무 때문에 저희가 알고 있는 데이터를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는 없다”고 답했다.
다만 오름은 BMS에서 받은 일부 정보를 검토해 ORM-1153 임상 참여자가 투약 전 설명받고 동의해야 할 내용을 보완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한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기존 안전성 감시 체계로 예상 가능한 주요 위험을 다룰 수 있다고 판단해 시험계획은 유지했다.
임상 1상은 약 42명을 대상으로 최적 생물학적 용량과 안전성·내약성을 확인하고 초기 항백혈병 효과 등을 평가한다. 회사는 오는 2027년 말 초기 데이터로 개발 가능성을 가늠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대표는 “IND 승인 이후 굉장히 빠른 속도로 첫 환자 투여를 했다”며 “임상 총괄 연구책임자인 MD앤더슨암센터의 마이티 교수도 ORM-1153에 기대를 갖고 임상을 적극적으로 이끌어가려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자사주 1만주를 장내매수한 배경에 대해서는 “회사가 현금도 많이 보유하고 있는 만큼 회사에 대한 의지를 보여드리려는 취지”라며 “주주들의 의견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