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해킹 딛고 해지율 '뚝'…"정재헌 표 변화관리, 신뢰 회복에 기여"

IT/과학

뉴스1,

2026년 October 28일, PM 01:13

신민수 한양대 교수가 2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업의 경영 위기와 대응' 세미나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 뉴스1 이민주 기자

지난해 대규모 해킹 사고로 고객 이탈을 겪었던 SK텔레콤(017670)이 고객 신뢰를 상당 부분 회복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고 직후 1.6%까지 치솟았던 월평균 해지율은 올해 2분기 0.8%로 낮아져 사고 이전 수준에 근접했다.

학계는 최고경영자가 조직과 실행 체계를 바꾸는 변화관리를 주도한 점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지표 회복과 별개로 사고에 대한 책임을 다하고 재발 방지 약속을 지속적으로 입증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신민수 한양대 교수는 2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국미디어경영학회가 개최한 ‘기업의 경영 위기와 대응 원칙’ 세미나에서 SK텔레콤 사례를 들어 기업 신뢰 회복 방안을 제시했다.

신 교수에 따르면 SK텔레콤의 월평균 해지율은 지난해 2분기 1.6%에서 올해 2분기 0.8%로 낮아졌다. 이는 사고 전인 지난해 1분기 0.7%와 비슷한 수준이다.

휴대전화 가입자는 지난해 4분기를 저점으로 올해 1·2분기 연속 증가했다. 올해 2분기 휴대전화 가입자는 지난해 말보다 22만 명 늘었다.

고객 평가와 실적도 개선됐다. SK텔레콤은 올해 국가고객만족도(NCSI)와 한국서비스품질지수(KS-SQI)에서 각각 29년, 27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내줬던 한국산업의 고객만족도(KCSI) 1위도 되찾았다. 올해 2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5660억 원으로 사고 직전인 지난해 1분기 5674억 원에 근접했다.

신 교수는 이 같은 변화를 회사의 회복 선언이 아닌 고객의 실제 선택과 외부 평가에서 나타난 신호로 분석했다.

그는 "경영 성과가 곧 신뢰 회복이라고 얘기할 수는 없지만 시장의 반응을 통해 기업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는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며 "소비자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는 것은 SK텔레콤이 취한 조치들이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변화관리 책임자' 자처한 정재헌 대표 대응 큰 역할"
신 교수는 특히 정재헌 대표가 '변화관리 책임자'를 자처하고 조직과 실행 중심의 혁신을 추진한 점이 신뢰 회복에 역할을 했다고 봤다.

SK텔레콤은 사고 이후 무료 유심 교체와 전 고객 유심보호서비스 자동 가입, 비정상 인증 차단 등 보호 조치를 확대했다. 신규 영업을 51일간 중단하고 기존 고객의 유심 교체와 상담에 역량을 집중했으며 위약금 면제와 5000억 원 규모의 고객 감사 패키지도 시행했다.

이후 대응은 5년간 7000억 원 규모의 정보보호 투자 계획과 침해사고 대응 매뉴얼 개편, 정보보호백서 발간 등으로 이어졌다. 신 교수는 최고경영자가 변화관리를 맡고 보안 개선을 경영 방침과 업무 절차에 반영한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신 교수는 "CEO가 변화관리 책임자가 되겠다는 것은 다음에 어떠한 사건이 발생하는 것을 미리 예방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며 "그런 점에서 상당히 중요한 접근이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개별 대응에서는 고객이 부담하던 위험과 비용을 회사로 옮긴 점에 주목했다. 위약금 면제는 고객에게 회사를 떠날 선택권을 보장했으며 신규 가입 중단은 단기 매출보다 기존 고객을 우선한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또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고객신뢰위원회와 고객자문단도 개선 노력을 점검하는 장치로 평가했다. 고령자와 장애인 등 디지털 취약계층을 찾아가는 상담·교체 서비스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신 교수는 "기업이 먼저 비용을 부담하면서 사과의 메시지가 정확하게 전달됐고 신뢰 회복에 효과가 있었다"며 "전문가의 감시와 고객 참여, 현장 실행이 다층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기업 운영 문화가 바뀐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미디어경영학회는 2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업의 경영 위기와 대응 원칙’ 세미나를 열었다.

"신뢰 회복 아직 진행형…재발 방지, 시간으로 증명해야"
아쉬운 점으로는 초기 안내 부족, 유심 교체 현장의 혼선을 꼽으며 앞으로는 고객에게 명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재발 방지 대책의 실효성을 지속적으로 입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초기 메시지가 어떠한 사실을 제공하고 고객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은 뼈아픈 한계"라며 "보안 투자를 넘어 조직과 업무 절차를 바꾸고 독립 감사와 장기적인 성과 지표 공개로 재발 방지 노력을 증명해야 한다"고도 전했다.

보안 개선을 조직과 업무 절차의 변화로 연결하고 독립 감사와 장기적인 성과 지표 공개로 효과를 검증하는 것도 과제로 제시했다.

신 교수는 "신뢰 회복은 단순한 캠페인이 아니라 운영 모델을 어떻게 만드느냐에 달려 있다"며 "재발 방지와 독립 감사 등을 장기간에 걸쳐 증명하는 것은 SK텔레콤에도 여전히 남아 있는 과제"라고 말했다.

이혜연 SK텔레콤 고객가치혁신실장은 고객 의견을 경영진의 의사결정에 반영하고 전사적인 개선 과제로 이어가는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 실장은 "신뢰 회복은 회사가 스스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으로부터 직접 판단을 받아야 하는 영역"이라며 "고객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듣고 이를 본질적인 변화로 연결해 고객의 일상에서 신뢰할 수 있는 회사로 거듭나겠다. 정보보안과 고객 보호를 일상화해 고객에 대한 기본적인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minj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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