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한국미디어경영학회가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주최한 기업 위기 대응 관련 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사진=윤정훈 기자)
김 교수는 위기 상황에서 고객이 잃어버리는 비용을 경제적 부담에 한정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고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정보를 찾아다니는 시간과 노력, 향후 피해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불안도 고객이 감당하는 비용”이라며 “기업이 보상이나 요금 할인 등 경제적 지원을 제공하더라도 고객이 겪은 불편과 불안까지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기업이 복구를 했다고 안내하는 시점과 고객이 다시 편안하게 일상으로 돌아가서 믿고 신뢰하고 사용하게 될 수 있는 시점은 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고객 회복을 평가하는 기준도 달라져야 한다고 봤다. 경제적 부담을 얼마나 덜어줬는지뿐 아니라 고객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들인 시간과 노력, 심리적 안정, 선택의 자율성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사고 이후 유심 교체 과정에서 발생한 대기와 예약 혼선 등 고객이 실제로 겪은 경험을 조사하고, 이를 토대로 안내와 예약 절차를 개선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위기 초기의 소통 방식 역시 신뢰 회복에 영향을 미친다. 사고 직후에는 정확한 사실관계를 모두 확인하기 어려운 만큼 신속성과 정확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불확실성이 크다는 이유로 정보를 늦게 알리기보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실과 추가 조사 중인 내용, 고객이 취해야 할 조치, 다음 안내 시점을 구체적으로 공유해야 한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신민수 교수의 SKT 위기 대응 사례 발표 자료(사진=윤정훈 기자)
그는 SKT의 사고 책임과 사고 이후 대응은 구분해서 평가해야 한다고 봤다.
방 위원장은 “SKT가 사고 이후 적극적으로 대응했고, 가입자 수치도 상당 부분 회복됐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다만 적극적인 대응이 사고 자체의 책임을 면하게 해주는 것은 아니며, 피해 구제와 재발 방지를 위한 책임 이행은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사고를 은폐하거나 조사에 협조하지 않는 행위가 기업에 유리한 선택이 되는 제도적 구조를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업이 사고를 숨기는 편이 책임 있게 대응하는 것보다 이익이라고 판단한다면 유사한 문제가 반복될 수 있는 만큼 감독과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방 위원장은 “기업의 위기 관리의 핵심은 사고 수습에 그치지 않고 책임을 제대로 이행하는 데 있다”며 “기업의 신뢰라는 것은 그 기업이 선언하는 것이 아니고 소비자나 사회가 평가한다”고 말했다.
SKT도 고객 관점에서 위기 대응을 돌아봤다. 이혜연 SKT 고객가치 혁신실장은 사고 직후 고객 보호 조치를 빠르게 마련했지만, 실제 고객이 마주한 것은 유심 교체를 위한 긴 대기 줄과 예약 혼선이었다고 밝혔다. 회사가 보호 조치를 마련하는 것과 고객이 이를 불편 없이 이용하도록 하는 것은 다른 문제였다는 설명이다.
이 실장은 신규 가입 업무를 일시 중단하고 매장 역량을 유심 교체에 집중했으며, 구성원 약 2만명이 현장에서 교체를 지원하는 등 대응했다고 설명했다. 위약금 면제와 고객 혜택, 보안 투자 확대 등도 추진했지만, 한 번 흔들린 신뢰가 일회성 조치만으로 곧바로 회복되지는 않았다고 돌아봤다.
SKT는 고객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서비스 개선으로 연결하는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실장은 고객 만족도 조사와 고객센터에 접수된 불만을 숫자로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장을 찾아 문제를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전북 진안의 한 지역에서 통신 품질 불만을 접수한 뒤 현장을 확인한 결과, 중계기 안테나 방향이 틀어져 있는 것을 발견해 문제를 해결한 사례도 소개했다.
이 실장은 고객 신뢰를 단순한 설문 응답보다 실제 행동으로 파악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객이 요금제 추천을 받았을 때 이를 영업 목적이라고 의심하지 않는지, 별도로 고객센터에 문의하거나 인터넷을 검색하며 추가 확인을 하는지 등을 신뢰의 지표로 살펴볼 수 있다는 것이다. 고객의 목소리가 실제 사업 의사결정과 서비스 개선으로 이어지도록 체계화하겠다는 설명이다.
앞서 이날 세미나에서 신민수 한양대 교수는 “기업의 신뢰 회복은 일회성 사과나 보상 캠페인으로 끝날 수 없으며, 고객 보호 조치를 실제 경영 운영 체계로 정착시키고 그 개선 결과를 오랜 시간에 걸쳐 꾸준히 증명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