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억 투자한 마티카, 수주는 늘었는데 매출은 물음표 [차바이오 딥시크④]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29일, AM 06:06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차바이오그룹이 미국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위탁개발생산(CDMO) 전진기지로 키워온 마티카바이오테크놀로지(이하 마티카)가 텍사스 공장 가동 5년째를 맞았다. 1억달러가 넘게 선투자됐지만 지난해 매출은 39억원에 그쳤고, 2027년 완공 목표라던 2공장은 착공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어 투자금 회수 가능 여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마티카바이오 전경 (사진=차바이오텍)
마티카바이오 전경 (사진=차바이오텍)



◇1500억 투자했는데 지난해 매출 39억…고환율에도 적자 지속

21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차바이오그룹이 지난 5월 기준 마티카에 투자한 금액은 누적 1억1200만달러(약 1500억원)이다.

마티카는 2022년 미국 텍사스주 칼리지스테이션에 약 4만5000제곱피트 규모의 바이럴 벡터 cGMP 생산시설을 준공했다. 공정·분석법 개발부터 최대 500ℓ 규모 GMP 생산까지 연계하는 시설이다.

투자 규모에 비하면 현재 매출은 미미하다. 지난해 마티카의 매출은 39억원, 순손실은 317억원이었다. 특히 지난해 원·달러 환율이 연평균 1422원 수준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달러 매출의 원화 환산에 유리한 환경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고환율이었음에도 매출이 40억원을 못 넘겼다"고 지적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16억원, 순손실은 174억원이다.

차바이오텍의 올해 반기보고서 기준 마티카 관련 출자금 장부가액은 202억원, 대여금은 401억원으로 합계 603억원이다. 다만 출자금 장부가액은 현재 회계상 평가액인 만큼 누적 실제 투자액과는 다를 수 있다. 현재 장부상 금액만으로는 투자 회수 여부를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그렇다면 누적 투자금이 영업현금흐름으로 얼마나 돌아오는지가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다. 그간 마티카는 수주 확대를 성장 근거로 제시해왔다. 마티카는 2024년 10개 기업에서 약 100억원을 수주했고 2025년 상반기에도 약 100억원 규모를 확보했다. 올해에도 UHN, 서지엄, 백스돔, 본드웰 등과 프로젝트를 잇달아 발표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수주금액과 수주잔고는 확인되지 않는다. 차바이오텍은 2025년 기준 최종 수주액과 올해 누적 수주액, 수주잔고를 묻는 질문에 고객사와 맺은 비밀유지계약(NDA)과 영업상 이유를 들어 공개하지 않았다. 1공장 가동률 역시 같은 이유로 밝히지 않았다.



◇법적 구속력 있다지만…수주액·실제 매출 사이 ‘간극’

차바이오그룹은 마티카의 수주계약이 법적 구속력을 갖춘 정식 계약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차바이오그룹 관계자는 “마티카바이오테크놀로지가 수주로 집계하는 CDMO 계약은 고객사와 정식으로 서명·체결한 계약으로 법적 구속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CDMO 계약은 업계 특성상 개발·생산 단계별로 업무가 진행되고 그에 따라 대금이 청구되는 구조”라며 “이는 글로벌 CDMO 업계의 통상적인 계약 방식으로 계약의 법적 구속력과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마티카 수주계약의 법적 구속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마티카 수주계약은 대부분 바인딩 계약이 아닌 것으로 안다”며 “100억원을 수주했다고 해도 해당 금액이 모두 매출로 확정되는 구조는 아니라는 점을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CDMO 사업 특성상 계약 체결과 매출 인식 사이에 시차가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공정·분석법 개발에서 임상용 GMP 생산, 후기 임상과 상업생산으로 단계가 올라갈수록 계약 규모가 커지는 만큼 단순 수주 건수보다 고객사의 개발 단계와 실제 GMP 생산 물량이 손익 개선에 더 중요하다.

실제로 회사가 과거 공개한 2024년 수주분의 예상 매출 인식액은 2024년 10억원, 2025년 52억원, 2026년 25억원, 2027년 13억원으로 분산돼 있다. 특히 지난해 마티카의 전체 매출은 39억원으로, 당초 2024년 수주분에서만 지난해 인식할 것으로 예상했던 52억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수주액과 실제 매출 사이의 간극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회사는 올해 첫 GMP 생산을 매출 확대의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차바이오텍 관계자는 “손익분기점(BEP)은 GMP 생산이 본격화되는 시점과 맞물려 있다”며 “초기 단계인 공정·분석법 개발보다 GMP 생산에서 발생하는 매출 규모가 훨씬 크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첫 GMP 생산을 시작으로 매출 성장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다만 회사는 구체적인 BEP 도달 목표 시점은 제시하지 않았다. 당분간 GMP 생산 물량을 얼마나 확보해 공장 가동률을 끌어올릴지가 관건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공장 가동률이 낮아도 인건비와 설비 유지비 등 고정비는 계속 발생한다”며 “충분한 생산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면 고정비만 삼키는 ‘돈 먹는 하마’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2027년 완공 목표였던 2공장…"고객사 후기임상 맞춰 착수"

추가 증설 계획도 유동적으로 바뀌었다. 마티카는 2024년 생산능력을 기존 500ℓ에서 2000ℓ로 확대하는 2공장을 2~3년 안에 완공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당시 기준으로는 2027년까지 증설을 마치겠다는 구상이었다.

현재 회사는 2공장의 착공·완공 시점이나 예상 투자비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차바이오텍 관계자는 “시장 상황과 수주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세부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며 “2공장 부지는 현재 생산시설이 있는 부지 안에 이미 확보해뒀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요 고객사들이 후기 임상에 본격적으로 들어서는 시점에 맞춰 2공장 확대에 착수할 예정”이라고도 덧붙였다.

사실상 기존 고객 임상 진척과 수요가 확인된 뒤 추가 투자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기존 1공장 가동률과 BEP가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2공장 투자를 집행하는 부담을 줄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미국의 생물보안법(BIOSECURE Act)에 따른 공급망 재편을 마티카의 기회 요인으로 꼽았다. 미국과 우방국에 생산·품질관리 역량을 갖춘 CDMO를 찾는 수요가 커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2공장 역시 고객사의 후기 임상과 상업화 일정에 맞춰 상업생산용 바이럴 벡터 공급능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그러나 미국에 생산시설을 갖췄다는 것만으로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례로 미국에서 CGT CDMO 시설을 운영해온 찰스리버래버러토리스(Charles River Laboratories)는 버텍스(Vertex)의 유전자편집 치료제 ‘카스게비’(Casgevy)의 상업생산까지 담당했지만 올해 2월 CGT CDMO 사업을 매각하기로 했다. 지난해 CGT 고객 수요가 사업 인수 당시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밝힌 데 따른 결정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마티카 수주의 핵심은 규모보다 질”이라며 “1500억원을 투입한 공장에서 연매출이 40억원에도 못 미친다면 발표된 수주액이 실제 매출로 얼마나 전환되고 있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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