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에 손끝 감각 입힌다…내년 생산능력 3배 확대”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29일, AM 06:05

[이데일리 신영빈 기자] “로봇의 ‘감각 지능 레이어’를 선점하고자 합니다. 사람이 손끝으로 힘과 접촉을 느끼듯 로봇도 이를 감지하고 실제 동작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영역까지 맡겠다는 것입니다.”

이윤행 에이딘로보틱스 대표는 힘·토크 및 촉각 센서 기술을 바탕으로 로봇 ‘감각 지능’ 영역으로 사업을 넓히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에이딘로보틱스는 힘·토크센서와 촉각센서를 주력으로 개발해왔다. 최근에는 센서를 로봇핸드와 그리퍼에 적용하고 힘 제어가 필요한 표면가공 자동화까지 사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 대표는 “로봇 분야에는 감각을 다뤄야 하는 영역이 굉장히 많다”며 “다양한 로봇 제조사와 이용자에게 감각 지능을 공급하는 회사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윤행 에이딘로보틱스 대표가 2세대 인간형 로봇핸드 ‘에이딘 핸드 Gen2’를 들고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신영빈 기자)
이윤행 에이딘로보틱스 대표가 2세대 인간형 로봇핸드 ‘에이딘 핸드 Gen2’를 들고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신영빈 기자)
◇HD현대와 ‘조선소용 손’ 개발…내년 실증 추진

최근 유치한 16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도 이 같은 사업 확장을 위한 발판이다. 에이딘로보틱스는 HD현대로보틱스, 삼성벤처투자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투자금은 생산능력 확대와 조선 산업용 자동화 솔루션 개발 등에 활용한다. 현재 연간 약 1만개 수준인 센서 생산능력을 향후 약 1년 반에 걸쳐 3만개 수준으로 늘리는 것이 목표다.

특히 HD현대로보틱스와는 조선소에 특화된 고중량 5지 로봇핸드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기존 로봇핸드가 사람 손과 유사한 구조와 높은 자유도, 정밀한 감각을 갖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조선소용 핸드는 무거운 장비와 공구를 다룰 수 있는 힘과 내구성을 강화하는 방향이다.

이 대표는 “정밀 조립을 하는 곳에서는 민감한 센싱이 중요하지만 조선소에서는 큰 힘이나 높은 내구성이 필요한 작업도 있다”며 “사람 손이 필요한 작업을 발굴해 현장에 맞는 핸드를 개발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내년부터 로봇핸드 개발과 현장 실증을 추진한다.

21일 대구 엑스코에서 개막한 ‘ROBEX 2026’ HD현대로보틱스 부스에서 에이딘로보틱스의 촉각 센싱 기술이 적용된 로봇핸드가 물체를 집고 있다. (사진=에이딘로보틱스)
21일 대구 엑스코에서 개막한 ‘ROBEX 2026’ HD현대로보틱스 부스에서 에이딘로보틱스의 촉각 센싱 기술이 적용된 로봇핸드가 물체를 집고 있다. (사진=에이딘로보틱스)
◇두산과 센서 일체형 그리퍼…로봇 ‘손끝 데이터’ 확보

두산로보틱스가 주관하는 국책과제에도 참여한다. 에이딘로보틱스는 센서가 탑재된 2지·다지형 그리퍼를 맡아 개발하고 있다.

최근 들어 로봇은 주변 상황을 판단하고 물체 상태와 접촉 여부, 힘의 크기까지 스스로 파악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이를 위해 로봇의 ‘뇌’ 역할을 하는 AI뿐 아니라 실제 환경을 느끼는 센서와 손이 중요하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에이딘로보틱스는 이 과정에서 힘·촉각 데이터를 AI 학습에 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수집하고 전달하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이 센서를 탑재한 ‘데이터 글러브’다. 작업자가 장갑을 착용하고 같은 작업을 반복하면 손의 움직임뿐 아니라 물체를 잡을 때 가하는 힘까지 기록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카메라로 사람이 물건을 잡는 모습은 볼 수 있지만 얼마나 강하게 잡았는지는 알 수 없다”며 “로봇이 사람의 작업을 제대로 학습하려면 접촉과 힘에 관한 데이터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직접 데이터 사업자가 되기보다는 힘·촉각 데이터를 만들어내는 센서와 이를 로봇 AI에 연결하는 기술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에이딘로보틱스 텍타일 센서 (사진=에이딘로보틱스)
에이딘로보틱스 텍타일 센서 (사진=에이딘로보틱스)
◇“휴머노이드 상용화 관건은 ROI…가격 더 낮아져야”

이 대표는 휴머노이드가 제조현장에 본격적으로 확산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범용 휴머노이드가 사람처럼 다양한 작업을 수행하려면 학습할 작업 데이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현재 휴머노이드는 특정 물체를 집어 옮기는 등 제한된 공정에서는 기술 수준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산업 현장에서는 기술 자체보다 투자 대비 효과가 중요한 변수라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현장에서는 휴머노이드가 수억원에 이르는데 사람보다 생산성이 낮다면 이를 도입해야 하는지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며 “결국 ROI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에이딘로보틱스는 센서의 가격을 낮추고 내구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자체 정전용량형 힘·토크센서를 기존 방식 대비 약 10분의 1 가격 수준으로 양산하고 있으며, 생산량이 늘어나면 가격을 추가로 낮출 계획이다.

일부 고객사는 향후 수만개 단위 센서 수요 가능성도 제시하고 있다. 회사가 생산능력을 3배로 확대하려는 이유다.

사업 성과도 확대되고 있다. 에이딘로보틱스는 현재 약 18개국 600여개 기관에 제품을 샘플 공급하거나 판매했다. 일부 고객사에서는 샘플 공급 단계를 넘어 양산 적용도 시작됐다.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양팔로봇에는 에이딘로보틱스의 손목 센서가 적용되고 있다.

이 대표는 올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약 3배 늘었으며 내년에는 다시 2~3배 수준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향후 글로벌 휴머노이드 제조사의 부품 공급망에 들어가 양산 제품에 센서를 공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다.

그는 “글로벌 휴머노이드 제조사들이 부품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다”며 “휴머노이드가 양산될 때 에이딘로보틱스의 부품도 함께 들어가는 기업이 되는 것이 우선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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