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美 학회’ 앞세운 로킷헬스케어…62.5% 효과, 검증 근거는 미공개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30일, AM 07:11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로킷헬스케어(376900)가 미국신장학회에서 신장재생 패치의 전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했지만 핵심 수치는 5개월 전 공개한 중간 결과와 동일했다. 회사는 하버드 의대 연구진과 함께 신장 기능 보호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강조했지만 실험에 사용한 동물 수와 치료 효과를 뒷받침할 자료는 명확히 공개하지 않았다.

조셉 본벤트레 하버드 의대 석좌교수(전 미국신장학회 회장)가 유튜브 채널 '그로쓰리서치'에서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 (사진=그로쓰리서치 유튜브 영상 갈무리)
조셉 본벤트레 하버드 의대 석좌교수(전 미국신장학회 회장)가 유튜브 채널 '그로쓰리서치'에서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 (사진=그로쓰리서치 유튜브 영상 갈무리)


28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로킷헬스케어는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덴버에서 열린 미국신장학회(ASN Kidney Week 2026)의 기업 발표 프로그램에서 하버드 의대 부속 브리검여성병원 조셉 본벤트레 교수 연구진과 진행한 신장재생 패치 전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쥐의 소변 통로인 요관을 막아 신장 손상을 유발한 뒤, 복부의 그물막 조직인 대망(오멘텀)을 활용한 재생 패치를 이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회사는 패치 적용군의 62.5%에서 신장의 노폐물 여과 능력을 나타내는 사구체여과율(GFR)이 유지되거나 개선됐다고 밝혔다.



◇같은 수치에 다른 설명…'62.5%' 산출 근거는?

이번 발표에서 눈여겨볼 지점은 지난 5월 중간 결과 공개 이후 연구가 얼마나 진전됐는지다.

로킷헬스케어는 지난 5월 26일 하버드 공동연구의 전임상 중간 결과를 발표하면서 패치 적용군의 62.5%에서 신장 기능이 유지되거나 재생됐다고 밝혔다. 약 5개월 뒤 열린 이번 학회에서도 동일한 62.5%를 주요 성과로 제시했다. 중간 결과와 이후 분석 결과가 같을 수는 있지만 추가 실험에서도 같은 효과가 확인됐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회사는 이번 발표에서 신장조직 분석과 다른 동물모델의 실험 결과도 소개했다. 그러나 5월 이후 추가된 연구 데이터의 범위와 전체 연구의 완료 여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사이 62.5%라는 수치에 대한 설명도 달라졌다. 지난 9월 3일에는 손상된 신장의 사구체여과율(GFR)이 약 62.5% 보존됐다고 발표했다. 반면 5월과 10월에는 패치 적용 동물의 62.5%에서 신장 기능이 유지되거나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신장 기능을 얼마나 보존했는지와 전체 동물 중 몇 마리에서 효과가 나타났는지는 서로 다른 지표다. 각 수치가 어떤 기준으로 산출됐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실험 규모 역시 명확하지 않다. 로킷헬스케어의 미국 계열사 로킷아메리카가 지난 6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는 생쥐 78마리를 대상으로 약 6개월간 연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 기재돼 있다.

그러나 이번 발표에서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실제 분석에 사용된 동물 수와 62.5%가 몇 마리 중 몇 마리에서 나온 비율인지 확인하기 어렵다. 당초 계획한 연구가 어느 단계까지 진행됐는지도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



◇GFR 2% 증가·대조군 26~33% 감소…군 간 비교 결과는?

로킷헬스케어가 공개한 실험 결과는 신장 기능 보호 가능성을 보여준다.

회사에 따르면 신장재생 패치를 붙인 쥐는 사구체여과율(GFR)이 평균 2% 증가한 반면, 패치를 붙이지 않은 쥐는 26~33% 감소했다. 신장 손상 정도를 보여주는 지표인 KIM-1도 패치를 붙인 쥐에서 대조군보다 약 95% 낮게 나타났다.

수치만 보면 패치를 붙인 쥐의 신장 상태가 더 양호했던 셈이다. 다만 이러한 차이가 우연이 아닌 패치의 효과인지 판단하려면 실험에 사용한 쥐의 수와 개별 측정 결과, 두 집단을 직접 비교한 통계자료가 필요하다.

지난 5월 회사가 공개한 통계 수치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당시 패치를 붙이지 않은 쥐의 p값은 0.0061, 패치를 붙인 쥐의 p값은 0.3945였다. p값은 관찰된 차이가 우연으로도 나타날 수 있는지를 통계적으로 판단하는 데 사용하는 수치로, 일반적으로 0.05 미만이면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가 있다고 본다.

단 이 수치가 각 집단의 실험 전후 신장 기능을 비교한 결과라면 해석에 주의해야 한다. 패치를 붙이지 않은 쥐에서는 신장 기능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악화됐지만 패치를 붙인 쥐에서는 유의한 변화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의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패치가 신장 기능 저하를 막았을 가능성을 보여주지만 그 자체로 치료 효과가 입증됐다는 뜻은 아니다. 패치를 붙인 쥐와 붙이지 않은 쥐 사이에 신장 기능 변화의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한지를 직접 검증해야 한다.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이러한 비교 결과를 확인하기 어렵다.



◇하버드 공동연구에 28만달러…美 학회 발표 참가비는 4000달러

하버드 의대 연구진과 추진한 공동연구는 로킷헬스케어 측이 연구비를 지원하는 기업 후원 연구로 진행됐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개된 로킷헬스케어와 하버드 의대 부속 브리검여성병원의 기업 후원 연구계약서 서명 부분. 유석환 로킷헬스케어 대표와 연구책임자인 조셉 본벤트레 교수 등의 서명이 확인된다. (사진=미국 SEC 공시 갈무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개된 로킷헬스케어와 하버드 의대 부속 브리검여성병원의 기업 후원 연구계약서 서명 부분. 유석환 로킷헬스케어 대표와 연구책임자인 조셉 본벤트레 교수 등의 서명이 확인된다. (사진=미국 SEC 공시 갈무리)


미국 SEC에 공개된 연구계약서에 따르면 로킷헬스케어와 로킷아메리카는 지난 3월 브리검여성병원과 기업 후원 연구계약(Sponsored Research Agreement)을 체결했다. 계약상 연구 지원금은 총 28만2939달러, 한화 약 3억7800만원이다.

연구책임자는 본벤트레 교수로, 미국신장학회 회장을 지낸 신장질환 분야의 권위자다. 계약서에는 병원 연구진이 연구를 수행하고 통제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기업 후원 연구는 신약과 의료기술 개발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활용되는 산학협력 방식이다. 따라서 연구비 지원 사실만으로 연구 결과의 신뢰성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연구 성과를 평가할 때 연구비 지원 관계도 함께 고려할 필요는 있다.

본벤트레 교수는 최근 유튜브 채널 '그로쓰리서치'에 공개된 인터뷰에서 연구 결과가 유망하면서도 예상 밖이었다는 취지로 평가했다. 로킷헬스케어는 지난 27일 자사 공식 채널을 통해 해당 인터뷰 영상을 공유했다.

미국신장학회에서 진행된 발표 역시 일반적인 연구 초록 발표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얘기가 나온다.

로킷헬스케어는 지난 23일 이나단 최고기술책임자(CTO)가 미국신장학회의 '이노베이션 스테이지'(Innovation Stage)에서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고 알렸다.

미국신장학회가 발간한 공식 전시 안내서에는 '이노베이션 애비뉴'(Innovation Avenue) 프로그램은 참가비가 4000달러(약 535만원)라고 안내돼 있다. (자료=미국신장학회)
미국신장학회가 발간한 공식 전시 안내서에는 '이노베이션 애비뉴'(Innovation Avenue) 프로그램은 참가비가 4000달러(약 535만원)라고 안내돼 있다. (자료=미국신장학회)


미국신장학회가 발간한 공식 전시 안내서에 따르면 이노베이션 스테이지는 올해 신설된 기업 전시 프로그램 '이노베이션 애비뉴'(Innovation Avenue)에 포함돼 있다. 해당 프로그램은 참가비 4000달러(약 535만원)에 전시 공간과 발표용 모니터, 20분간의 발표 기회 등을 제공한다. 참가 대상은 신생기업이나 최근 3년간 학회 전시 이력이 없는 기업 등이며, 학회 측이 참가 자격을 심사한다.

또한 미국신장학회가 공개한 정규 학술 초록을 살펴보면 본벤트레 교수는 신장 안전성 바이오마커, 소아 만성콩팥병, 당뇨병성 신장질환 관련 연구 3건에 공동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 중 로킷헬스케어의 신장재생 패치 연구는 포함되지 않았다. 회사가 소개한 연구 성과와 본벤트레 교수가 공동저자로 참여한 정규 학술 초록은 별개의 발표인 셈이다.

이데일리는 로킷헬스케어 측에 연구 규모와 통계 분석 결과, 미국신장학회 발표 성격 등에 관한 설명을 요청했으나 기사 작성 시점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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