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고객센터 대체?…상담원 늘린 업체 더 많았다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30일, AM 11:06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AI(인공지능)가 고객센터(CS) 인력을 대체해 일자리를 줄일 것이라는 통념과 달리, 실제 AI를 도입한 기업 현장에서는 인력 감원보다 충원이나 업무 재배치가 더 많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리멤버)
(사진=리멤버)
AI 도입 후에도 고객 절반은 상담원 연결을 요구하는 등, AI가 사람을 ‘대체’하기보다는 사람을 ‘지원’하는 상호보완적 모델로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비즈니스 네트워크 서비스 ‘리멤버’ 운영사인 리멤버앤컴퍼니(각자대표 최재호, 송기홍)는 국내 주요 기업의 고객 응대 실무자와 의사결정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AI 고객경험 리포트’를 30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AI를 도입하지 않은 기업의 36%는 AI 도입 시 인력 감축을 예상했으나, 실제 AI를 활용 중인 기업 가운데 인력을 줄인 곳은 18%에 불과했다. 반면 인력을 새로 충원한 기업은 29%에 달했고, 가장 많은 45%의 기업은 인력 축소 없이 기존 업무를 재배치했다고 응답했다.

이 같은 결과는 AI 도입 이후에도 사람의 개입을 요구하는 고객 반응이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AI 도입 후 기업들이 가장 많이 경험한 고객 반응은 ‘상담원 연결 요구(50%)’였으며, ‘같은 문의의 재접수(45%)’가 뒤를 이었다.

이로 인해 기업 지표와 고객 만족도 간 온도 차도 발생했다. AI 도입 후 응답·대기시간이나 처리 비용 등 기업 관리 지표가 개선됐다고 답한 비율은 65%에 달했지만, 고객 만족도나 브랜드 이미지 등 고객 평가 지표가 개선됐다는 응답은 52% 수준에 머물렀다. 응대 속도는 빨라졌으나 고객이 원하는 최종 해결책 제시에는 한계를 드러낸 셈이다.

실제 AI 도입으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기업들은 ‘상담원 개입 기준’을 명확히 설정했다는 공통점을 보였다. 성과가 기대 이상이라고 답한 기업의 78%는 ‘AI 응대 범위와 상담원 전환 시점’에 대한 기준을 갖추고 있던 반면,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기업은 이 비율이 32%에 그쳤다.

성과가 아쉬웠던 이유로 기업들은 답변 정확도(16%)보다 ‘고객의 상담원 연결 요구(56%)’를 월등히 많이 꼽았다. 기준이 없으면 AI와 대화를 반복하다 결국 상담원을 찾게 돼 고객 경험이 끊기기 때문이다. 다만 이처럼 사람의 개입 기준을 성문 규정으로 갖춘 기업은 AI 도입 기업 중 8%에 불과해, 향후 시스템화가 과제로 제시됐다.

AI 도입에 따라 CS 인력에게 요구되는 역량도 변화하고 있다. 기업들은 중요해진 역량으로 △AI 도구 활용 능력(53%)과 △데이터 해석·분석력(44%)을 꼽아, 전통적인 핵심 역량이었던 감정 대응·공감 능력(30%)을 앞질렀다.

기업들의 향후 투자 역시 대체보다 지원에 집중될 전망이다. 응답 기업의 53%가 향후 1년 내 AI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답한 가운데, 신규 도입 희망 분야로는 △상담 요약·자동 분류(30%) △보이스봇·음성 응대(26%) △상담원 실시간 지원(24%)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대면 챗봇 도입 응답은 19%에 그쳤다.

주대웅 리멤버 마켓데이터사업실장은 “이번 조사에서 AI 도입의 성과는 성능 자체보다 사람이 언제 나설지 기준을 미리 정해뒀느냐에서 갈렸다”며 “AI에게 고객을 맡길 수 있지만 사람이 이어받아야 할 순간도 분명하다는 것이 현장의 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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