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리뷰] 아이폰 듀오, '갬성' 충만하지만…UI·UX는 '미완성'

IT/과학

뉴스1,

2026년 October 31일, AM 07:28

2026.10.30 ⓒ뉴스1 김정현 기자

애플이 처음 선보인 폴더블 폰 '아이폰 듀오'를 일주일 가량 사용해 본 결과, 여러 가지 측면에서 미완의 제품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이미 '크랙 게이트'가 지적된 하드웨어보다, 오히려 기대가 컸던 사용자 인터페이스(UI), 사용자 경험(UX) 측면에서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아이폰 듀오의 첫인상은 애플답게 '예쁘다'였다. 아이폰 유저들의 '갬성'(감성)을 충족시키듯 과거 아이폰X 실버 모델을 떠올리게 하는 스테인리스 스틸 유광 은색 테두리, 독특한 'D자' 형태가 생각보다 자연스러웠다. 가로로 배치된 후면 카메라도 세로가 짧은 디자인에서 맥세이프 액세서리를 부착하기 용이했다.

무게는 무겁다. 케이스를 따로 씌우지 않은 상태에서 254G의 무게는 쉽게 익숙해지지 않았다.

펼친 나노 텍스처 디스플레이는 취향의 영역이다. 지문 방지 필름을 붙인 듯한 화면은 지문이 덜 묻고 빛 반사를 줄여주는 장점이 있다.

다만 화면의 선명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단점이 될 수 있다. 나노 텍스처 덕분인지 가운데 주름은 화면의 조도가 낮으면 선명히 보이지만, 조도가 높으면 잘 눈에 띄지 않는다. 언더디스플레이카메라(UDC)도 눈에 크게 거슬리지 않는 수준의 완성도였다.

아이폰 듀오는 한 가지 방식의 멀티태스킹만 지원한다. 2026.10.30 ⓒ뉴스1 김정현 기자

멀티태스킹·앱 지원…폴더블 '최적화' 갈 길 먼 아이폰 듀오
그러나 실사용 과정에서 아쉬운 지점은 연달아 발견됐다. 아이폰 듀오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최적화'다. 출시 전부터 세간의 관심을 받은 화면을 여닫을 때 애니메이션까지는 좋았다. 그러나 이를 제외한 여러 가지 사용 경험에서 불편함이 느껴졌다.

외부 디스플레이 사용 시 애플은 화면 오른쪽에 조작 영역을 배치했다. 문제는 그 영역이 과도하게 두껍다는 점이다. 세로 길이가 짧아졌는데 조작 영역까지 제외되니 실제로 화면에 표시되는 콘텐츠가 아주 좁다.

게임 같이 조작 영역을 사용하지 않는 앱도 해당 영역은 빈 공간으로 남겨졌다. 화면에 콘텐츠를 가득 채우는 앱은 많지 않았다.

아이폰 듀오용으로 최적화 되지 않은 앱은 공간 낭비가 심하다 2026.10.30 ⓒ뉴스1 김정현 기자

펼쳤을 때도 마찬가지다. 펼친 화면의 크기는 아이패드 미니와 비슷하다. 하지만 아이폰 듀오는 아이패드OS와 다른 자체 설정이 적용된다.

가장 아쉬운 건 멀티태스킹이다. 아이폰 듀오는 가로 상태에서만 1:1 비율로 화면이 분할된다. 분할된 한쪽의 가로 크기로만 콘텐츠가 표시된다는 이야기다. 화면을 돌리면 멀티태스킹이 풀린다. 그렇다고 두 앱의 경계선 비율을 조정할 수도 없다.

아이패드는 물론, 경쟁 제품인 갤럭시Z폴드 시리즈도 지원하는 다양한 멀티태스킹 기능을 막아둔 셈이다. 기껏 폴더블 폰을 쓰는데 큰 화면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

특히, 아이폰 듀오용으로 최적화되지 않은 앱들은 기존 바 형태 스마트폰 크기로만 앱이 표현된다. 넓어진 공간이 낭비되는 비효율이 발생하는 점도 아직 아이폰 듀오가 제대로 준비되지 않았다는 점을 드러냈다.

이외에도 갤러리에서 화면 일부에만 사진과 영상이 표시되는 등 기본 앱에서도 잔 버그가 종종 발견됐다.
가로 화면에서 세로 촬영 모드가 실행되는 아이폰 듀오 2026.10.30 ⓒ뉴스1 김정현 기자

카메라 사용 경험도 다소 어색하다. 화면을 가로로 펼친 상황에서 카메라를 켜면 '세로' 사진 촬영 모드가 켜진다. 가로 촬영 모드가 실행될 거라는 기대가 어긋났다.

돌려서 촬영을 하려고 할 때도 불편한 점이 있다. 아이폰 듀오는 카메라가 위치한 쪽의 무게가 반대쪽보다 확연히 무겁다. 카메라가 없는 쪽을 쥐고 촬영을 하면 펼친 크기가 큰 만큼 위쪽의 무게가 느껴져 기기가 기울어지는 느낌이 든다.

하드웨어에서도 불안 요소가 있다. 힌지(경첩) 부분의 끝단에 내부 힌지가 노출되는 부분이 있다. 해당 부분을 통해 먼지나 습기가 들어갈 경우 기기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도 들었다.

아이폰 듀오 끝단에는 내부 힌지가 노출되는 부분이 육안으로 확인된다. 2026.10.30 ⓒ뉴스1 김정현 기자

'329만원' 가격 고려 시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완성도 아쉬워…후속작 기대
짧은 기간 사용해 본 아이폰 듀오에 대해 다소 혹평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폴더블 폰은 지난 7년간 경쟁사들의 제품이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며 발전해 온 만큼, 요구되는 기준점도 높을 수밖에 없다.

그동안 '기술이 성숙할 때까지 기다린다'고 해 온 애플이기 때문에 기대가 컸다. 초기 모델의 단점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었다. 더구나 출시 전 공개된 UI 애니메이션을 보고 더 큰 기대를 갖기도 했다. 그러나 실제 마주한 기기는 그런 기대를 여러 측면에서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생각이다.

특히 329만 원이라는 높은 가격을 고려할 때, 애플이 출시 시점을 더 뒤로 미루더라도 완성도를 높였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 앞서 지적한 최적화 등 여러 UI·UX 등의 단점들은 시간이 지나가면 개선될 것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애플이 앞으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화면 활용과 조작 방식을 얼마나 개선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지금 아이폰 듀오에 필요한 것은 새로운 하드웨어가 아니라 넓은 화면에 걸맞은 iOS다.

Kri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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