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곳 검토해 15곳 선정까지 단 8분"…SKT AI 업무 체험해보니

IT/과학

뉴스1,

2026년 November 01일, AM 09:00

SK텔레콤 EBB 프로그램 체험 현장에서 80여개 입점 신청서를 검토해 조건에 맞는 15개 업체를 추려 달라는 과제를 받았다.(홈페이지 갈무리)

"80여 개 입점 신청서를 검토해 조건에 맞는 업체 15곳을 선정하라."

처음 맡은 업무부터 만만치 않았다. 엑셀 파일에는 80여 개 업체의 이름과 판매 품목, 사업자등록번호, 사업장 소재지, 영업신고 종류 등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모집 공고와 이메일, 메신저에 전달된 지시사항까지 확인해야 했다. 사람이 일일이 검토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법한 업무였다.

하지만 인공지능(AI) 도구 '클로드 코드'에 과제 페이지 주소를 붙여넣고 "여기 들어가서 과제 수행해줘"라고 입력하자 상황이 달라졌다. AI는 웹사이트에 접속해 엑셀 파일과 관련 자료를 확인하고 업체 선정 작업을 진행했다. 최종 선정 결과가 나오기까지 걸린 시간은 8분이었다.

30일 SK텔레콤(017670)의 AI 업무 체험 프로그램 'EBB(Early Bird Breakfast) AX CLUB'을 직접 체험했다.

EBB AX CLUB은 매주 수요일 아침 일찍 출근한 SK텔레콤 임직원들이 식사를 마친 뒤 AI를 활용해 다양한 업무 과제를 해결하는 프로그램이다. 참여자들은 실제 업무를 재현한 과제를 수행하며 AI 활용 방식과 문제 해결 경험을 공유한다.

과제 홈페이지 링크를 '클로드 코드'에 붙여 과제를 수행해달라고 요구하자 8분만에 80여개 신청서를 모두 열람한 뒤 기준에 맞게 15개 업체를 선정했다.(클로드 페이지 갈무리)

80여 개 신청서·복잡한 심사 기준…AI가 8분 만에 결과 도출

이날 체험한 과제 중 하나는 '2026 성수 군것질 마켓'의 입점 업체를 선정하는 일이었다. 참가자는 플리마켓 운영 담당자가 돼 80여 개 업체의 신청서를 검토하고 최종 15개 업체를 선정해야 했다.

업무는 생각보다 복잡했다. 신청서에 적힌 업체 정보만으로 적격 여부를 판단할 수 없었다. 모집 공고에 명시된 자격 요건과 판매 가능 품목을 확인해야 했고, 현장 게시판에 올라온 변경 사항도 반영해야 했다.

이메일과 메신저에 전달된 업무 지시도 확인 대상이었다. 신청서 목록과 모집 공고, 현장 게시판, 심사 시스템 등 여러 곳에 흩어진 정보를 종합해야 최종 업체를 선정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어디서부터 확인해야 할지 막막했다. 클로드 코드에 과제 페이지 주소를 입력하고 업무 수행을 요청하자 AI가 웹사이트 접근 권한을 요청했다. 이를 허용하자 AI는 페이지를 열어 과제 내용을 확인하고 필요한 자료를 탐색하기 시작했다.

클로드 코드는 앤트로픽이 개발한 AI 작업 도구다. 이용자의 질문에 답하는 데 그치지 않고 파일을 분석하거나 여러 단계의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클로드 코드는 엑셀 파일에 담긴 신청 업체 정보를 살펴보고 관련 자료를 검토해 선정 결과를 제시했다. 사용자가 업체별 정보를 직접 복사해 입력하거나 파일마다 세부 명령을 내릴 필요가 없었다.

무엇보다 눈에 띈 것은 작업 속도였다. 여러 자료를 확인하고 심사 기준을 적용해 업체 15곳을 추리는 데 8분이 걸렸다. AI가 단순한 질의응답을 넘어 여러 단계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8분은 AI가 선정 결과를 제시하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선정 업체들이 모든 심사 기준을 정확하게 충족했는지 별도로 검증한 결과는 아니다.

신성한 SK텔레콤 AI Board 매니저가 EBB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뉴스1 신민경 기자

"AI 도입만으로 생산성 높아지지 않아"…업무 환경 재설계가 관건

SK텔레콤이 이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이유는 AI 활용을 실제 업무 성과로 연결하기 위해서다.

이날 프로그램에서는 AI 도입 초기 오히려 업무 효율이 떨어졌다가 데이터 정비와 업무 재설계 등을 거친 뒤 생산성이 높아지는 'AX J커브' 개념도 소개됐다.

AI를 도입했다고 곧바로 생산성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직원들이 새로운 도구에 익숙해져야 하고, AI가 필요한 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와 업무 시스템을 정비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두 번째 업체 선정 과제에서는 AI와 외부 업무 시스템을 연결하는 모델 컨텍스트 프로토콜(MCP)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MCP를 활용하면 AI가 메일함과 신청서 목록, 심사 에이전트 등 여러 시스템의 정보와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사용자가 자료를 일일이 옮기지 않아도 AI가 필요한 정보를 찾아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실제 기업에서 이러한 연결 환경을 구축하기는 쉽지 않다. 사내 시스템마다 데이터가 분산돼 있고, 개인정보나 민감한 업무 정보를 외부 AI 서비스에 전달하는 데에도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이날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 신성한 SK텔레콤 AI Board 매니저는 "AI를 실무에서 활용하려고 하면 가장 큰 허들은 AI 자체가 아니다"라며 "사내 시스템을 어떻게 연동하고 필요한 정보를 AI에 전달할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AI가 일할 수 있게 만들어 주면 훨씬 더 많은 업무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은 EBB AX CLUB 등 구성원 참여형 프로그램을 통해 AI 활용 경험을 축적하고 이를 조직 전반의 업무에 적용할 계획이다.

smk503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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