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AI, 우주서 첫 시 짓고 지구로 보냈다…TPU 궤도 추론 성공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November 01일, AM 10:35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구글이 우주에 띄운 위성에서 인공지능(AI)을 구동해 시를 생성하고 지구로 전송하는 데 성공했다. 데이터센터급 AI 반도체가 우주 궤도에서 실제 AI 연산을 수행하고 그 결과를 지상으로 보내는 첫 실증이다. 우주에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려는 구글의 장기 프로젝트가 첫 기술 검증 단계를 통과했다.

구글은 블로그를 통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우주 AI 인프라 연구 프로젝트 ‘선캐처(Project Suncatcher)’의 시제품 위성에서 첫 AI 응답을 수신했다고 밝혔다.

출처=구글 블로그
출처=구글 블로그
지난 10월 1일 스페이스X 팰컨9 로켓의 공유 발사 임무를 통해 발사한 위성이다. 구글은 위성영상 기업 플래닛랩스와 협력해 위성을 개발했다. 발사 이후 위성 본체와 AI 반도체 장치를 가동하고 초기 머신러닝 테스트를 진행해 왔다.

첫 시험은 시를 짓는 일이었다. 구글 연구진이 지상국을 통해 우주에 있는 위성에 명령을 보내자, 위성에 탑재된 구글의 AI 전용 반도체 TPU(Tensor Processing Unit)가 오픈 모델 ‘젬마4(Gemma 4)’를 구동해 하이쿠를 생성했다.

위성이 노르웨이 스발바르 상공을 지날 때 생성된 시가 지상으로 전송되면서 시험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시에는 ‘아래의 푸른 지구’, ‘고요히 흐르는 데이터’, ‘내 핵심을 채우는 별빛’이라는 우주에서의 경험이 담겼다. 이후 우주를 주제로 한 5행시와 위성 탑재 장치의 기술 상태를 보고하는 명령도 시험했다.

이번 성과는 우주에서 AI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기 위한 첫 단계라는 의미가 있다. 지상 데이터센터와 달리 우주는 공기 흐름을 이용한 냉각이 불가능하고 강한 방사선에도 노출된다. 반도체에서 발생하는 열을 방열판 등으로 내보내야 하며, 방사선으로 인한 데이터 오류도 막아야 한다.

구글은 이번 시험을 시작으로 위성 궤도에서 TPU가 열과 방사선에 얼마나 안정적으로 견디는지 추가 검증할 계획이다. 2027년에는 위성 2기를 발사해 레이저 기반 고속 광통신으로 연결하는 실험도 추진한다. 위성끼리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AI 연산을 분산 처리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구글이 구상하는 최종 목표는 태양광을 활용하는 대규모 우주 AI 컴퓨팅 인프라다. 지구 저궤도에서는 태양광을 비교적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어, 장기적으로 대규모 AI 연산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여러 위성을 연결해 하나의 분산 컴퓨팅 시스템처럼 운영하는 방안도 연구하고 있다.

이번 시험은 우주에서 AI가 시 한 편을 생성해 지구로 보내는 데 성공한 초기 검증이다. 실제 데이터센터 수준의 대규모 연산이나 상용 서비스가 가능한 단계는 아니다. 반도체의 장기적인 내구성과 냉각, 위성 간 통신 등 해결해야 할 기술 과제가 남아 있다. 구글은 이번 실험에서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우주 AI 인프라 구축 가능성을 단계적으로 검증할 계획이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