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수십 년 된 과학 난제 풀었다는데…연구 공로는 누구 몫?

IT/과학

뉴스1,

2026년 November 02일, AM 06:10


인공지능(AI)이 수십 년간 풀리지 않았던 수학·과학 난제를 해결했다는 주장이 잇따라 나왔다. 오픈AI와 앤트로픽은 컴퓨터과학계에서 오랫동안 받아들여진 '지수시간 가설'을 반박하는 증명을 찾았다고 밝혔다.

세계적인 연구자들이 검증에 나선 가운데 AI가 먼저 제시한 연구 성과를 누구의 공로로 인정해야 하는지도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수십 년 된 지수시간 가설에 도전…석학들 검증 나서
챗GPT 개발사 오픈AI는 최근 자체 AI 모델이 컴퓨터과학·수학·물리학 분야의 미해결 문제 3건에 대한 증명을 만들었다고 발표했다.

컴퓨터과학 분야에서는 1999년 제기된 '지수시간 가설'(ETH)이 틀렸음을 증명했다고 주장했다.

지수시간 가설은 특정 계산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시간의 하한에 관한 가설이다. 대표적으로 변수의 수가 늘어날수록 문제를 푸는 데 필요한 시간이 지수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오픈AI는 이 가설을 반박하는 증명을 생성했다고 밝혔다. 증명이 학계에서 인정된다면 기존에 빠르게 풀기 어렵다고 여겨졌던 일부 계산 문제의 이론적 한계를 다시 검토해야 할 수 있다. 다만 실제 계산 속도가 곧바로 빨라진다는 의미는 아니다.

검증에는 지수시간 가설을 처음 제기한 러셀 임팔리아초와 라마모한 파투리, 라이언 윌리엄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가 참여한다.

오픈AI 발표 이후 경쟁사 앤트로픽도 자체 AI 모델 클로드가 지수시간 가설을 반박하는 알고리즘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지수시간 가설은 계산 문제의 난도를 설명하는 주요 이론으로 활용돼 왔다. 윌리엄스 교수는 이 가설이 지난 10여 년간 발표된 많은 과학 논문의 전제로 사용됐다며, 반박이 사실로 확인되면 기존 연구를 재검토해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검증에 참여한 연구자들은 자신들의 참여가 증명의 타당성을 인정한다는 뜻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수학·물리학 난제도 해결 주장…노벨상 수상자 검증 참여
오픈AI는 수학과 물리학 분야에서도 난제를 해결했다고 주장했다.

수학 분야에서는 1991년 제기된 '국소 평활화 추측'이 모든 차원에서 성립한다는 증명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국소 평활화 추측은 파동의 집중 현상을 수학적으로 설명하는 문제다. 지금까지 일부 차원에서 증명됐으며, 오픈AI는 모든 차원에 적용되는 증명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이 증명이 인정되면 또 다른 수학 난제인 '카케야 추측'과 '스타인 제한 추측'의 해결로도 이어질 수 있다.

물리학에서는 쿼크와 글루온의 상호작용을 설명하는 양자색역학을 비롯해 4차원 양자장론의 수학적 존재를 입증하는 증명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세계 7대 수학 난제인 밀레니엄 문제 중 '양-밀스 이론과 질량 간극' 문제와 관련된 순수 양-밀스 이론의 존재 증명도 포함됐다. 다만 이것이 밀레니엄 문제 전체를 해결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물리학 분야의 증명은 2004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데이비드 그로스가 이끄는 연구팀이 검증하기로 했다.

오픈AI는 컴퓨터과학·수학 분야의 증명자료를 공개하고 수학적 증명 검증 도구인 '린'(Lean)을 활용해 형식화했다. 물리학 분야의 증명자료는 연구의 분량과 복잡성을 고려해 공개를 미뤘다.

AI가 먼저 발견한 연구 결과…학술적 공로는 누구에게
오픈AI는 이번 발견에 대한 학술적 공로를 자사가 주장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외부 검증에 참여하는 연구자들이 결과를 설명하는 논문이나 자료를 작성하면 그 기여를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AI가 생성한 연구 결과를 주제로 한 워크숍과 학술회의 등을 지원하기 위해 시몬스재단에 500만 달러를 기부하기로 했다.

그러나 AI가 연구 결과를 먼저 제시하는 상황에서 학술적 공로를 어떻게 배분할지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컴퓨터과학 분야의 결과를 검증하는 연구자들은 학계에 보낸 공개서한에서 결과를 먼저 발표하거나 강력한 AI 도구를 보유한 주체가 공로를 차지하는 반면, 증명을 검증하고 의미를 설명하는 연구자의 기여는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수학계에서도 AI 연구 성과의 공로 배분 과정에서 인간 연구자가 소외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 제기됐다.

미국·영국·네덜란드·폴란드·스위스 등 여러 국가의 연구자들이 발표한 '라이덴 선언'은 AI가 기존 연구를 학습·종합하는 과정에서 선행 연구의 기여가 제대로 인용되지 않는 문제를 지적하고, 연구자에 대한 적절한 공로 인정과 연구 결과에 대한 인간 연구자의 책임을 강조했다.

sumin0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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