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 암시장'된 다크웹...개인정보·해킹툴 거래된다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November 02일, AM 06:18

[김재기 S2W 최고개인정보보호책임자(CPO), 정리=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해킹 범죄가 산업화되고 있다. 해킹 도구 개발부터 기업 시스템 침투, 탈취 정보 판매와 피해 기업 협박까지 역할을 나눠 맡는 식이다. 인공지능(AI)은 공격에 활용되고 다크웹과 암호화폐는 범죄 거래와 결제 수단으로 쓰인다.

김재기 S2W 최고개인정보보호책임자(CPO).(사진=S2W)
김재기 S2W 최고개인정보보호책임자(CPO).(사진=S2W)
대표적인 사례가 해킹 도구를 구매하거나 구독하는 ‘서비스형 범죄(Crime-as-a-Service)’다. 전문적인 해킹 기술이 없어도 다른 범죄자가 개발한 도구를 이용해 공격할 수 있다.

범죄 조직 내부의 역할도 세분화되고 있다. 유럽연합(EU) 경찰기구 유로폴(Europol)은 올해 10월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관리자와 개발자, 협상 담당자, 제휴 공격자 등으로 역할을 나눈 범죄 조직의 용의자들을 특정했다. 일부 랜섬웨어 조직은 다크웹과 일반 웹에서 공격 가담자를 모집하기도 한다.

해킹 범죄가 분업화되면서 기업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도 상품으로 거래된다. 해커가 서버나 네트워크의 접근 권한을 확보한 뒤 다른 범죄자에게 판매하는 방식이다. 직접 해킹하지 않고도 돈을 주고 기업 시스템에 침투할 기회를 얻는 셈이다.

실제 지난 9월에는 매출 약 32억달러 규모의 국내 제조업체에 대한 가상사설망(VPN)·방화벽·서버 접근 권한이 4000달러(약 530만원)에 매물로 나왔다. 수조원대 매출 기업의 내부 시스템 접근 권한이 수백만원에 거래 대상으로 올라온 셈이다.

접근 권한을 구매한 범죄자는 이를 활용해 추가 해킹을 시도한다. 기업 내부 정보를 빼내거나 시스템을 마비시킨 뒤 금전을 요구한다.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탈취한 정보를 공개하기도 한다.

범죄 수익을 주고받는 데는 주로 암호화폐가 쓰인다. 여러 지갑으로 자금을 옮기거나 장외거래를 통해 출처를 감추기도 한다.

범죄자들이 정보를 교환하고 거래 상대를 찾는 주요 무대는 다크웹이다. 다크웹은 토르(Tor) 등 별도의 익명 통신 네트워크를 통해 접근하는 인터넷 공간이다. 이용자의 신원이나 접속 위치를 파악하기 어렵다. 다크웹 자체는 불법이 아니지만 익명성을 악용해 개인정보와 해킹 도구, 기업 시스템 접근 권한 등을 거래한다. 범죄 조직의 모집과 홍보에도 활용된다.

생성형 AI의 확산도 사이버 범죄 시장의 변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AI를 활용하면 악성코드 제작과 피싱 문구 작성 등 공격 준비 과정의 일부를 자동화할 수 있다. 공격에 필요한 기술적 장벽이 낮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 관련 데이터 유출 게시물도 급증했다. 사이버 위협 분석업체 S2W에 따르면 매년 1~9월 기준 2022년 371건에서 2023년 489건, 2024년 657건, 지난해 1018건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1593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5% 늘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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