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넘어 신약으로’…지노믹트리 대표가 6년 만에 IR 나선 이유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November 02일, AM 09:01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안성환 지노믹트리(228760) 대표가 6년 만에 직접 기업설명회(IR)에 나섰다. 암 조기진단 사업이 연구개발과 인허가 단계를 넘어 본격적인 상업화에 접어든 가운데 신약개발 플랫폼에서도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면서다. 기존 진단사업의 매출 확대와 차세대 신약 플랫폼의 가치 입증이라는 두 과제를 직접 설명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지난 30일 안 대표는 온라인 IR을 열고 암 조기진단 제품 ‘얼리텍’의 사업화 계획과 메신저리보핵산(mRNA) 기반 치료제 플랫폼 ‘리포나엑스’(LipoRnaX)의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안 대표가 직접 IR 발표자로 나선 것은 2020년 12월 삼성증권 행사 이후 약 6년 만이다.

이번 발표에서는 기존 주력사업인 진단보다 신약 플랫폼에 무게를 실었다. 얼리텍-B는 올해 국내 허가와 유럽 인증을 확보하고 비급여 시장 진입을 추진 중이며, 얼리텍-C도 내년 보험 등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진단사업의 상업화 기반을 마련한 만큼 향후 기업가치를 좌우할 신약개발 성과를 적극적으로 알리겠다는 취지다.

지노믹트리의 메신저리보핵산(mRNA) 기반 치료제 플랫폼 ‘리포나엑스’(LipoRnaX)의 구조와 치료 전략. 하나의 지질나노입자(LNP)에 다양한 치료물질을 탑재해 암 관련 단백질 분해, 종양억제 단백질 복원, 항암제 전달 등 세 가지 방식으로 암을 치료하는 기술이다. (자료=지노믹트리)
지노믹트리의 메신저리보핵산(mRNA) 기반 치료제 플랫폼 ‘리포나엑스’(LipoRnaX)의 구조와 치료 전략. 하나의 지질나노입자(LNP)에 다양한 치료물질을 탑재해 암 관련 단백질 분해, 종양억제 단백질 복원, 항암제 전달 등 세 가지 방식으로 암을 치료하는 기술이다. (자료=지노믹트리)




◇RAS 분해제 동물실험 성과…뇌질환 치료 가능성도 제시

지노믹트리는 이번 IR에서 리포나엑스를 활용한 항암제와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의 비임상 성과를 공개했다.

리포나엑스는 지질나노입자(LNP)에 mRNA 등 치료물질을 담아 원하는 조직으로 전달하는 플랫폼이다. 회사는 이를 활용해 암세포의 성장에 관여하는 RAS 변이 단백질을 제거하는 단백질분해유도제(PROTAC)를 개발하고 있다.

RAS는 세포의 성장과 분열을 조절하는 단백질로,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암세포가 계속 증식하도록 만든다. 특히 췌장암 환자의 90% 이상에서 RAS 계열의 KRAS 유전자 변이가 발견된다. 그러나 단백질 구조상 약물이 결합하기 어려워 오랫동안 항암제 개발의 난제로 꼽혔다. 최근 일부 변이를 억제하는 치료제가 개발됐지만 다양한 변이를 폭넓게 공략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지노믹트리는 기존 치료제처럼 RAS 단백질의 기능을 억제하는 대신 변이 단백질 자체를 분해하는 방식에 도전하고 있다. 앞서 여러 종류의 RAS 변이 단백질을 분해하는 세포실험 결과를 공개한 데 이어 이번에는 췌장암 동물모델에서의 항암효과를 설명했다. 회사에 따르면 분해제를 투여한 동물에서는 대조군보다 종양 성장이 억제됐다. 향후 추가 검증을 통해 여러 RAS 변이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치료제로 개발할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퇴행성 뇌질환 분야에서도 진전을 보였다. 알츠하이머병 등에 관여하는 병적 타우 단백질을 선택적으로 분해하도록 설계한 mRNA 치료제를 세포에 처리한 결과, 인산화된 타우뿐 아니라 파킨슨병 관련 단백질인 인산화 알파시누클레인도 함께 감소했다.

별도의 동물실험에서는 뇌 표적 LNP를 정맥 투여한 뒤 뇌와 척수 조직으로의 전달 가능성을 확인했다.



◇얼리텍-B 병원 처방 확대…C는 새 영업 파트너 물색

진단사업에서는 외부 영업망을 활용한 매출 확대에 속도를 낸다.

방광암 진단제품 얼리텍-B는 지난 3월부터 일부 건강검진센터에서 검사가 이뤄지고 있으며, 연말부터 상급종합병원을 중심으로 비급여 처방을 확대할 예정이다. 대학병원은 내부 인력이 담당하고, 삼광의료재단은 기존 거래 병원을 중심으로 영업을 진행하게 된다.

대장암 진단제품 얼리텍-C의 영업 파트너도 모색하고 있다. 안 대표는 질의응답에서 “의원급 의료기관 영업을 맡을 파트너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얼리텍-C는 지난 3월 신의료기술평가를 신청했으며 오는 2027년 보험 등재가 목표다. 회사는 상급종합병원의 약 75%에서 검사 코드 등록 절차를 마친 만큼 보험시장 진입 이후 기존 병원 네트워크를 활용해 처방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안 대표는 향후 신약 플랫폼의 기술수출 전략에 대해 “현재는 기술을 필요로 하는 기업을 찾아 라이선스 계약을 추진하기보다 기술 자체를 완성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개발 진행 단계에 맞춰 전문적인 사업개발(BD) 역할을 담당할 인력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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