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컴의 철제 캐비닛(랙) 문을 하나 열자 촘촘하게 전선들이 배치돼 있었다. 또 다른 문을 여니 배관과 같은 장비들이 눈에 들어왔다. 위에는 컴퓨터의 물이 이동해 컴퓨터의 열을 식혀주도록 하기 위해 천정에 연결된 직접 수냉식 장치도 확인할 수 있었다. 밖으로 나가자 대형 스크린을 통해 현재 슈퍼컴퓨터의 상황도 확인할 수 있었다.
거대 과학 연구를 위한 계산, K-문샷과 같은 국가 전략 연구개발(R&D)을 위해 국가 슈퍼컴퓨팅 자원이 중요해지는 가운데 첨단 연구와 인공지능(AI) 기반 과학연구까지 지원할 수 있는 슈퍼컴퓨터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에 구축됐다.
슈퍼컴퓨터 6호기 '한강'.(사진=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전선과 배관 등 장치들이 촘촘히 연결돼 있다.(사진=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홍태영 슈퍼컴퓨팅인프라센터장이 외부에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슈퍼컴 6호기 구축 공간의 현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이번에 구축된 국가 슈퍼컴퓨터 6호기 ‘한강’은 지난 2022년 8월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지만 AI 발전에 따른 그래픽처리장치(GPU) 가격 급등 등에 따라 유찰, 사업계획변경, 적정성 재검토 등의 우여곡절을 딛고 4년만에 구축됐다.
지난 5호기 ‘누리온’이 수행해 온 중앙처리장치(CPU) 기반 대규모 계산과학·시뮬레이션 연구 지원 기능은 물론 최신 GPU를 활용한 AI 기반 과학연구까지 새로 지원하도록 성능을 강화했다.
6호기는 엔비디아(NVIDIA)의 CPU-GPU 통합 가속기 칩인 ‘GH200’ 등 최신 GPU 8496개와 CPU 9936개를 탑재했다. 5호기 대비 24배의 이론연산성능, 10배의 저장공간, 4배의 네트워크 성능을 갖췄다. 이달 초 국제슈퍼컴퓨팅컨퍼런스(SC2026)에서 발표될 전 세계 슈퍼컴퓨터 성능순위(Top500)에서도 10위권급에 등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5호기 대비 강력한 성능을 갖춘 6호기가 KISTI에 구축됐다.(사진=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간접 수냉식 방식을 이용했던 5호기와 달리 6호기는 직접 수냉식 방식을 이용해 에너지 효율을 높였다.(사진=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앞으로 6호기는 K-문샷 등 국가전략 R&D를 중점 지원하는 한편, 대학·출연연의 도전적 연구부터 기업의 기술개발까지 뒷받침하는 핵심 연구 인프라로 활용될 예정이다. 지난 9월부터 연구자 모집을 거쳐 현재 시범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공식 서비스는 다음 달 16일부터로 예상된다.
내년 상반기에는 KISTI가 준비중인 양자컴퓨터와 연계해 하이브리드 형태의 연구도 이뤄질 전망이다. 최적화에 강점이 있는 양자컴과 계산을 빠르게 해내는 슈퍼컴의 장점을 모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번 6호기는 기업들의 참여도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5호기의 경우 기업 수요에 따라 직접 기술 지원에 치중하면서 산업체 활용 비율이 상대적으로 적은 1.9%에 머물렀던 것과 달리 15% 수준으로 산업혁신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식 KISTI 원장은 “6호기는 대국민 공모를 거쳐 ‘한강의 기적’, 데이터의 흐름, 한국인 노벨상 수상자 ‘한강’처럼 과학계 노벨상 염원 등의 뜻을 갖고 있다”며 “6호기가 국내 연구자들의 도전적인 연구를 뒷받침하는 기반이 되도록 그간의 슈퍼컴 운영경험을 토대로 안정적인 운영과 이용자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