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협의도 없이 몇 달 만에 짐 싸라니"… 방미통위 노조, 세종 이전 강행에 반발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November 02일, PM 03:46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행정안전부의 중앙행정기관 세종시 추가 이전 발표를 둘러싸고 대상 기관 내 잡음이 커지고 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 노동조합은 정부가 사전 협의 없이 내년 상반기 이전이라는 ‘비현실적 일정’을 일방 통보했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국가공무원노동조합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지부(이하 노조)는 2일 성명서를 내고 “협의 없는 졸속 이전은 국민주권정부의 이름에 걸맞지 않다”며 “정부는 일방적인 이전 통보에 대해 사과하고 노동조합과의 공식 협의 테이블부터 즉각 구성하라”고 촉구했다.

(사진=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사진=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앞서 행정안전부는 지난 10월 13일 수도권 소재 44개 중앙행정기관(공무원 9929명)의 세종 이전 계획을 발표했다. 이 중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정원 301명)를 포함한 6개 기관(약 1100명)은 불과 몇 달 뒤인 내년 상반기까지 이전을 완료해야 하는 상황이다.

노조는 국토균형발전이라는 정책 목표 자체에는 공감하면서도, 당사자인 직원들과의 사전 협의가 전무했던 절차적 정당성 문제를 집중 지적했다.

노조 측은 “삶의 터전을 옮겨야 하는 당사자들이 발표 당일 언론 보도를 통해서야 이전 소식을 접했다”며 “헌법 제33조와 공무원노조법 제8조는 보수·복지 및 근무조건을 교섭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음에도 정부는 주거·이주 대책 등 근무조건과 직결된 결정에서 노조와의 사전 협의를 완전히 건너뛰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가 ‘소통·민생·상생’을 핵심 국정 가치로 내걸었음에도 정작 내부 구성원의 목소리를 완전히 배제한 것은 스스로의 약속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며 “국민의 목소리를 국정 기준으로 삼겠다는 약속에서 공무원은 예외인가”라고 반문했다.

노조는 특히 최근 조직개편과 신규 임용으로 수도권에 자리를 잡은 직원들의 피해가 극심하다고 강조했다.

노조 분석에 따르면 방미통위 전체 정원 301명 중 최근 2년 이내 전입하거나 신규 임용된 인원은 126명으로, 전체의 42%에 달한다. 특히 최근 조직개편에 따라 세종 과기정통부에서 서울로 전입해 온 33명의 경우, 이사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다시 세종으로 내려가야 하는 비합리적인 상황에 처했다.

노조는 내년 상반기라는 이전 타임라인의 비현실성도 꼬집었다. 실제 준비 기간이 반년에 불과한 상황에서 주거 마련, 자녀 전학, 맞벌이 배우자의 거취 문제 등을 해결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노조 관계자는 “이전 발표 직후 세종 지역 주택 가격이 오르고 있음에도 구체적인 이주 지원책은 제시되지 않았다”며 “결국 부담이 개별 직원과 가족에게 전가되면 숙련된 전문 인력의 이탈과 업무 공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날 노조는 정부를 향해 5가지 요구안을 명확히 제시했다. 주요 요구 사항은 △일방적 통보에 대한 사과 및 공식 교섭 테이블 구성 △내년 상반기 이전 시기 재검토 및 현실적 유예기간 보장 △최근 전입·신규 및 조직개편 전입 직원에 대한 별도 구제책 마련 △이전 확정 전 실질적 이주 지원 대책 제시 △공무원노조법에 따른 성실 교섭 이행 등이다.

노조는 “정부가 내건 소통과 상생의 약속을 이행할 때까지 모든 수단을 동원해 조합원의 권리를 지켜낼 것”이라고 말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