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예능 포맷은 독점 못한다"…오픈넷, '불꽃야구' 손 들어줬다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November 02일, PM 04:03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야구 예능 프로그램 ‘불꽃야구’와 ‘최강야구’ 간 저작권 침해 소송이 법정 공방으로 번진 가운데, 사단법인 오픈넷이 법원에 “불꽃야구의 최강야구 저작권 침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방송 포맷의 핵심 요소는 독점할 수 없는 ‘아이디어’에 해당하므로 저작권 보호 대상인 ‘구체적 표현’과 구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오픈넷은 2일 관련 성명서를 내고 최근 진행 중인 양사 간 저작권 침해 소송(사건번호 2025가합9737)과 관련해 이같은 내용의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사진='불꽃야구'
사진='불꽃야구'
◇“실제 프로야구 연상 기획은 ‘아이디어’… 특정 프로그램 독점 불가능”

오픈넷은 저작권법이 창작자의 ‘구체적 표현’을 보호하는 제도일 뿐, 새로운 아이디어나 제작 방식 자체를 독점하게 하는 제도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앞서 ‘최강야구’ 측은 실제 프로야구 경기를 연상시킬 정도의 진지한 경기 운용, 한 시즌 단위 구단 운영, 선수 선발 및 훈련 과정 구현 등을 프로그램의 독창적 창작성으로 주장했다.

하지만 오픈넷은 이에 대해 “실제 프로야구와 유사한 경험을 시청자에게 제공한다는 제작 방식 및 아이디어에 불과하다”며 “시즌제 운영이나 전문 해설진 중계 등의 방식 자체를 특정 프로그램이 독점할 수는 없으며, 유사한 아이디어를 활용했다는 이유만으로 저작권 침해가 성립하진 않는다”고 평가했다.

◇‘짝’ 판결 법리 허점 지적… “창작성 인정돼도 표현 아니면 보호 못 받아”

오픈넷은 방송 포맷 저작권의 주요 선례로 꼽히는 2017년 대법원의 이른바 ‘짝’ 판결에 대해서도 법리적 문제를 제기했다. 당시 대법원은 개별 구성 요소뿐만 아니라 요소들의 선택과 배열을 통해 형성된 전체적 창작성을 인정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오픈넷은 “어떤 요소를 선택하고 배열한 방식에 창작성이 있다 하더라도, 그 선택과 배열 자체가 아이디어 영역에 머문다면 저작권으로 보호할 수 없다”며 “‘짝’ 판결은 구성 요소의 선택과 배열에 창작적 개성이 있는지를 판단하면서, 그것이 저작권 보호 대상인 ‘표현’인지에 대한 검토를 건너뛰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짝’ 판결의 법리를 그대로 적용하더라도 ‘불꽃야구’는 선수 선발, 훈련 과정, 경기 운영 및 편집 등에서 ‘최강야구’와 상이하다”며 “대법원이 창작적이라고 본 ‘선택과 배열’ 측면에서도 불꽃야구는 최강야구를 따라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아이디어 독점은 문화발전 저해… 엄밀한 법적 잣대 필요”

오픈넷은 저작권의 보호 범위를 아이디어와 제작 방식까지 과도하게 확장할 경우, 후속 창작자들의 자유로운 창작 활동을 가로막아 결과적으로 문화예술 발전을 저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오픈넷 관계자는 “저작권은 창작자의 구체적 표현을 보호하기 위한 권리이지, 다른 창작자가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선점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라며 “법원은 단순한 전반적 유사성이나 구성 요소의 공통점만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실제로 저작권이 보호하는 창작적 표현이 복제되었는지를 엄밀하게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