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희귀비만 신약 기술수출 계약 1.15兆로 확대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November 03일, AM 11:21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LG화학(051910)이 미국 리듬파마슈티컬스와 체결한 희귀비만 치료제 ‘비바멜라곤’의 기술수출 계약 규모를 기존 3억500만달러(약 4000억원)에서 8억5500만달러(약 1조1500억원)로 확대했다. 임상 2상에서 체중 감소 효과를 확인한 데 이어 글로벌 임상 3상 진입을 앞두고 계약 조건을 변경한 것이다.

LG화학은 미국 희귀질환 전문 바이오기업 리듬파마슈티컬스와 경구용 멜라노코르틴-4 수용체(MC4R) 작용제 ‘비바멜라곤(Bivamelagon)’의 글로벌 개발 및 상업화에 관한 라이선스 계약 개정에 합의했다고 3일 밝혔다.

비바멜라곤은 LG화학이 자체 연구개발한 경구용 MC4R 작용제로, 지난 2024년 1월 임상 1상 단계에서 리듬파마슈티컬스에 글로벌 개발·상업화 권리를 기술수출한 신약 후보물질이다. 현재 시상하부 비만(Hypothalamic Obesity·HO) 등 희귀비만증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다.

시상하부 비만은 뇌에서 식욕과 에너지 균형을 조절하는 시상하부가 손상되거나 기능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희귀질환이다. 뇌종양이나 종양 제거 수술 등으로 시상하부가 손상된 환자에게 나타날 수 있으며, 심한 식욕 증가와 급격한 체중 증가가 특징이다.

MC4R은 뇌에서 포만감과 에너지 소비를 조절하는 신호전달 경로의 핵심 수용체다. 비바멜라곤은 이 수용체를 활성화해 식욕을 억제하고 체중을 줄이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위고비나 마운자로 등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비만치료제와는 표적이 다른 희귀비만 치료제다.

특히 비바멜라곤은 경구용이라는 점에서 기존 MC4R 치료제와 차별화된다. 리듬파마슈티컬스가 판매 중인 MC4R 작용제 ‘임시브리’(성분명 세트멜라노타이드)는 매일 피하주사해야 한다. 임시브리는 올해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후천성 시상하부 비만 적응증을 추가로 승인받았다.

리듬파마슈티컬스는 지난해 7월 비바멜라곤의 시상하부 비만 환자 대상 임상 2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확보했다. 14주간 투여한 결과 체질량지수(BMI)는 600㎎ 투여군에서 9.3%, 400㎎ 투여군에서 7.7% 감소했다. 반면 위약군에서는 BMI가 2.2% 증가했다. 회사는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연내 글로벌 임상 3상에 진입할 계획이다. 기존 주사제와 달리 경구 복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희귀비만 환자의 치료 선택지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사가 2024년 최초 체결한 계약은 선급금 1억달러(약 1300억원)를 포함해 총 3억500만달러 규모였다. 별도의 판매 로열티는 비바멜라곤뿐 아니라 리듬파마슈티컬스의 MC4R 포트폴리오 전체 매출을 대상으로 하며, 비바멜라곤의 허가 적응증 수에 따라 요율이 높아지는 구조였다.

이번 계약 개정으로 총 계약 규모는 8억5500만달러로 늘었다. LG화학은 올해부터 2029년까지 4년간 총 3억5000만달러(약 4700억원)의 추가 선급금을 수령할 예정이다. 매년 양사 합의에 따라 선급금 일부를 로열티로 전환할 수도 있다.

개발·허가 및 판매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도 기존 계약보다 2억달러(약 2600억원) 증액됐다. 마일스톤 지급 조건 역시 완화해 LG화학이 후속 수익을 확보할 가능성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반면 판매 로열티 요율은 단순화했다. 기존에는 비바멜라곤의 허가 적응증 수에 따라 한 자릿수 초반에서 중반까지 단계적으로 높아지는 구조였지만, 앞으로는 리듬파마슈티컬스의 MC4R 포트폴리오 전체 매출에 고정 요율 1%를 적용한다.

로열티 지급은 2029년 1월부터 시작된다. 다만 비바멜라곤이 이보다 먼저 출시될 경우 첫 매출 발생 시점부터 로열티를 지급한다. LG화학은 장래 판매 실적에 연동되는 로열티 요율을 낮추는 대신 추가 선급금과 마일스톤 규모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계약을 조정한 셈이다.

리듬파마슈티컬스의 MC4R 포트폴리오에는 이미 판매 중인 임시브리와 비바멜라곤, 주 1회 투여하는 차세대 주사제 ‘RM-718’ 등이 포함된다. 이에 따라 LG화학은 비바멜라곤의 개발·상업화 성과뿐 아니라 리듬파마슈티컬스의 MC4R 사업 전체 매출을 기반으로 로열티를 받을 수 있는 구조를 유지하게 됐다.

데이비드 미커 리듬파마슈티컬스 최고경영자(CEO)는 “MC4R 작용 기전은 희귀 MC4R 경로 질환으로 인한 과식증과 중증 비만 환자들에게 의미 있는 치료 효과를 제공할 수 있음이 입증돼 왔다”며 “LG화학은 많은 기업들이 실현하지 못한 경구용 MC4R 작용제 개발에 성공했고, 비바멜라곤은 앞선 임상시험에서 의미 있는 체중 감소 효과가 확인됐다”고 했다.

이어 “이번 계약 개정은 비바멜라곤이 희귀비만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치료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는 회사의 강한 확신을 반영한 것으로, 글로벌 개발 및 상업화를 더욱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지웅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 사장은 “비바멜라곤의 가치와 잠재력에 대한 양사의 확신을 반영한 계약으로, 글로벌 개발 확대를 통해 희귀비만 환자들에게 혁신적인 치료 옵션이 조속히 제공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LG화학, 희귀비만 신약 기술수출 계약 1.15兆로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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