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에 양자컴 위협은 공포 마케팅, 현실적 위험은 AI해킹"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November 03일, PM 01:40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비트코인 보안에서 당장 경계해야 할 위협은 양자컴퓨터가 아니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해킹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코리 클립스텐 스완 비트코인 창업주 겸 CEO
코리 클립스텐 스완 비트코인 창업주 겸 CEO
비트코인 금융서비스 기업인 스완 비트코인(Swan Bitcoin) 창업주 겸 최고경영자(CEO)인 코리 클립스텐은 2일(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의 ‘체인 리액션(Chain Reaction)’과의 인터뷰에서 “가상자산 거래소와 수탁기관들이 양자컴퓨터의 미래 위험보다 이미 현실화하고 있는 AI 기반 사이버 공격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클립스텐 CEO는 해커들이 이미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공격에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격자들이 AI 도구를 이용해 가상자산 인프라의 취약점을 과거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찾아내고 있으며, 이 때문에 가상자산 거래소를 운영하는 일이 더욱 위험해졌다고 설명했다.

클립스텐 CEO는 단기적인 위험이 공격자들이 이러한 도구를 손에 넣고 “모든 곳을 샅샅이 뒤지며 취약점을 찾아내는 것”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공격 양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클립스텐 CEO의 경고는 최근 가상자산 업계에서 대형 보안 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나왔다. 브라질 최대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인 메르카도 비트코인(Mercado Bitcoin)은 이날 보안 사고가 발생한 이후 입출금 서비스를 중단했다. 보안 연구자들은 이번 사고로 메르카도 비트코인 지갑에서 4600만달러 이상의 가상자산이 유출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앞서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Binance)는 지난달 29일 발생한 해킹 사고로 63억달러의 피해를 입었다. 이는 가상자산 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해킹 사고로,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이번 공격의 배후로 북한 해킹조직들을 지목했다.

클립스텐 CEO는 양자컴퓨터가 비트코인에 미칠 위협의 시급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비트코인의 암호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는 수준의 양자컴퓨터가 등장하려면 최소 10년, 어쩌면 그보다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양자컴퓨터가 실제적인 위협으로 떠오르더라도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양자내성 보안 기술로 전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아직 현실화하지 않은 위험에 대비해 지나치게 일찍 대응하는 것은 비트코인 프로토콜에 불필요한 복잡성만 더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클립스텐 CEO는 가상자산 기업들의 보안 시스템 구축 방식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고객 자산을 보호해야 하는 기업들이 서둘러 개발한 소프트웨어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안 관점에서 자신이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클립스텐 CEO는 가상자산 업계가 양자컴퓨터 위험을 전달하는 방식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일부 스타트업과 투자자들이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양자컴퓨터의 위험성을 과도하게 부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논의의 상당 부분이 블록체인 보안에 대한 실질적이고 임박한 위협이라기보다 공포·불확실성·의심을 조장하는 이른바 ‘FUD(Fear, Uncertainty and Doubt)’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양자컴퓨터의 위협 자체를 완전히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의 기술 수준과 실제 위험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을 고려할 때 시급한 보안 과제로 취급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양자컴퓨터와 AI 해킹의 위험을 구분하는 것은 가상자산 업계가 보안 예산을 어디에 우선적으로 투입해야 하는지와 직결된다. 양자컴퓨터에 대한 대비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계획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기술적 과제다.

반면 AI를 활용한 침입 시도는 이미 현실에서 발생하고 있다. 최근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 두 곳에서 발생한 사고는 단 한 번의 보안 침해만으로도 수천만달러에서 수십억달러에 이르는 막대한 손실이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가상자산 거래소와 수탁기관들은 블록체인 프로토콜 자체를 대대적으로 개편하는 데 앞서 운영 시스템의 보안 방어체계를 강화하고, 보안 전문인력의 역량을 높이는 데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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