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신약 독성 예측하고 로봇이 태양전지 제작…화학연 연구 대전환

IT/과학

뉴스1,

2026년 November 04일, AM 10:00

신석민 한국화학연구원장. © 뉴스1 나연준 기자


인공지능(AI)이 신약 후보물질의 독성과 약물성을 예측하고 로봇이 차세대 태양전지 제작 공정을 수행한다. 연구자의 경험과 반복 실험에 의존하던 화학 연구에 AI와 로봇을 결합해 신약·첨단 소재 개발 속도를 높이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신석민 한국화학연구원(화학연) 원장은 3일 기자간담회에서 AI·로봇 기반 연구개발 혁신과 국가 임무 중심 연구기관으로의 전환 전략을 발표했다.

화학연은 올해 AI·AI 전환(AX) 관련 17개 과제에 369억 원을 투입한다. AI 예측과 로봇 자동화 실험을 결합해 연구 효율성을 높이고 성과 창출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한다는 구상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신약 개발이다. 화학연은 약 44만 건의 데이터를 학습한 AI 기반 약물성·독성 예측 플랫폼 'KRICT AI-Exp'를 개발했다.

이 플랫폼은 독성 예측 6개, 약물성 예측 6개, 화합물 설계 3개 등 총 15개 모듈로 구성됐다. 신약 후보물질의 흡수·분포·대사·배설·독성(ADMET)을 조기에 예측하고 분자구조 최적화를 지원한다. 올해 6월 기준 8000여 건의 화합물을 분석했다.

차세대 태양전지 분야에서는 6축 로봇팔을 활용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제작 공정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로봇이 코팅 속도와 공정 간 시간 등을 일정하게 유지해 실험 편차를 줄였으며, 소자 효율 25%를 넘기는 성과를 거뒀다.

앞으로는 AI 성능 예측과 디지털 트윈을 결합해 최적의 실험 조건을 탐색하는 자율실험 체계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화학소재 분야에서도 AI·로봇 기반 자율실험 플랫폼을 구축해 소재 개발 주기를 60% 이상 단축한다는 목표다.

연구개발 혁신을 기관 전반으로 확대하기 위한 조직 개편도 추진한다. 화학연은 오는 12월 원장 직속 AI 전담 조직을 신설할 예정이다.

신 원장은 "연구원 모두가 AI를 일상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기관 전반으로 AI 활용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새 조직의 핵심 과제는 연구원 내부에 축적된 실험 데이터를 AI 학습에 활용할 수 있도록 표준화하는 것이다. 연구노트 등에 흩어진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이를 토대로 신약·소재 등 분야별 특화 AI 모델을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윤성철 화학연 부원장은 "범용 AI 모델만으로는 과학 연구의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중요한 것은 양질의 실험 데이터다"라며 분야별 특화 AI 모델 개발을 위한 데이터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AI 전문인력 확보는 과제로 남아 있다. 신 원장은 "급여와 성과급도 중요하지만 연구자로서 자긍심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며 연구인력의 처우 개선과 연구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과제중심제도(PBS) 폐지에 따른 연구체계 개편도 추진한다. 기본연구사업을 유지하면서 국가 임무 중심의 대형 전략연구사업을 강화하고 수탁연구사업은 축소할 방침이다.

이는 연구자들이 개별 과제를 수주하는 데 집중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기관 차원에서 중장기 연구 목표를 설정하고 연구 역량을 결집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겠다는 취지다.

화학연은 일부 대형 사업에 연구인력이 집중되는 문제를 고려해 보다 많은 연구자가 전략연구에 참여할 수 있는 중장기 로드맵을 마련하고, 신진 연구자의 집단연구를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yjr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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