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T업계 "법 준수 노력 무시"…구글·애플 인앱결제 제재 반발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November 05일, AM 09:01

美 IT업계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미국 IT업계 단체가 한국 정부의 구글·애플 인앱결제 과징금 부과 결정에 유감을 표명했다. 구글과 애플이 국내 법규를 준수하기 위해 노력하고 개발자 생태계에 기여한 점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이 단체는 한국의 플랫폼 규제와 공정거래위원회의 법 집행 전반에 대해서도 미국 기업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미국 컴퓨터통신산업협회(CCIA)는 5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구글·애플 인앱결제 제재 결정에 유감을 표명했다. CCIA는 주요 앱 플랫폼들이 개발자 수수료 인하와 결제 방식 개선을 추진하면서도 안전한 서비스 환경을 유지해 왔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플랫폼의 투자가 국내 개발자들의 혁신과 해외시장 진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도 부각했다. 그러면서 규제 당국이 업계와 협의해 시장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디지털 혁신을 지원하는 균형 잡힌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방미통위는 구글과 애플이 특정 인앱결제 방식 강제와 부당한 앱 심사 지연 등으로 전기통신사업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해 총 637억1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의결했다. 구글에 429억원, 애플에 208억1000만원이다. 2021년 특정 결제 방식 강제를 금지하는 법 개정 이후 첫 제재다. 방미통위는 두 회사가 자사 인앱결제 외에 제3자 결제를 허용하면서도 26%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이용 절차와 기능에 제약을 둬 개발사들의 결제 방식 선택권을 제한했다고 판단했다. 구글의 결제 방식별 요금 표시 제한과 애플의 별도 앱 제출 요구 등도 문제 삼았다.

◇인앱결제 제재 반발 넘어 플랫폼 규제까지 문제 제기

이에 따라 방미통위는 앱 내 외부 링크를 통한 별도 결제수단 허용과 제3자 결제 수수료의 합리적 조정, 앱 심사 절차 개선 등을 명령했다. 구글과 애플은 제재 결정에 반발했다. 구글은 결제 방식의 유연성을 확대하고 수수료를 인하하는 정책 개편을 발표했지만 이러한 노력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애플 역시 기존 개선 조치가 한국 법률을 준수하고 있다며 법 위반 판단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CCIA는 인앱결제 제재를 넘어 한국의 플랫폼 규제와 공정위 법 집행 전반에 대해서도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CCIA는 자체 연구를 통해 법 위반 유형과 산업, 연도 등을 통제해 분석한 결과 미국 기업에 부과된 공정위 과징금은 한국 기업의 5.1배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CCIA는 이를 미국 기업에 대한 불균형적인 법 집행의 근거로 제시했다.

다만 공정위는 앞서 해당 분석에 반박한 바 있다. 과징금 격차가 기업 국적에 따른 차별 때문인지, 개별 사건의 위반 정도와 관련 매출액 등 다른 요인이 영향을 미쳤는지는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다. 해당 연구는 공정위의 경쟁법 집행을 분석한 것으로, 이번 방미통위의 인앱결제 과징금과는 별개다.

◇3500억달러 대미 투자 거론…한미 통상 마찰 가능성 경고

CCIA는 플랫폼 기업만을 대상으로 하는 별도 규제 입법에도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물류·결제·클라우드·광고 등 플랫폼 서비스를 활용하는 국내 중소기업의 비용 부담이 커지고 투자와 혁신이 위축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플랫폼 관련 법안과 배달앱 규제, 기존 경쟁법 등이 중복 적용될 가능성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CIA는 특히 지난해 11월 발표된 한미 공동 팩트시트를 근거로 들었다. 한국이 전략·에너지 분야 2000억달러와 조선업 1500억달러 등 총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한 가운데, 양국은 디지털 법률과 정책에서 미국 기업을 공정하게 대우하고 경쟁법 집행 과정의 절차적 보호를 강화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CCIA는 대규모 투자 약속뿐 아니라 디지털 규제와 관련한 통상 합의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와 국무부, 하원 법사위원회 등이 한국의 디지털 규제에 우려를 제기했으며, 미국 하원의원 54명이 차별적 규제 조치 중단을 촉구한 점도 언급했다.

이에 따라 CCIA는 기업 국적과 관계없는 일관된 법 집행, 플랫폼만을 대상으로 하는 별도 규제 지양, 중복 규제의 경제적 영향 검토 등을 요구했다. 공정위 조사 과정에서 증거자료 접근권과 충분한 의견 진술 기회, 변호사와 의뢰인 간 비밀유지권 보장 등도 촉구했다. 아울러 기존 한미 협의 채널을 통해 한국의 디지털 규제와 경쟁법 집행 절차가 양국 간 통상 약속에 부합하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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