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13일 카카오 AI 캠퍼스에서 열린 '이프 카카오 26'(if(kakao)26'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카카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10.13
올해를 인공지능(AI) 수익화 원년으로 내걸었던 카카오(035720)가 "시장의 기대에 못 미쳤다"며 부진한 AI 사업 성과를 인정했다. 카카오는 오는 12월부터 카카오톡 중심의 AI 서비스 확장을 본격화하고, 내년부터 에이전틱 AI 신규 수익 모델을 검증할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내년 인적분할 이후 AI 사업 성패가 갈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카카오는 5일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2조 86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240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 증가했다. 시장 전망치(컨센서스)는 매출 2조 420억 원, 영업이익은 2483억 원 수준으로 대체로 부합했다.
그러나 AI 사업 투자 비용이 늘면서 관련 사업 적자 규모는 오히려 확대됐다.
올해 3분기 별도 기준 카카오 내 AI 서비스 부문 영업적자는 640억 원으로 460억 원 수준이었던 전년 동기 대비 적자 폭이 39.13% 늘었다. 같은 기간 AI 사업 손익을 제외한 카카오 별도 영업이익은 1460억 원에서 1820억 원으로 24.66% 증가했다.
카카오 측은 "AI 관련 인건비, GPU 감가상각비, 인프라 등 비용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올 한 해 AI 서비스의 확산 속도가 자본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은 대표이사로서 뼈아픈 평가로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다만 카카오는 AI라는 큰 파도를 만들어내고 있는 불확실성 속에서도 고성장을 이어가는 승자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다양한 실험과 시도를 이어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는 15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을 결정하며 주주 환원에 나설 방침이다. 이와 동시에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수준의 AI 서비스를 빠르게 선보이는 것에 모든 자원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는 AI 사업 적자 확대에 대응해 투자 부담을 낮추고 AI 기반 광고 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AI 서비스 확산 초기에는 인프라 역할을 하는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직접 구매 방식이 아닌 클라우드 기반으로 활용하고, AI 에이전트 외부 서비스 연동 방식을 다변화해 비용을 줄인다는 구상이다.
또 내년부터 에이전틱 AI 신규 수익모델을 검증하고 기존 광고·커머스 사업에도 AI를 활용할 계획이다. 이용자 행동·선호를 통합하는 메모리 인프라를 내년 1분기까지 구축해 광고 효율도 높일 계획이다.
신종환 카카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러한 매출 확대와 비용 효율화를 통해 2028년 AI 사업은 손익분기점 수준까지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카나나 스페이스 (카카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오는 12월부터는 카카오톡 중심의 AI 서비스 확장을 본격화한다. 카카오톡 어디서나 불러 사용할 수 있는 범용 AI 어시스턴트 '카나나 스페이스'의 시범 서비스를 시작하고, 정부가 추진하는 독자 AI 모델 기반 대국민 AI 서비스 개발 사업 '모두의 AI'를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이용자가 PC에서 AI 에이전트를 직접 만들고 실행할 수 있는 '칸바스'도 연내 소규모 이용자를 대상으로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를 진행한다.
카카오는 AI 서비스 관련 올해 말 월간 활성 이용자(MAU) 1000만 명, 2030년 일간 활성 이용자(DAU) 2000만 명 이상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시장의 평가는 엇갈렸다. 내년 인적분할 이후 반전을 기대하는 측과 성장 동력이 불확실하다는 측으로 나뉘었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플랫폼 사업을 대부분 보유할 카카오AI는 AI 서비스 확대에 따른 체류 시간 증가와 기업 가치 상승의 핵심 변수"라며 "카나나 스페이스 등 신규 AI 서비스 출시 이후 체류 시간 반등이 확인될 경우 광고 수익화 확대와 밸류에이션 리레이팅(가치 재평가)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AI 에이전트 경쟁력 확보는 쉽지 않을 전망"이라며 챗GPT, 클로드 등 글로벌 서비스가 개인화 맥락을 축적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 "카카오가 보유한 카톡 대화 데이터는 개인정보 보호와 이용자 동의, 맥락 추출의 제약, 모델 역량 차이로 즉각적인 활용이 어려운 구조"라고 진단했다.
이어 "톡비즈 광고와 커머스의 견조한 성장은 긍정적이나 중장기 성장 동력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며 "AI 에이전트 출시가 카카오톡의 이용자 활동성 확대와 수익 증가로 연결될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Ktiger@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