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의 최근 주가 추이. HLB는 4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의 신약허가 재신청을 클래스2로 분류하면서 전 거래일 대비 17.69% 하락한 3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자료=KG제로인 MP닥터)
◇HLB, 클래스1 기대 무산…바이오스텝 낙폭 최대
4일 KG제로인 엠피닥터(MP DOCTOR·옛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HLB그룹 주요 상장사들이 동반 급락했다. HLB는 전 거래일 대비 17.69% 하락한 3만3500원에 정규장을 마쳤다. HLB바이오스텝(278650)은 22.68% 떨어진 5080원을 기록해 주요 그룹주 가운데 낙폭이 가장 컸다. HLB생명과학(067630)과 HLB제약(047920)도 두 자릿수 하락률을 나타냈다.
이날 하락은 HLB의 미국 자회사 엘레바테라퓨틱스가 재신청한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을 FDA가 '클래스2'(Class 2)로 분류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클래스1과 클래스2는 신약허가 재신청 시 FDA의 심사 유형을 구분하는 기준이다. 클래스1은 비교적 제한적인 보완자료를 검토하는 경우로 심사 목표기간이 2개월이다. 반면 클래스2는 검토 범위가 더 넓은 경우로 6개월이 적용된다. 이번에 FDA가 지정한 심사 목표일은 내년 4월 9일이다.
시장이 실망한 이유는 HLB가 앞서 클래스1 가능성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진양곤 HLB그룹 의장은 지난달 15일 열린 통합 기업설명회(IR)에서 “심사 분류 결과에 따라 이르면 올 연말 허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 클래스2로 분류되면서 연내 허가 결정에 대한 기대가 무산된 것이다.
HLB 측은 기존 제조·품질관리 관련 문제가 상당 부분 해소됐다고 판단한 것이 클래스1을 기대한 배경이었다고 설명했다. HLB 관계자는 “리보세라닙 원료의약품과 완제의약품에 대한 제조시설 실사가 모두 자발적 시정조치(VAI)로 종료됐기 때문에 허가 장애물이 해소됐다고 생각했다”며 “클래스1을 기대할 수도 있지 않을까 했는데 시장에서는 이를 다소 확정적으로 받아들이면서 기대치가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클래스2 분류가 신약의 허가 가능성 자체가 낮아졌다는 의미는 아니다. FDA가 보완자료를 검토하는 데 더 긴 기간을 배정했다는 뜻으로, 반드시 제조시설 재실사가 진행되는 것도 아니다.
HLB 관계자는 “FDA가 클래스2로 분류한 구체적인 사유를 별도로 언급하지는 않았다”며 “재실사 여부도 FDA의 결정 사항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룹사 가운데 HLB바이오스텝의 하락폭이 유독 컸던 것은 최근 단기간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HLB바이오스텝은 지난달 6~8일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고 이달 2일에도 29.87% 상승했다.
HLB그룹에서 리보세라닙의 미국 허가와 사업적으로 직접 연결되는 기업은 글로벌 개발·상업화를 담당하는 HLB와 국내 권리를 보유한 HLB생명과학, HLB제약 등이다.
◇휴젤, 3분기 영업익 62% 감소…美 재고 재매입 영향
휴젤 보툴리눔 톡신 ‘레티보’ (사진=휴젤)
휴젤은 이날 3분기 실적 발표 직후 주가가 19만1000원에서 16만7400원까지 12.36% 급락했다. 다만 회사가 약 537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발표하면서 반등해 전일 정규장 종가 대비 2.90% 내린 18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휴젤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9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81억원으로 61.8% 줄었고 순이익도 47억원에 그쳤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 분기보다 67.7% 감소하며 시장 기대에 못 미쳤다.
실적 부진의 주된 원인은 미국 유통체계 재편이다. 휴젤은 지난해 미국에서 보툴리눔 톡신 '레티보' 판매를 시작한 이후 기존 유통 파트너사 베네브를 판매대행업체(CSO)로 전환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 완전 직판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중간 단계다.
이 과정에서 휴젤은 이미 베네브에 공급해 매출로 인식했던 레티보 물량 일부를 다시 매입했다. 이로 인한 일회성 부담을 3분기 실적에 모두 반영했다.
휴젤 관계자는 “기존 유통 파트너사에 정상적으로 공급했던 물량을 다시 매입하는 과정이 있었다”며 “비용을 여러 분기에 나눠 반영할 수도 있었지만 이번 3분기에 일회성으로 모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미국 현지 판매 자체가 부진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휴젤 관계자는 “현지 시장에 공급되는 누적 수량과 매출은 지속적인 증가 추세에 있다”며 “재고 재매입에 따른 부담은 3분기에 모두 반영됐기 때문에 4분기 미국 매출은 정상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레티보는 2024년 2월 FDA 허가를 받은 뒤 지난 2025년 미국 시장에 출시됐다. 미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는 애브비의 보톡스와 갈더마의 디스포트, 에볼루스의 주보 등 기존 제품이 자리 잡고 있어 후발주자인 레티보는 차별화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휴젤은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 1위라는 점을 앞세운 'K톡스' 마케팅과 함께 주사 부위 주변으로 약효가 퍼지는 범위가 좁다는 임상 근거를 활용하고 있다.
휴젤 관계자는 “레티보는 의도하지 않은 부위로 효과가 확산되는 것을 줄일 수 있다는 임상 근거를 갖고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미국 현지 의료진을 대상으로 학술·메디컬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을 제외한 주요 시장에서는 성장세가 이어졌다. 국내 톡신·필러·스킨부스터 합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54% 증가한 274억원을 기록했다. 유럽 및 기타 지역 매출은 18% 늘어난 178억원이었다. 중국과 브라질에서도 판매 확대가 이어졌으며, 브라질에서는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휴젤은 이날 보유 중인 자기주식 30만주를 오는 11일 소각한다고 공시했다. 소각 예정금액은 약 537억원으로 전체 발행주식의 약 2.4%에 해당한다. 회사는 주주가치 제고와 주가 안정을 소각 목적으로 밝혔다.
◇아리바이오홀딩스, AR1001 3상 발표 임박에 상한가
아리바이오홀딩스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29.98% 상승한 3620원에 장을 마쳤다. 오전부터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다 장 마감 직전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후보물질 'AR1001'의 글로벌 임상 3상 결과 발표가 임박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아리바이오는 오는 16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열리는 알츠하이머병 임상시험 학회 'CTAD 2026'에서 AR1001의 글로벌 임상 3상 'POLARIS-AD' 톱라인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임상은 미국과 한국, 유럽 등 13개국에서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 153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환자들에게 AR1001 30㎎ 또는 위약을 52주간 투여해 인지기능과 일상생활 수행능력 등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결과가 향후 미국 허가 추진뿐 아니라 대규모 기술이전 계약의 후속 수익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아리바이오는 지난 5월 중국 대형 제약사 푸싱제약과 AR1001의 글로벌 개발·상업화를 위한 최대 47억달러(약 7조원) 규모 옵션·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지난 7월까지 옵션 선급금 총 6000만달러(약 900억원)를 모두 수령했다.
계약에 따르면 임상 3상 톱라인 발표와 관련해 추가로 8000만달러(약 1200억원)를 받을 수 있다. 푸싱제약이 글로벌 판권에 대한 옵션을 행사하면 이후 개발·허가·판매 단계에 따른 마일스톤과 로열티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아리바이오홀딩스 관계자는 “이번 톱라인 데이터에 따라 푸싱제약으로부터 2차 계약금 성격의 추가 옵션 금액을 수령할 수 있다”며 “이밖에 후속 마일스톤 수령도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AR1001은 하루 한 번 먹는 경구용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후보물질이다. 포스포디에스테라제5(PDE5) 억제 기전을 활용해 뇌 혈류와 신경세포 보호, 아밀로이드베타 관련 병리 등 여러 경로에 작용하도록 개발되고 있다. 현재 허가된 레켐비·키순라가 아밀로이드베타를 표적으로 하는 항체 주사제인 것과 달리, 경구 투여가 가능하고 복수의 병리 기전을 겨냥한다는 점을 차별화 요소로 내세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