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메디슨, 초음파 11종 美 FDA 동등성 인정…점유율 10% 도전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November 06일, AM 09:01

미 FDA의 510(k) 심사에서 실질적 동등성을 인정받은 삼성메디슨 초음파 진단기기 11개 모델. (출처= FDA)
미 FDA의 510(k) 심사에서 실질적 동등성을 인정받은 삼성메디슨 초음파 진단기기 11개 모델. (출처= FDA)
[이데일리 손민지 기자] 삼성메디슨이 초음파 진단기기 11개 모델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실질적 동등성 판단을 받았다. 미국에서 이미 초음파 장비를 판매해 온 삼성메디슨이 신제품을 현지에 선보일 수 있는 기반을 넓힌 셈이다. 삼성메디슨이 이번 FDA 판단을 계기로 미국 내 제품군과 시장 입지를 넓혀 글로벌 초음파 시장 점유율 10%를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4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미국 FDA는 삼성메디슨이 신청한 초음파 진단기기 11개 모델의 510(k) 심사에서 ‘실질적 동등성’(Substantially Equivalent)을 인정했다. 이에 따라 해당 모델들은 미국 내 판매를 위한 510(k) 허가를 받았다.

대상은 회사의 프리미엄 제품인 브이(V) 라인업의 △V10 △cV10 △H10 △XV10 △XH10과 각 모델에 통합 플랫폼인 ‘원 플랫폼’(ONE Platform)이 붙은 차세대 제품 5종, 산부인과용 초음파 기기 헤라(HERA) Z10이다.

ONE 플랫폼은 삼성메디슨이 올해 공개한 초음파 플랫폼 브랜드다. 삼성메디슨은 이를 통해 V 시리즈의 제품 구조를 새롭게 정의하고, 장비 간 사용자 환경을 통일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HERA Z10은 삼성메디슨이 지난 9월 국내에 프리미엄 산부인과용으로 출시하며 주목을 받았다. 이는 Z20의 인공지능(AI) 기반 검사 지원 기능을 통해 검사 시간을 줄이고 빔포밍 기술을 적용해 영상 선명도를 높인 제품이다.

이처럼 최근 삼성메디슨이 내세우는 제품 경쟁력은 AI를 활용한 검사 자동화와 의료진의 반복 업무 부담을 고려한 인체공학적 설계다. 삼성메디슨 관계자는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AI 진단 보조 기능을,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반복 업무에 따른 피로도를 줄이는 인체공학적 설계를 제공하는 것이 두 축”이라고 말했다.

특히 AI 기능은 초음파 영상을 바탕으로 측정·표시 등 검사 과정의 일부를 자동화하거나 의료진의 조작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실제 회사가 공개한 공동 연구 결과에 따르면 태아 주요 부위를 자동으로 찾아 검사 시간을 줄이는 Z10의 ‘라이브 뷰어시스트’는 임신 중기 정밀 초음파 검사 시간을 최대 52% 줄였다. 주요 계측 과정의 수동 조작을 줄이는 ‘이지스트럭쳐’는 주요 계측 항목의 수동 조작을 최대 71% 감소시켰다.

FDA의 510(k)는 의료기기를 미국에 판매하기 전 기존에 합법적으로 판매 중인 기기와 안전성과 유효성이 실질적으로 동등한지 심사하는 절차다. 신청 기업은 비교 대상 기기와 사용 목적, 기술적 특성 등을 대조하고 성능시험 등 관련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FDA로부터 실질적 동등성을 인정받으면 해당 기기를 미국에서 판매할 수 있다.

삼성메디슨은 이번 판단에서 자사 초음파 장비 V8을 비교 대상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11개 신규 모델의 안전성과 유효성이 V8과 동등하다는 점을 입증해 판단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번 FDA 판단으로 삼성메디슨은 HERA Z10을 비롯한 신제품을 미국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규제상 기반을 마련했다. 다만 현지 평가와 검토가 진행 중이어서 모델별 구체적인 미국 현지 출시 시점이나 판매 계획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 삼성메디슨 관계자는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통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넓혀가고 있다”며 “매년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고, 현재 나와 있는 11개 제품에 대해서도 출시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국을 포함한 삼성메디슨의 북미 사업은 최근 매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회사의 북미 매출은 올해 상반기 276억원으로, 전년 동기 145억원보다 89.4% 증가했다. 같은 기간 회사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3%에서 7%로 높아졌다.

판매 제품군도 늘리는 추세다. 삼성메디슨은 지난해 1월 산부인과용 프리미엄 초음파 HERA Z20을 미국에 출시했다. 올해에는 클리블랜드 클리닉 계열 의료기관에 영상의학과용 R20을, 메이요 클리닉의 모체태아의학(MFM) 부문에 HERA Z20을 공급하기로 했다. 대형 의료기관 공급 실적은 현지 레퍼런스를 쌓고 후속 납품 기회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번에 실질적 동등성을 인정받은 11개 모델도 미국에 출시되면 기존 영업망을 활용해 판매와 고객 지원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미국 내 영업 조직도 통합해 제품 판매 기반을 정비했다. 그간은 보스턴이미징(Boston Imaging)을 통해 초음파와 디지털 엑스레이 장비를 판매·마케팅해왔다. 올해 3월에는 미국에서 별도로 운영하던 보스턴이미징과 뉴로로지카(NeuroLogica)를 통합해 삼성 HME 아메리카로 출범시켰다. 통합 조직은 초음파뿐 아니라 디지털 엑스레이와 CT 사업도 함께 맡는다. 이에 이번에 동등성을 인정받은 제품들도 미국에 출시되면 통합 조직의 영업망을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번 FDA 판단은 미국 사업이 확대 중인 가운데, 제품 선택지를 넓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메디슨의 글로벌 초음파 진단기 시장 점유율은 올해 상반기 9.7%로, 10%에 근접했다. 지난해 기준 글로벌 4위 수준에 오른 삼성메디슨은 GE헬스케어와 지멘스헬시니어스, 필립스 등 기존 강자들과 경쟁 중이다.

한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510(k)에서 동등성을 인정받더라도 실제 매출로 이어지려면 현지 영업망과 병원 레퍼런스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출시 시점과 공급 규모, 현지 병원·유통망 채택 여부에 따라 매출 기여도가 달라질 것”이라며 "특히 미국은 기존 글로벌 업체들의 설치 기반과 서비스망이 탄탄한 시장인 만큼, FDA 판단 이후 실제 공급 사례를 쌓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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