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원 엔비디아 PC' 성능 어떻길래…인터넷 없이도 고성능 AI 척척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November 06일, PM 03:03

엔비디 RTX Spark (사진자료=엔비디아)
엔비디 RTX Spark (사진자료=엔비디아)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엔비디아(NVIDIA)가 인터넷 연결 없이도 인공지능(AI) 모델을 구동할 수 있는 새로운 PC 플랫폼 ‘RTX 스파크’를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섰다. 외부 서버에 데이터를 보내지 않고 PC 자체에서 AI를 실행하는 ‘로컬 AI’가 핵심이다. 개인정보 보호에 유리하고 클라우드 AI 서비스를 이용할 때 발생하는 사용량별 요금도 줄일 수 있다. 다만 최고 사양 노트북 가격이 1000만원에 육박하고 ARM 기반 윈도우의 소프트웨어 호환성 문제도 남아 있다.

엔비디아는 6일 서울 서초동 JW메리어트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RTX 스파크의 주요 기능과 활용 사례를 소개했다.RTX 스파크는 블랙웰 GPU와 저전력 그레이스 계열 CPU를 하나로 통합한 N1X 칩을 탑재했다. CPU와 GPU가 최대 128GB의 메모리를 공유해 기존 외장 GPU 노트북에서 전용 메모리 용량 때문에 실행하기 어려웠던 대형 AI 모델도 구동하도록 설계됐다. 노트북과 장시간 AI 작업을 위한 소형 데스크톱 형태로 공급된다. 엔비디아는 배터리로 구동할 때도 전원 연결 상태 성능의 약 98%를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제프 옌 엔비디아 아시아태평양(APAC) 테크니컬 마케팅 디렉터가 6일 서울 서초동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RTX스파크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엔비디아)
제프 옌 엔비디아 아시아태평양(APAC) 테크니컬 마케팅 디렉터가 6일 서울 서초동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RTX스파크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엔비디아)
◇인터넷 없어도 AI 작동…내 자료는 PC 안에서 처리

제프 옌 엔비디아 아시아태평양(APAC) 테크니컬 마케팅 디렉터는 로컬 AI의 장점으로 개인정보 보호와 네트워크에 구애받지 않는 사용 환경을 꼽았다. 그는 “모든 데이터를 자신의 기기에 보관할 수 있다. 클라우드에 보낼 필요가 없다”며 “비행기나 배처럼 인터넷에 연결할 수 없는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PC에 저장된 파일을 외부 서버로 전송할 필요가 없어 처리 지연시간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AI를 많이 사용하는 이용자일수록 비용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옌 디렉터는 “클라우드에서 복잡한 모델을 많이 사용하면 비용이 커진다”며 “로컬에서 실행하면 토큰 사용량에 따른 별도 요금이 없고 사실상 전기료가 추가 비용”이라고 말했다. 물론 기기 구입비와 유지 비용을 제외한 비교다.

엔비디아 RTX 스파크 기잔 PC들. (사진=한광범 기자)
엔비디아 RTX 스파크 기잔 PC들. (사진=한광범 기자)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엔비디아는 AI 모델의 메모리 사용량을 줄이는 기술도 적용했다. 대표적인 것이 2비트 양자화를 활용한 ‘네모트론 3.5 볼트 74B’다. 모델의 정밀도를 조정해 메모리 부담을 낮춤으로써 RTX 스파크 탑재 PC에서도 대규모 AI 모델을 실행하도록 지원한다는 설명이다.

그렇다고 모든 AI 작업을 PC 내부에서 처리하는 것은 아니다. 엔비디아는 간단한 작업은 로컬에서 수행하고 복잡한 추론이 필요한 경우 클라우드 AI를 활용하도록 하는 ‘네모 스위치야드’도 소개했다. 옌 디렉터는 “어떤 작업은 클라우드가, 어떤 작업은 로컬이 더 유리하다”며 두 환경을 선택적으로 연결한다고 설명했다.

◇영상 편집부터 게임까지…AI PC의 쓰임새 직접 시연

현장에서는 PC의 AI 에이전트가 이메일을 분석해 일정을 정리하고 회신 초안을 작성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용자가 각 프로그램을 일일이 조작하지 않아도 AI가 여러 도구를 활용해 작업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영상 제작 시연에서는 원본을 여러 장면으로 나눈 뒤 인물의 자세를 추출하고, 외형과 배경을 바꿔 새로운 영상으로 합성했다. 완성 영상의 화질을 4K로 높이는 작업도 선보였다.

옌 디렉터는 “무엇을 만들고 싶은지 아는 것과 실제로 만드는 방법을 아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에이전트를 이용하면 익숙하지 않은 도구를 대신 실행하거나 사용 방법을 안내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포토샵과 프리미어 프로를 비롯해 130개 이상의 창작 애플리케이션이 RTX 가속을 지원한다고 소개했다.

6일 엔비디아 RTX 스파크 기자간담회에서 게임을 구동하고 있는 RTX 스파크 탑재 PC가 전시돼 있다. (사진=한광범 기자)
6일 엔비디아 RTX 스파크 기자간담회에서 게임을 구동하고 있는 RTX 스파크 탑재 PC가 전시돼 있다. (사진=한광범 기자)
엔비디아는 RTX 스파크를 AI 전용 장비가 아니라 일상적인 윈도우 PC로도 쓰게 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국내 게임 ‘아이온2’ 구동을 시연했다. 회사 측은 인기 게임 상위 100개 가운데 97개가 RTX 스파크에서 실행된다고 설명했다. 옌 디렉터는 “AI 개발자와 콘텐츠 제작자들도 게임을 즐긴다”며 게임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일부 게임은 여전히 호환성 제약이 있다.

◇높은 가격과 호환성 부담…기존 PC와 경쟁은 이제부터

‘PC 재발명’을 내세웠지만 높은 가격은 걸림돌이다. 제조사들이 공개한 판매 가격에 따르면 128GB 메모리를 탑재한 최고 사양 노트북은 1000만원에 육박한다. 고용량 통합 메모리는 대형 AI 모델을 구동할 때 유리하지만, 이를 충분히 활용하지 않는 이용자에게는 구매 부담만 커진다. 옌 디렉터는 “현재 가격이 매우 높다는 데 동의한다. 저렴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초기 고객층으로 개발자와 콘텐츠 제작자, 신기술에 적극적인 사용자를 꼽았다.

ARM 기반 윈도우의 소프트웨어 호환성도 숙제다. 기존 윈도우 프로그램 상당수는 인텔·AMD의 x86 계열 CPU를 기준으로 개발됐다. RTX 스파크 탑재 PC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프리즘’ 기술을 이용해 이러한 프로그램을 ARM 환경에서도 실행할 수 있지만, 실행 과정에서 명령어를 변환해야 하므로 프로그램에 따라 성능이 떨어지거나 정상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옌 디렉터는 “에뮬레이션에 따른 성능 부담은 애플리케이션마다 다르다”면서도 실제 성능 저하는 대체로 크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IT업계에선 RTX 스파크의 경쟁력이 높은 구매비를 감수할 만큼 로컬 AI가 실질적인 효용을 제공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평가한다. 이와 관련해 옌 디렉터는 클라우드 AI 사용료 절감을 통해 기기 구매비를 회수할 수 있는 시점을 묻는 질문에 “어떤 작업을 얼마나 수행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밝혔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