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규제 기준을 예측할 수 있도록 법률 간 중복을 줄이는 한편, AI로 인한 피해가 현실화하면 신속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22대 국회 개원 이후 2026년 10월 19일까지 약 29개월간 발의된 법률 제·개정안 중 ‘인공지능’을 언급한 법안은 477건이다. 21대 국회 4년간 발의된 170건과 비교하면 월평균 발의 건수가 약 4.7배 늘었다.
위원회가 제시한 입법 원칙은 네 가지다. AI기본법을 중심으로 법체계를 정리하고, 국방·안보 분야의 입법 공백을 메우며, 기업의 규제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다. AI로 생명과 신체, 기본권을 침해하는 문제가 발생하면 신속하게 대응한다는 원칙도 담았다.
배경훈 과기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발언하고 있다.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발언하고 있다.
AI기본법에 이미 관련 규정이 있거나 기존 법률을 통해 정책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면 새 법을 제정하기보다 기존법 개정이나 하위법령 정비를 먼저 검토한다. 법률이 늘어나면서 같은 사안에 서로 다른 규제가 적용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다.
국방과 국가안보는 예외다.
AI기본법은 국방·안보 분야를 적용 범위에서 제외하고 있다. 위원회는 이 분야의 AI 도입과 활용을 체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별도 법률 제정 등 독자적인 입법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기업 규제는 새로운 의무를 추가하기보다 기준을 명확히 하는 데 무게를 둔다.
AI기본법 시행 초기에는 하위법령을 정비하고 계도기간을 운영한다. 의료 등 분야별 고영향 AI에 대해서는 개별 법령과 가이드라인을 보완하되, AI기본법과 중복되는 규제는 정리할 계획이다.
반면 AI 오남용으로 국민의 생명이나 기본권을 침해할 위험이 현실화하면 신속하게 법을 손보기로 했다. 기존 법률로 대응할 수 있다면 해당 법을 개정하고, 기존 법체계로 규율하기 어려운 공백이 명확할 때만 별도 법률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AI 생성물 표시 의무는 법률 간 정합성을 맞춰야 할 사례다. AI기본법은 AI 사업자에게 생성물 표시 의무를 부과하고 있지만,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정보 제공자와 망 이용자에게도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규제 대상과 의무 범위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두 법률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게 위원회의 판단이다.
AI로 만든 가짜 전문가가 등장하는 광고도 규제 대상이다. 식품표시광고법·화장품법·약사법 개정으로 AI가 생성한 가짜 의사 등 전문가를 내세운 광고를 금지하는 근거가 마련됐다. 해당 법률은 11월 12일부터 27일까지 순차적으로 시행된다.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하정우 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AI 산업 육성과 안전 규제를 각각 별도 법률로 늘리는 방식에서 벗어나 하나의 법체계 안에서 조율하겠다는 것이 이번 방침의 방향이다. 법안 급증에 따른 기업의 혼란을 줄이면서도 새로운 AI 위험에는 대응할 수 있는 입법 체계를 만드는 것이 관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