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지난 9월 미국 피츠버그에서 열린 국제 로봇 학술대회 ‘IROS 2026’ 연계 실내 자율탐사 경진대회 단일 로봇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는 미국 브리검영대(BYU)와 카네기멜런대(CMU), 싱가포르 난양공대(NTU)와 싱가포르국립대(NUS) 연구진이 공동 주최했다. ETRI에서는 안수용 책임연구원과 이래경 실장이 ‘MobilityAI’팀으로 참가했다.
온실 내 자율주행 연구에 활용되는 농업용 이동로봇의 모습(위)과 실외 자율주행 연구에 활용되는 궤도형 이동로봇의 모습.
‘IROS 2026’ 연계 실내 자율탐사 경진대회 단일로봇 부문 1위 수상 기념촬영(좌측부터 ETRI 변우진 본부장, 안수용 책임연구원, 이래경 실장)
이번 대회는 로봇이 사전에 알지 못하는 실내 공간을 탐사하고, 제한된 시간 안에 수집한 정보를 기지까지 얼마나 전달하는지를 겨뤘다. 참가자에게 공개되지 않은 10개 실내환경 지도를 대상으로 지도마다 4개의 서로 다른 출발 위치를 적용해 평가했다.
ETRI MobilityAI팀은 최종 평가 지표인 기지 정보 확보율에서 40.26%를 기록했다. 2위 Xplore(39.65%)와 3위 OpenSpaceLab(39.53%)을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2위와의 점수 차이는 0.61%포인트다.
4위는 DZT328(37.41%), 5위는 HORIZON(36.63%)이었다. 미국 조지아대 연구실인 HeRoLab은 35.78%로 6위, Expedition33은 35.55%로 7위를 기록했다. 미국 텍사스A&M대와 멕시코 유카탄자치대 관련 팀인 TAMU-UADY-Robotics는 35.35%로 8위에 올랐다. 한국 KAIST의 FAIR-KAIST는 27.70%로 9위, BlueWaspDevTech는 24.17%로 10위였다.
ETRI는 소형 지도에서 52.06%로 1위, 대형 지도에서 30.82%로 1위를 차지했다. 중형 지도에서는 41.03%로 2위였다. 중형 지도 1위는 OpenSpaceLab(42.53%)이었다.
기지 정보 확보율은 전체 공간 가운데 로봇이 탐사한 뒤 기지까지 전달한 정보가 차지하는 비율이다. 단순히 로봇이 이동하거나 탐사한 면적이 아니라 기지가 실제로 확보한 공간 정보를 평가한다.
‘IROS 2026’ 연계 실내 자율탐사 경진대회에서 ETRI MobilityAI 팀이 수상한 단일로봇 부문 1위 인증서.
ETRI 연구진이 개발한 자율탐사 알고리즘 개요도. 로봇이 탐사 목표와 기지 귀환 시점을 스스로 판단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ETRI가 개발한 자율탐사 알고리즘의 탐사 결과 비교 이미지. 기존 알고리즘(왼쪽)과 ETRI 개발 알고리즘(오른쪽)의 기지 정보 확보율 차이를 보여준다.
이번 우승은 탐사 경로와 복귀 시점을 함께 최적화한 알고리즘 덕분이다.
기존 대회 기본 알고리즘은 가까운 미탐사 공간을 우선 탐색하거나 일정한 주기로 기지에 돌아오는 방식이었다. ETRI 연구진은 이동거리뿐 아니라 새롭게 얻을 수 있는 정보량까지 계산해 탐사할 곳을 정하도록 했다.
남은 탐사 시간과 기지까지 돌아가는 데 필요한 경로도 함께 고려했다. 정보를 더 확보할 수 있는 범위까지 탐사한 뒤 기지로 복귀하도록 설계한 것이다.
로봇이 무조건 가까운 곳부터 돌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어디에서 새로운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는지, 언제 돌아와야 수집한 정보를 기지에 전달할 수 있는지 스스로 판단하는 방식이다.
특히 별도의 학습 데이터나 사전학습 인공지능(AI) 모델 없이 작동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미리 학습하지 않은 새로운 공간에서도 환경을 인식하고 탐사 경로를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ETRI의 자체 비교 실험에서는 대회 기본 알고리즘의 평균 기지 정보 확보율을 33.4%에서 61.8%로 높였다. 이는 대회 본선 결과가 아니라 공개 예제 환경을 활용한 별도 실험 결과다.
◇물류창고·산업시설·재난 현장 활용 기대
이 기술은 사전 지도를 확보하기 어려운 물류창고와 산업시설, 지하공간, 대형 건축물, 재난 현장 등에 활용될 수 있다. 특히 통신 환경이 불안정하거나 사람이 직접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서 로봇이 스스로 공간을 탐색하고 정보를 수집하는 데 적용할 수 있다.
변우진 ETRI 대경권연구본부장은 “사전 지도가 없는 환경에서도 로봇이 스스로 판단하고 탐사하는 기술의 우수성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며 “물류와 산업시설, 재난 대응 등 다양한 분야로 활용 가능성을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ETRI는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미지 환경 자율탐사와 자율주행, 환경 인식 및 경로계획 기술을 고도화하고 실제 이동형 로봇을 활용한 현장 적용 연구를 확대할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대경권 전략산업(로봇·모빌리티·AI·의료 등) 기술 고도화 및 사업화(모빌리티)’ 과제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